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박태환에 설명 없이 금지약물 주사한 의사 벌금 100만원

기사입력:2016-11-25 15:28:03
[로이슈 신종철 기자] 국가대표 수영선수 마린보이 박태환에게 도핑 금지약물인 ‘네비도’(NEBIDO)를 주사한 의사에게 대법원이 벌금형을 확정했다.
특히 이번 사건 판결로 박태환은 모르고, 즉 의사가 업무상 주의의무를 태만히 한 채 박태환에게 설명 없이 네비도를 주사한 것으로 판정이 났다. 이로써 박태환은 금지약물 논란에서 자유롭게 됐다.

국가대표 수영선수 박태환

국가대표 수영선수 박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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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서울 모 호텔 내에서 노화방지 및 건강관리 전문의원을 운영하는 재활의학 전문의사다. A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의원에서 국가대표 수영선수인 피해자 박태환에 대해 마사지, 비타민 수액제 투여 등으로 컨디션 관리를 해 왔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그런데 A씨는 2014년 7월 29일 박태환에게 남성호르몬을 보충해 주기 위해서 네비도[Nebido, 세계반도핑기구(WADA)에서 금지하는 약물인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이 함유돼 있음] 주사제를 투여하기로 결정했다.

이러한 경우 그 주사제를 투여하기 전에 주사제 투여 시 주의사항, 성분, 부작용 등을 확인해 이를 박태환에서 상세하게 설명함으로써 박태환이 주사에 응할 것인지 여부를 스스로 결정할 기회를 갖도록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다고 검찰을 밝혔다.

그럼에도 A씨는 이런 주의의무를 태만히 한 채 네비도에 함유된 테스토스테론이 세계반도핑기구에서 금지하는 약물임에도 체내에서 생성되는 것이므로 주사를 통해 이를 체내에 보완해 주는 것은 도핑과는 무관하다고 판단하고, 간호사에게 네비도 주사제의 투여를 지시했다.
그 과정에서 박태환이 ‘그 주사는 도핑에 문제되는 것이 아니냐’는 취지로 문의하자, A씨는 그 주사제의 이름이나 성분, 부작용이나 주의사항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채 ‘체내에 있는 것이니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답한 후 간호사로 하여금 금지약물인 테스토스테론이 함유된 네비도 주사제 4밀리리터를 피하주사 방식으로 박태환의 엉덩이 근육부분에 주사하게 했다.

검찰은 “A씨가 위와 같은 업무상 과실로 박태환으로 하여금 주사 후 1주일가량 보행에 지장을 주는 정도의 근육통과 치료기간을 알 수 없는 테스토스테론 양의 변화에 따라 호르몬 수치가 변동돼 건강이 침해되는 상해를 입게 했다”며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기소했다.

또한 검찰은 “의료인은 진료기록부를 갖추어 환자의 주된 증상, 진단 및 치료내용 등 의료행위에 관한 사항과 의견을 상세히 기록하고 서명해야 하는데, A씨는 이날 의원에서 박태환에 대해 ‘네비도’ 주사제를 처방하고 주사했음에도 이를 진료기록부에 기록하지 않았다”며 의료법위반 혐의로 포함시켰다.

1심인 서울중앙지법 형사8단독 강병훈 판사 2015년 12월 의사 A씨의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는 무죄로 판단하고, 의료법 위반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업무상과실치상에 대해 강병훈 판사는 “피고인에게는 네비도를 주사함에 있어 박태환의 건강상태, 치료방법 및 내용, 필요성, 예상되는 신체에 대한 위험성과 부작용, 특히 네비도 주사로 인해 도핑 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이 나타날 가능성 등에 관해 구체적으로 설명할 의무가 있었는데, 피고인이 이런 사항을 설명하지 않았거나 부족하게 설명한 점은 인정된다”고 봤다.
하지만 “피고인이 설명의무를 위반한 채 의료행위를 해 박태환의 호로몬 수치가 변동돼 신체의 건강상태가 불량하게 변경되거나 생활기능에 장애가 초래돼 상해가 발생했다는 점에 관해서는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봐 결국 무죄를 선고했다.

강병훈 판사는 “업무상과실치상죄에 있어서의 ‘상해’는 피해자의 신체의 건강상태가 불량하게 변경되고 생활기능에 장애가 초래되는 것을 말한다”며 “박태환에게 ‘1주일가량 보행에 지장을 주는 정도의 근육통’이 발생했다는 점에 관해서는 호주 전지훈련 관련 이메일, 일일보고서 등에 비추어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박태환에게 ‘치료기간을 알 수 없는 테스토스테론 양의 변화에 따라 호르몬 수치가 변동되어 건강이 침해되는 상해’가 발생했다는 점에 관해서는, “단순히 호르몬 수치가 변경된 것이 병리적으로 봐 신체의 건강상태가 불량하게 변경되거나 생활기능에 장애가 초래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므로 이를 업무상과실치상죄의 상해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의사 A씨는 “형량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며 항소했고, 검찰은 업무상과실치사 무죄에 대해 항소했다.

2심인 서울중앙지법 제4형사부(재판장 김종문 부장판사)는 지난 8월 1심 판단을 그대로 수용하면서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 및 검사와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을 모두 배척해 항소를 기각하고, 의사 A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한 1심 판결을 유지했다.

사건은 대법원으로 올라갔으나, 대법원 제3부(주심 대법관 박보영) 25일 국가대표 수영선수 박태환에게 금지약물인 네비도를 주사한 의사 A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는 무죄, 의료법 위반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벌금 100만원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태환이 주사제를 투여 받은 후 1주일가량 보행에 지장을 주는 정도의 근육통이 발생했다는 증거가 부족하고, 설령 일부 통증이 있었더라도 이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고, 시일이 경과함에 따라 자연적으로 치유될 수 있는 정도라고 보이므로 상해죄의 상해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박태환이 주사제를 투여 받은 후 테스토스테론 양의 변화에 따라 호르몬 수치가 변경되었더라도 그것만으로 생리적 기능에 장애가 초래됐다고 볼 수 없다”며 “공소사실 중 업무상과실치상의 점에 대해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봐 무죄로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한편,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업무상과실치상죄에 있어서 상해의 개념에 관한 기존의 대법원 판결의 취지에 따라서 주사제 투여로 나타나는 통상의 근육통이나 호르몬수치의 변동만으로는 상해에 해당하지 않음을 분명히 한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신종철 기자 sky@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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