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서초경찰서에서 나온 형사가 변호사들의 거리행진을 가로막는 낯선 상황이 벌어졌다.
이날 ‘전국 변호사 비상시국모임’은 서울 서초동 변호사회관 앞에서 “대통령의 퇴진만이, 전대미문의 이번 사태로 한없이 끓어오르고 있는 국민적 분노와 허탈감과 모욕감으로 갈기갈기 찢긴 국민의 상처를 위로하고 치유하는 길이 될 것”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전국 변호사들은 시국선언을 발표한 후, 검찰에 엄중한 수사를 촉구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으로 이동했다.
거리행진의 사회를 맡은 오영중 변호사(서울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장)는 “박근혜는 퇴진하라”, “민주주의 지켜내자”, “우병우를 구속하라”, “법치주의 지켜내자”라고 선창했고, 행진에 참여한 200여명의 변호사들이 함께 외쳤다.
그런데 서울중앙지검으로 향하는 변호사들이 정곡빌딩에 이르렀을 무렵, 서초경찰서에 나온 한 형사가 행진을 가로 막기도 했다. 이 형사는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변호사들의 규탄집회에서도 빠른 해산을 요구해 변호사들로부터 야유를 받기도 했다.
이번 기자회견을 준비한 주최측 변호사는 “그 형사는 ‘검찰청 100m 이내로는 진출하지 말라’고 요구해, 우리는 기자회견이고, 평화로운 집회라고 항의했다”고 전했다.
변호사는 “그러니까, 그 형사는 ‘지금부터 채증 사진 찍겠다’면서 사진을 찍었다”며 “변호사들의 기자회견과 평화로운 집회에 경찰이 굳이 나와 기자회견을 막고, 단속을 하고, 채증 사진까지 찍을 필요가 있느냐”고 어이없어 했다.
이날 시국선언 발표에는 ‘전국 변호사 비상시국모임’과 함께 김한규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 최재호 인천지방변호사회 회장, 이재동 대구지방변호사회 회장, 정선명 울산지방변호사회 회장, 노강규 광주지방변호사회 회장, 황선철 전북지방변호사회 회장, 고성효 제주지방변호사회 회장이 공동의장으로 나섰다. 장성근 전국지방변호사협의회 회장도 공동의장으로 참여했다.
11일 오전 10시 현재 서울지방변호사회 변호사 2203명, 인천지방변호사회 142명,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 104명, 충북지방변호사회 101명, 대전지방변호사회 110명, 대구지방변호사회 101명, 부산지방변호사회 101명, 경남지방변호사회 19명, 광주지방변호사회 226명, 전북지방변호사회 141명, 제주지방변호사회 33명, 기타회(경기북부지방변호사회, 강원지방변호사회, 울산지방변호사회 등) 7명 등 총 3288명의 변호사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국선언에 동참했다.
신종철 기자 sky@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