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김정범 변호사 “폭로전 등장한 내부자들”…“김진태 밥값”

기사입력:2016-08-31 10:57:25
[로이슈 외부 법률가 기고 칼럼]

<폭로전 앞에 다시 등장한 내부자들>

김정범 변호사(법무법인 민우,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김정범 변호사(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김정범 변호사(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청와대 민정수석 우병우, 새누리당 국회의원 김진태, 조선일보 주필 송희영의 이름으로 언론이 지면을 장식한다. 김진태 의원이 ‘유력 언론인이 대우조선해양의 호화 전세기를 타고 외유를 하면서 초호화판 향응을 받았다’고 기자회견을 통해 밝히면서 부터다. 그리고 유력 언론인으로 조선일보의 주필 송희영을 지목했다. 얼마 전 절찬리에 상영되었던 영화 ‘내부자들’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흡사하다. 당시 영화에서는 유력한 언론사의 주필, 청와대 민정수석, 검찰 간부 출신의 국회의원이 등장한다. 이번 폭로전에서도 마찬가지로 유력 언론사인 조선일보의 주필(송희영), 청와대 민정수석(우병우), 검찰 간부 출신의 국회의원(김진태)이 등장한다.

전개과정을 살펴보자. 먼저 조선일보에서 우병우 민정수석이 관련된 비리를 보도한다. 청와대는 곧바로 우 수석을 보호하면서 방어태세에 들어가고, 이석수 특별감찰관은 감찰을 개시한다. 다시 청와대는 “대통령과 정권을 흔들어 식물정부를 만들려는 일부 언론 등 부패 기득권 세력과 좌파 세력의 우병우 죽이기”라는 표현을 쓰면서 해당언론과 반대세력에 강공을 펼친다. 특별감찰관은 감찰결과 우 수석을 수사의뢰하고 관련 내용이 언론을 통해서 미리 발표되자 또다시 청와대는 특별감찰관이 국기를 흔드는 만행을 저질렀다면서 공분을 나타낸다. 그 후 김진태 의원이 기자회견을 통해서 조선일보 송 주필의 관련 의혹을 공개한다. 우병우를 보호하기 위해 폭로전을 펼친다는 세간의 의혹에 대하여 김진태 의원은 우 수석과는 관련 없는 일이며, 청와대나 국정원에서 정보를 받은 것이 아니라면서도 정보의 근원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버티는 형국이다.

먼저 김진태 의원은 우 수석과 관련 없이 순수하게 부패한 언론인에 대하여 문제를 제기한 것일까? 우리 속담에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말이 있다. 아무 관계없이 한 일이 공교롭게도 때가 같아 어떤 관계가 있는 것처럼 의심을 받게 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인데 김진태 의원의 폭로가 딱 그 양상이다. 한번 살펴보자. 이미 청와대는 부패한 언론, 기득권 세력을 언급했다. 지금에 와서 살펴보면 조선일보를 두고 한 말이 틀림없다. 관련 정보를 가지고 있음을 암시한 것이다. 김진태 의원은 소위 말하는 친박이고, 검찰출신이고, 우병우 수석이나 청와대와는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의심을 받는 것이다. 김진태 의원은 언론의 경우에도 취재원을 밝히지 않듯이 자신도 밝힐 필요가 없다고 강변한다.

그러나 언론의 보도와는 달리 김진태 의원은 순수성이 의심을 받고 있는 입장이다. 그러한 의심을 풀어야 하는 것은 김진태 의원 자신이다. 끝까지 그러한 의구심을 풀지 못한다면 폭로의 이유가 우병우 수석을 보호하기 위한 공작정치의 발현으로 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더욱이 청와대는 조선일보 송희영 전 주필이 지난해 대우조선해양 고위층의 연임을 부탁하는 로비를 했다고 공개했다. 청와대와 우 수석, 그리고 김진태 의원이 삼각편대를 형성하여 조선일보를 공격하고 있는 전형적인 청부폭로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청와대 스스로도 김진태 의원을 통한 기획폭로임을 벗어나지 못하는 발언인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진태 의원이 모처럼 밥값을 한 것은 사실이다. 그동안 필자는 김진태 의원에 대하여 극단적인 이념에 치우쳐 상대방을 몰아붙이며, 합리성이 전혀 없는 정치인으로 생각했고 아직도 그에 대한 인상으로 유효하다. 가끔 옳은 말을 할 때도 있지만 상대방을 배려하지도 않고 품위를 지키는 발언도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폭로전으로 인한 그의 공은 이렇다. 영화 내부자들이 단순히 영화에 그치는 것이 아님을 알려주었다. 우리는 내부자들 영화를 보면서 권력의 암투, 언론사 고위 간부의 정치권 관여나 심지어는 기획 등에 대하여 반신반의 했었다. 기업가와 언론인, 그리고 정치인으로 연결되는 부패의 사슬을 목도하였지만 현실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번 폭로전으로 영화가 단지 허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김진태 의원의 폭로가 기획되었거나 청부에 의한 것이라도 또 하나의 공이 있다. 김영란법이 언론인에게 적용돼야 하는 이유를 분명히 설명해 준다. 김영란법의 시행을 앞두고 일부 보수 언론에서는 법의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법의 문제점만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키는 모습을 보였다. 언론인이 포함된데 대한 불편함으로 인해서 결코 취지에 공감하지 못한 태도를 보인 것이다. 그러다가 조선일보의 송희영 주필이 막대하게 국민의 세금이 투여되었으면서도 부실화의 길을 걷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상상을 초월한 금액의 접대를 받았다고 했으니 더 이상 김영란법을 반대할 명분을 상실한 것이다. 그동안 언론인에 대하여 김영란법이 적용돼야 하느냐의 논란이 있었지만 이번 폭로로 그러한 논쟁을 사실상 잠재운 셈이다. 그러니 김진태 의원의 폭로는 일정한 부분 긍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다.

국민들은 이번 폭로가 청와대의 기획에 의한 공작정치의 하나인지, 아니면 사회의 썩은 환부를 도려내려는 정치인의 결단인지를 알아야 한다. 김진태 의원은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로써 자신이 송 주필의 대우조선해양과의 유착을 폭로한 진정한 목적, 관련 정보를 입수한 경위를 명백하게 밝혀야 하는 이유다. 정보의 근원을 밝히지도 않으면서 자꾸 다른 이유를 들어서 피해가려 한다면 청와대의 기획에 의한 청부폭로임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와 같은 고급정보를 청와대의 사정라인이나 검찰의 수사기관을 제외하고는 쉽게 얻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금 국민들은 우병우의 청와대 라인에서 대우조선을 통해서 입수한 자료나 수사과정에서 얻게 된 관련 자료를 김진태 의원에게 전달해서 터뜨린 것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 우병우를 살리기 위해서 검찰총장 채동욱을 찍어냈던 경험으로 말이다. 한 가지 아이러니한 것은 채동욱 검찰총장은 조선일보의 기획폭로에 의해서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이제는 거꾸로 조선일보가 거꾸로 당하고 있는 양상이다. 자신들이 되로 줬던 것을 말로 받고 있는 것이다.

또 하나의 의구심은 그동안 청와대와 조선일보가 극단의 밀월관계를 형성하면서 정권의 잘못에 대하여도 눈을 감고 있었다. 언론의 기본적 역할을 방기한 자세였다. 그러다가 이번 우병우 수석의 문제를 보도하게 된 것이다. 여기서 국민들은 의구심을 갖는다. 조선일보의 진정한 의도가 무엇이었는지, 조선일보와 청와대가 싸우다가 적당하게 타협하면서 사건을 덮으려 하는 것은 아닌지 하고 말이다. 언론의 비리는 그대로 밝혀져야 하고, 청와대나 수사기관을 통한 기획폭로 또는 청부폭로의 문제도 있는 그대로 드러나야 한다. 영화에서 보았던 언론과 기업, 그리고 권력의 추악한 부패 커넥션이 현실에서는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다. 아무리 올바른 일도 공작, 모략, 술수에 의한다면 그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없는 것이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이다. 더욱이 품위 있는 정치인이라면 청부폭로에 이용되어서는 안 된다. 김진태 의원이 관련 자료를 입수했더라도 언론에 폭로하는 방식이 아니라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언론을 통해서 중개하듯 폭로를 하면서도 해당 자료의 입수경위는 밝힐 수 없다고 발뺌하는 것이야 말로 국민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를 벗어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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