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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김정범 변호사 “정치검사와 민정수석(우병우→최재경)

기사입력 : 2016.11.01 11:03 (최종수정 2016.11.01 11:03)
[로이슈 외부 법률가 기고 칼럼]

정치검사와 민정수석(우병우에서 최재경으로)
김정범 변호사(법무법인 민우,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인 김정범 변호사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인 김정범 변호사
정치권에서 논란의 중심이 되었던 우병우 민정수석이 물러나고 후임으로 최재경 전 인천지방검찰청 검사장이 임명되었다는 소식이다. 언론은 최재경 신임 민정수석 내정자가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대검찰청 수사기획관 등 요직을 맡으며 현대차 비자금 사건, 론스타 사건, BBK사건, 세월호 사건 등을 담당한 특수통이라면서 프로필을 나열하기에 바쁘고, 야당은 전형적인 정치검사라면서 반발한다. 그가 여당의 대표를 지낸 최병렬의 조카이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BBK 사건을 수사하여 면죄부를 줬다는 것이 가장 큰 반대 이유다. 야당이 말하는 정치검사란 무엇인가? 권력의 눈치를 보면서 사실관계를 왜곡해 정치권의 구미에 맞게 수사를 하는 검사를 말한다. 우병우 전 민정수석도 정치검사였는데 또다시 등장한 최재경 민정수석도 정치검사에 다름없다는 것이 야당의 입장이다. 그렇다면 정치검사는 어떻게 만들어지고 이를 막을 방법은 무엇인가?

우선은 우병우와 최재경이 정치검사였다고 단정 짓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세간의 의혹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들이 맡았던 수많은 사건들 중에서 정치적인 사건이 있었고, 국민들이 생각하는 방향으로 결론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정권의 구미에 맞는 결론에 이르렀기 때문에 일부 언론과 국민들이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수사결과가 정권에 면죄부를 주는 결과를 가져왔고, 그 후 그들이 검찰 내 주요 보직을 거치면서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의혹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었다. 정치검사는 잘나가는 검사들에게 가능한 이야기다. 대부분의 검사들은 묵묵히 맡은바 일을 하면서도 잘나가는 검사 대열에 들지 못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잘나가는 검사, 능력 있는 검사는 누구인지부터 살펴보자. 무엇보다 출신성분이 중요하다. 정권과 코드가 맞는 지역 출신이어야 한다. 아무리 뛰어난 능력자라도 출신지역이 정권과 맞지 않으면 중간허리 위치까지만 가능하다. 정권과 같은 지역 출신이어야 여러 경로를 통해 통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정권과 검찰의 기본적인 공식이었다. 지역적인 특성 이외에도 부모나 처가 쪽에 검찰 고위직 출신이 있으면 처음부터 보직관리가 가능하다. 항상 좋은 자리, 일명 꽃보직을 찾아다닌다. 장인이 고위직이었을 경우에는 특히 더하다. 아마도 사위를 부탁하기가 더 편한 듯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공안부나 특수부 검사를 하면서 코드에 맞는 수사를 해야 한다. 정권이 손보기를 원하는 경우 철저히 털어서 제대로 응징해야 한다. 정권에 가까운 사람이라도 국민여론 등에 밀려서 수사해야 하는 경우 제대로 수사하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결정적일 때 면죄부를 줘야 한다. 교묘한 논리를 내세워서 그럴싸하게 모양을 갖춰야 하며 허접한 논리를 내세우는 경우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온다. 정권이 원하는 진의를 잘 읽어야 한다. 밖으로 드러난 의도가 아니라 아주 내밀한 진심이다. 혹자는 이렇게 말한다. 소위 정치검사라 일컬어지는 사람들이 대통령의 형제나 아들 등 최 측근을 구속한 사람들이라고. 그러나 그 때문에 이들이 정의감에 투철한 강직한 검사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이미 언론과 다른 증인 등을 통해서 분명히 드러난 사실관계가 있고, 어느 누구도 바꿀 수가 없기 때문에 그 부분을 감내해야 한다. 물론 사전에 정권과 충분한 교감을 통해서 수사범위가 확정되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생각해 보라. 대한민국 검찰이 가장 잘하는 것은 전방위 압박을 통해서 궁지로 몰아넣고 원하는 결과를 얻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별건수사다. 주위 사람들을 소환하고 계좌를 추적하면서 수사를 확대해 나가면 쉽게 버티기 어렵다. 이 과정에서 목숨을 끊은 사람들이 부지기수며, 처음 수사했던 본질과는 관련 없는 새로운 사실들이 드러난다. 그들이 최고 권력자의 주변을 수사하면서 그러한 방법을 사용한 사실은 없지 않는가? 그렇기 때문에 드러난 사실들만 확정해서 수사하고 결론을 내리는 것은 엄청난 특혜다.

능력 있는 검사가 되기 위해서는 우직해도 안 된다. 아무리 능력 있어도 우직하면 반드시 꺾인다. 정권이 원하는 검사는 정의감 넘칠 필요도 없고, 국민을 위해서 일하되 정권과 충돌하면 곧바로 정권을 향해서 머리 숙여야 한다. 날카로움을 갖추되 여우같은 성향을 가져야 한다. 눈치껏 수사를 해야 한다. 검사가 우직 하냐, 아니면 눈치껏 행동하느냐는 조직 내에서 금방 드러난다. 검찰 조직은 검사 위에 부장이 있고, 그 위가 차장검사와 검사장이다. 수사를 하다보면 당연히 부장이나 그 위에서 의견을 나타내는 경우가 있다. 둘 중의 하나다. 수사가 잘못된 경우도 있고, 윗선에서 압력이 가해지는 경우도 있다. 당연히 수사검사는 어떤 경우인지 알게 된다. 이 경우 적당히 윗사람의 의중을 파악해서 수사방향을 잡아가면 여우같은 검사로 능력을 인정받게 된다. 자신의 소신과 사회정의를 부르짖으면서 고집을 피우면 당연히 우직한 검사다. 자신이 모셨던 사람이 승승장구할 때 어떤 사람을 데려다 쓰겠는가? 아무리 능력이 있더라도 우직한 검사는 부담스럽다. 조금 능력이 부족하더라도 여우 같이 행동하면 편하다. 더욱이 능력이 있으면서 여우같은 행동을 하면 어떻겠는가? 우병우와 최재경이 능력 있는 검사였던 것은 분명하다. 다만 그들이 우직한 경우에 속하는지, 아니면 여우같은 성향이었는지는 속내는 알 수 없다.

이쯤해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최재경 민정수석이 필요한 이유를 살펴보자. 최순실 게이트 수사를 앞두고 수사의 대상과 수사의 범위를 어디까지 할 것인지 고민이 시작되는 것으로 보인다. 민심의 이반으로 박근혜 대통령에게 힘이 빠진 상황에서 예전처럼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수사를 이끌어가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민정수석이 검찰을 장악해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면서 사실상 수사를 지휘하는 것은 지금의 상태에서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박근혜 대통령은 나름대로 수사를 대비하면서 수사의 칼날이 자신에게 향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순실과 그 측근들을 쳐내는 것으로, 그리고 자신도 이용당한 피해자라는 형식으로 수사가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그러면서도 최순실에 대한 수사를 마냥 두고만 볼 수도 없다. 자칫 잘못하면 자신에게 불똥이 튀는 것은 물론 걷잡을 수 없이 수사가 확대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최순실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해 나가느냐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최순실이 있는 그대로 수사를 받도록 방치할 수도 없고, 맹목적으로 감싸줄 수도 없는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검찰과 충분한 교감을 하면서도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의 관계 등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이유다.

앞으로 수사방향은 최순실과 측근들에 대한 수사가 이어지고, 상당수가 구속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박근혜 대통령이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최순실 등 측근들이 대통령을 이용한 형식으로 진행되리라 예상한다. 최순실에 대한 수사는 언론 등을 통해서 새로운 사실이 확인되지 않는 한 현재 드러난 것을 확인하는 선에서 정해질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관련되지 않는 최순실의 측근들도 엄하게 처벌받을 것으로 생각된다. 계급장을 떼어낸 안종범 수석과 우병우 수석(특히 가족들)도 상당부분 형사책임을 면할 길이 없을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문고리 3인방의 경우에도 수사의 칼날을 비켜갈 수 없다. 들불처럼 일어난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모양새는 갖춰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박근혜 대통령은 어떠한 범법행위도 저지르지 않았고, 측근들의 말을 충심이라고 믿고 있다가 이용당한 피해자로 결론지을 것임은 분명하다. 검찰과 정권 사이 일종의 타협이라 할 수 있고, 박근혜 대통령이 최재경을 민정수석으로 발탁한 이유다.

국민들과 일부 언론이 수사결과에 대하여 의혹을 제기할 때마다 검찰 지도부는 외친다. 아무런 외압이 없었다고, 철저하게 수사하였다고 말이다. 그러나 수사는 드러나지 않는 것을 캐내는 것이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나머지는 애써 외면하는 것은 수사의 정도가 아니다. 다른 사건에서는 어떻게 수사를 하였는지, 그와 같은 기준에서 똑같은 방식으로 전방위 수사를 하였는지 살펴봐야 할 일이다. 국민들이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못하는 이유가 수사방식이나 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검사장을 비롯한 검찰 내 주요 보직은 정권에서 결정한다. 아무래도 정권에 코드를 맞춰야 좋은 보직을 얻을 수 있고, 그래야 장래가 보장된다. 그렇기 때문에 검찰의 인사구조를 획기적으로 바꾸지 않는 한 외압이 없었다고 아무리 외쳐도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하다. 우선은 법무부에서는 일정 배수로 검사장 후보를 추천하고, 일선 검사들의 투표를 통해서 검사장을 뽑는 방식이어야 한다. 그리고 투표로 당선된 검사장에게 인사권을 주면 조금이라도 달라질 일이다. 검사가 외압을 벗어나서 정의를 추구하더라도 아무런 불이익을 얻지 않아야 제대로 일할 수 있다. 정치검사가 사라지는 유일한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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