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연인’ 장신구 디자인 저작권 침해에 대한 디자이너의 입장은?

기사입력:2016-11-14 11:37:03
SBS 한류드라마 달의연인-보보경심 려 중에서

SBS 한류드라마 달의연인-보보경심 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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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이슬기 기자] 최근 SBS 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이하 ‘달의 연인’)의 장신구 디자인 저작권 남용에 대한 글이 게시됐다.
글의 요지는 한 학생이 드라마 ‘달의 연인’에 등장한 아이유의 귀걸이를 보고 만들어 판매하다가 누군가의 이의 제기로 사태 심각성을 깨닫고, 디자이너 측에 사과의 말을 전하게 됐으며, 디자이너 측은 사과를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이 글은 게시된 지 이 틀 만에 조회수가 6,300여 건을 육박하며 화제를 모았다.

한류 드라마에 등장한 주얼리의 디자인 도용은 심심치 않게 일어나는 사건이다. 한류 드라마는 작품뿐만 아니라, 작품 속에 녹아있는 한국 문화적 요소들을 기반으로 상당한 규모의 2차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디자인 도용은 심각한 문제로 다루어야 한다.

본지는 위의 사례를 접하고 ‘달의 연인’의 장신구를 디자인한 민휘아트주얼리의 정재인 작가와 인터뷰했다.

Q. ‘달의 연인’에 등장한 장신구 디자인 도용 사건을 들었을 때 어땠는가?
“처음에 그 이야기를 전해 듣고 기분이 좋지만은 않았어요. 이메일로 제보를 들어서 알고는 있었는데, 먼저 사과의 글이 왔어요. 알고 보니 학생이더라고요. 이야기 꺼내기 힘들었을 텐데 먼저 미안하다며 진심으로 사과해줘서 고마웠어요. 사과문도 본인이 올리겠다고 했고요. 기사까지 날 줄은 몰랐어요. 기사가 나고 그 학생으로부터 다시 연락을 받았는데 밥도 못 먹고, 걱정이 많은 것 같아요.”라며 오히려 학생을 걱정했다.

Q. 디자이너가 디자인 자체를 판매하는 것은 괜찮지만 배우와 드라마 이름은 내려달라고 부탁했다고 하는데 그 의미가 무엇인가?

“판매해도 된다고 한 것도 맞아요. 우리 디자인과 완전히 똑같은 것이 아니고, 비슷한 것인데 그런 것까지 판매하지 못하게 할 권리는 없어요. 그리고 이미 만들어 놓은 재고가 많다고 하는데, 폐기하기도 어렵잖아요. 하지만, 드라마와 배우 이미지와 성명은 드라마와 배우 측에 2차적인 피해가 발생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내려주길 부탁드렸어요.”

정재인 작가는 학생이 진심 어린 사과를 했기에 이제는 정말 괜찮다는 말을 재차 반복했다. 더 이상 논란이 확산되지 않기를 바란다고도 덧붙였다.


정재인 작가는 그간 인터뷰들을 통해 본인이 참여한 작품과 디자인한 아이템들에 상당한 애정을 비춰왔다. 애정을 쏟고, 공들여서 만든 ‘내 자식’같은 작품이 무단 도용되면 속상한 부분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속상하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죠. 근데 그만큼 우리 작품들을 사람들이 예쁘게 봐주고, 구매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크다는 말이기도 하잖아요.”라고 말했다.

이어 “덕분에 저작권 이슈를 다루는 매체 ‘로이슈’와 인터뷰도 하게 되고 좋네요.”라며 특유의 긍정 마인드를 드러냈다.

“솔직히 제 잘못도 있는 것 같아요. 이런 일들이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는데, 그동안은 디자인을 카피한 사람들만 잘못했다고 생각해왔어요. 디자인을 카피할 만큼 주얼리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드라마나 영화의 크레딧도 봤을 테고, 크레딧에 디자이너 이름과 브랜드가 올라가 있는데도 아무렇지 않게 도용할 수 있나 했거든요.”

정재인 작가는 자신의 디자인을 카피한 사람들로부터 ‘그 아이템에 관한 자료를 검색했을 때 자료가 나오지 않아 디자인의 원작자가 있는지를 몰랐다’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다고 한다.

“제 스스로 사이트나 기타 채널을 통해 ‘내 자식’들이 ‘내 자식’임을 알리지 않았던 잘못도 큰 것 같아요. 사실 저는 일을 판매 목적보다는 제가 좋아서 하는 부분이 커요. 그래서 누가 착용해주면, 그것을 보고 행복해하는 것으로 만족해왔어요. ‘내 것인데 내가 판매를 안 하면 그만’이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사이트를 활성화 시키지 않았는데, 제 디자인이 쉽게 도용되도록 제가 방치해 두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싶어요.”

그녀는 문단속을 하지 않은 집에 도둑이 들면 집주인도 잘못이 있다는 말로 자신의 잘못을 겸허하게 인정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도둑질을 한 사람의 잘못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드라마나 영화에 등장한 스타 주얼리의 경우, 유사 상품이 쏟아져 나오는 일이 다반사다. ‘달의 연인’ 관련한 주얼리를 만들어 판다는 글 역시 아직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정재인 작가는 일일이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답변했다.

“사실 잘 모르고 할 수도 있어요. 단순히 예뻐서 만들어보다가 판매를 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문제 제기가 됐을 때, 이번 경우처럼 진심이 담긴 사과를 해주면 저도 마음이 풀려요. 저는 누군가가 저로 인해 처벌을 받거나 나쁜 일을 겪게 되는 것은 정말 원치 않아요.”

“근데 어떤 분들은 정말 치밀하게 계산을 다 하고 복제품을 만드시는 분들이 있어요. 그런 분들은 미안하다는 말씀도 안 하세요. ‘내가 법에 걸리지 않도록 철저히 준비를 다 했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다’며 당당한 모습에 ‘속상해 하는 내가 잘못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에요. 그런 일이 생길 때는 정말 속상하고 자존심 상해요. 일에 대한 회의감이 들기도 하고요.”라며 한숨지었다.

정재인 작가는 한류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달의 연인 - 보보경심 려’를 비롯해 칸 영화제에 진출한 영화 ‘아가씨’, 천만 관객 돌파에 성공한 ‘암살’ 외에도 엑소, 트와이스 등의 케이팝 무대 장신구들을 디자인해 전 세계로 한국의 아름다운 디자인을 알리고 있는 재능 있는 주얼리 작가다.

잘 만든 한류 콘텐츠는 한국이라는 나라에 관심을 갖게 만들고, 아름답고 긍정적인 국가 브랜드 이미지를 만든다. 또한, 2차 관광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중요한 소재가 되는 등 국내 산업과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된다.

한류 드라마에 대한 저작권 관리는 작품에 대한 권리도 중요하지만, 한류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의복, 장신구, 먹거리, 가구 등 모든 소품 하나하나가 중요한 관리 대상임을 모두가 인식할 필요가 있다. 무분별한 저작권 침해가 유능한 작가의 노력과 콘텐츠를 무너뜨리고, 창창한 앞날을 막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슬기 기자 law4@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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