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 사법위원회는 “또 최근 언론에서도 대서특필하고 있는 고(故)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비망록에서도 박근혜 정권하에서 청와대의 사법부에 대한 부당한 개입의 흔적은 다수 보도되고 있다”며 “우선 헌정사상 처음으로 있었던 ‘정당해산심판’ 결정 과정에서 절대 누설되지 않아야 할 심판결정의 과정이 소상하게 청와대로 정보가 흘러갔을 뿐 아니라, 심판결과와 시기에도 청와대가 헌법재판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려고 했다는 점은 중대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또 “공안검사 출신의 박상옥 당시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원장의 대법관 만들기도 단순한 심증의 수준을 넘는 정황이 포착된다”고 짚었다.
민변 사법위원회는 “그 외에도 ‘보위사 직파간첩 홍강철 사건’과 같은 국가보안법 사건에서 무죄를 선고한 부장판사의 이름이 비망록(김영한 전 민정수석 업무수첩)에 적시된 된 것이나, ‘새만금 방조제 인근 어선 전복 사건’ 판결을 ‘세월호의 축소판’으로 본 점 등 박근혜 정부가 사법부에 대한 감시와 대응이 일상적이었다는 사례가 수없이 발견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박근혜 정권은 법관 인사에 대한 근거 없는 개입과 법관에 대한 위법한 사찰을 통해, 사법부 판결의 결과까지 심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했다는 점이 분명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민변은 “따라서 단순히 합리적 의심과 비판에 그칠 것이 아니라, 국정조사와 특검 등을 통해서 진실규명과 판결에 따른 책임자 처벌이 따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헌정질서가 예정한 법치주의를 왜곡하고, 법과 법원을 통치와 통제의 수단으로만 이해하는 청와대의 국정운영 행태와 이에 편승하고 동조해 헌법상 부여된 법관의 역할을 저버린 일부 고위법관에 대한 법과 역사의 심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변 사법위원회는 “주권자인 국민이 헌법을 통해서 채택한 삼권분립과 법치주의를 수호하기 위해서 국회와 특검이 응답할 차례”라며 “아울러 우리 법원과 법관들도 그동안의 행태에 대한 자기성찰과 쇄신을 보여줘야 함은 물론”이라고 밝혔다.
◆ 조한규 “청와대, 양승태 대법원장 등 사법부 사찰”
조한규 전 사장은 “양승태 대법원장의 대단한 비위사실이 아니다. (대법원장의)등산 등 일과 생활을 낱낱이 사찰해서 청와대에 보고한 내용과 그다음에 당시 2014년 춘천지방법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던 최송준 법원장의 예를 들면 관용차의 사적 사용이랄지 대법관 진출을 위한 운동이랄지 이런 내용을 포함한 두 건의 사찰문건이 있다”고 밝혔다.
조 전 사장은 “이건 부장판사 이상 사법부 모든 간부들을 사찰한 명백한 증거다. 이건 헌정질서를 문란시키는 중대한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조한규 전 사장은 양승태 대법원장 등 사법부 사찰과 관련한 문건을 ‘최순실 국정개입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와 박영수 특검에 제출하기로 했다.
한편, 조한규 전 사장은 세계일보가 2014년 ‘정윤회 문건’으로 대변되는 비선실세 논란을 보도할 당시 사장이었다. 이 보도 이후 해임됐다.
신종철 기자 sky@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