방송통신위원장에 최성준 고법부장…법원공무원들 생각은?

“삼권분립 흔들”, “가인 김병로 선생은 어떻게 생각하실까?”…“비분강개할 일 아니다” 기사입력:2014-03-19 22:07:18
[로이슈=신종철 기자] 평생법관제도에 따라 춘천지방법원장에서 서울고법 제1행정부 재판장으로 복귀한 최성준 부장판사가 박근혜 대통령의 차출에 부응해 방송통신위원장에 내정된 것과 관련해 법원공무원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물론 비판적인 견해가 많다.
▲최성준방송통신위원장내정자

▲최성준방송통신위원장내정자

이미지 확대보기
먼저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에서 근무하는 법원공무원 김용국씨는 18일 법원내부통신망인 코트넷에 <고위법관의 행정부행, 정말로 문제없습니까>라는 장문을 글을 올리며 비판했다. 이 글은 오마이뉴스에 “방통위원장 내정자, 박근혜 꼼수가 보인다”라는 제목으로 실리기도 했다.

김씨는 먼저 “최근 사법부의 고위 법관이 행정부의 관료로 가는 일이 늘고 있어, 사법부의 독립과 신뢰를 간절히 바라는 심정으로 이에 대한 의견을 정리해봤다”며 말문을 열었다.

김씨는 “최성준 내정자는 올해 초까지 춘천지방법원장으로 있다가, 지난 2월 인사로 서울고법 부장판사로 자리를 옮겼다. 이른바 ‘평생법관제’ 때문”이라며 그런데 “최 내정자는 서울고법 행정1부 재판장으로 발령받은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서 방통위원장에 내정됐다. 양승태 대법원장이 사법부의 신뢰를 위해 도입한 평생법관제의 취지를 무색케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십 년 동안 재판을 하던 현직 판사가 어느 날 갑자기 청와대 고위직으로 가게 됐다. 이것을 ‘국민의 눈높이’로 이해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하며 “국민들은 판사가 방송통신 정책을 잘 추진하는 것보다 정부의 방송정책으로 법적 분쟁과 권리침해가 생겼을 때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냉철한 판단을 내리기를 바라지 않을까. 그런 점에서 청와대의 판사 ‘차출’은 3권 분립을 흔들리게 한다”고 비판했다.

김씨는 “행정부와 사법부는 적당한 거리를 두고 견제해야 한다. 더 이상 청와대와 법원이 인사교류를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면서 “고위법관들도 현직에 있으면서 정치권에 기웃거려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김용국씨는 그러면서 “만일 청와대나 정치권으로 가고 싶다면, 일단 (법복을 벗고 법원을) 나가라. 그게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개인의 영광을 위해서 사법부의 지위를 이용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법원내부통신망에 이 글이 올라오자 많은 법원공무원들도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실명은 거론하지 않는다.

A씨는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탐할지라도 판사들만큼은 사법부의 자존심을 지켜주셨으면 좋겠다”며 “법원의 고위법관들이 하루아침에 행정부의 관료가 되는 시기에 누가 사법부의 독립과 법원의 신뢰를 말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씁쓸해했다.

그는 “먹고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끝까지 존경할 수 있는 판사님들이 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B씨는 “가끔씩 판사님들이 ‘깜짝 (변호사) 개업’을 하는 경우는 있지만, ‘깜짝 청와대행’은 참 보기에 좋지 않다”고 비판했다.
C씨는 “(청와대에서) 접촉 들어오면 얼른 결정해서 (법관) 퇴직부터 하시길. 양다리는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며 “(법관으로서) 열심히 기록보고 재판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중간에 차출돼 가면 당신들이야 신나겠지만, 남아있는 사람들은 황당하고 낯 뜨겁다. 갑자기 뻥 터뜨려야 멋있는 것이 아니다”고 질타했다.

그는 또 “오래 기다린 사건들이 기일변경 당하지 않을 시간과 후임 판사님을 포함한 재판부 구성원들이 대응할 시간을 주는 것이 최소한의 예의를 지켜주는 것”이라며 “국민들이 사법부를 바라보는 의심의 눈초리 속에 당신들과 같이 엮이기 싫소. 중간에 잡혀가는 일은 좀 삼가 주길 바라오”라고 꼬집었다.

D씨는 “현직 법관이 정부의 요직으로 자리를 옮기는 것은 어떤 측면에서 보더라도 매우 부적절하다”며 “특히 민주주의가 몇 십 년 전으로 후퇴하고 있다는 지금의 시대에서는 더욱 그렇다”고 비판했다.

특히 “가인 김병로 선생은 어떻게 생각 하실까요?”라는 E씨의 촌평은 눈길을 사로잡았다. 가인 김병로 선생은 초대 대법원장을 지냈다. 김병로 선생은 법관의 표상이며, 법조인들이 존경하는 법조인으로 손꼽힌다.

F씨는 “최근 법원 분위기에서 하위 직원들과 상당한 거리감을 두는 법관들이 점점 많아지는데~~어떻게 청와대는 법원 내부 고위직들과 직접 연결되고 있는 걸까요?”라고 의문을 제기하며 “법원가족보다 청와대가 가까운 것이 사법부 독립에 도움 되나요?”라고 꼬집었다.

G씨는 “사법부 오욕과 회한을 언급했던 과거 모 대법원장의 탄식이 오늘날에도 계속 이어지는 것인지, 아니면 탄식조차 없이 무감각해진, 삼권융합의 새로운 시대를 맞이한 것이지 국민에게 밝혀야 한다”고 자조했다.

그는 “법률적 양심보다 정치적 판단이 우선한다면, 인권의 최후의 보루는 말 그대로, 이름뿐인 ‘보루’로 전락할 것”이라며 “일선의 하위직 노동자들도 눈이 있고 입이 있다. 일부 고위직 법관들은 부끄러운 줄 모르는 행태를 즉각 중단하기를 촉구한다”고 비판했다.

H씨는 “판사와 행정부 고위 관료, 어찌하겠습니까. 법관의 명예와 말로만의 사법부 독립, 기회가 없어서 그렇지 행로에 더 나은 것들이 많은가 봅니다. 호시탐탐은 아니어도 혹시나 그런 좋은 기회가 왔으면....”이라며 “사법부 독립????”이라고 의문을 달았다.

이렇게 비판적인 의견이 많은 가운데, 긍정적으로 보는 견해도 있었다.

I씨는 “앞으로는 사법고시 출신. 로스쿨 출신이 사법부에 몸담아 오로지 판결만 해야 한다는 획일적 사고는 대한민국의 발전을 저해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유능한 인재들이 사법부에서 쌓은 경험을 토대로 행정부로 나아가 개인의 권력과 영달을 뒤로 하고 나라와 민족의 발전을 위해 일한다고 한다면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J씨는 “고위 법관의 행정부 행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 법관은 10년 임기제와 정년 제도가 있어서 어차피 법원에 계실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일부 고위 법관들이 다행히 나라를 다스릴 만한 뛰어난 능력과 경륜이 특출해 행정부에서 모시고 간 것인데 이런 점에 대하여는 조금도 왈가왈부할 일이 아니다”며 “오히려 일반직 중에서 행정부의 요직으로 등용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 아닌가 싶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따라서 이제 법원과 인연이 다해 행정부로 떠나간 분들을 더 이상 질시하거나 매도하는 일도 없어야 할 것이며, 법원과 인연이 끝나서 변호사 개업을 하든, 로펌에 들어가든, 행정부의 요직으로 임명을 받든, 그런 일은 민주주의와도 아무런 관련이 없고, 사법부의 독립과도 아무런 상관이 없으며 오히려 유능한 후배 법관들에게 승진의 길을 터주는 훌륭하고 보람 있는 일을 한 것이므로 비분강개나 할 일이 절대로 아니다”고 주장했다.

주식시황 〉

항목 현재가 전일대비
코스피 2,672.74 ▲49.72
코스닥 862.33 ▲16.89
코스피200 363.02 ▲7.04

가상화폐 시세 〉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95,924,000 ▼107,000
비트코인캐시 729,000 ▼1,500
비트코인골드 50,450 ▼100
이더리움 4,679,000 ▼6,000
이더리움클래식 40,420 ▼370
리플 789 ▼1
이오스 1,239 ▲7
퀀텀 6,060 ▼65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96,084,000 ▼165,000
이더리움 4,685,000 ▼10,000
이더리움클래식 40,450 ▼390
메탈 2,460 ▼9
리스크 2,495 ▼25
리플 790 ▼1
에이다 729 ▼1
스팀 448 ▼12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95,890,000 ▼32,000
비트코인캐시 730,000 ▼2,000
비트코인골드 50,400 0
이더리움 4,676,000 ▼6,000
이더리움클래식 40,380 ▼370
리플 788 ▼1
퀀텀 6,055 ▼100
이오타 379 ▲19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