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장을 접수하려는 김창호 법원본부장
이미지 확대보기공무원노조 법원본부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대치동 대치빌딩 박영수 특검사무실 앞에서 <전 민정수석 업무일지 ‘사법부 길들이기’ 및 ‘대법원장 사찰’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 고발 및 수사의뢰> 기자회견을 개최한 뒤 박근혜 대통령 등 3명에 대한 고발장을 박영수 특검팀에 제출했다.
김창호 법원본부장과 이인섭 사무처장
이미지 확대보기또한 조석재 부산지부장 등 법원본부 전국 지부장들도 참석했다. 특히 초대 법원노조위원장인 곽승주 전 위원장도 참석해 환영의 박수를 받았다.
또 “(양승태) 대법원장 등에 대한 사찰문건은 국가정보원 등 정보기관이 상시적으로 고위법관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들여다보고, 이를 서면화하여 청와대에 보고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좌측부터 전국공무원노조 김주업 위원장, 법원본부 김창호 본부장, ㅇ 좌측부터 전국공무원노조 김대업 위원장, 법원본부 김창호 본부장, 우재선 안양지부장, 김성진 참여연대 집행위원장, 송아람 변호사
이미지 확대보기그러면서 “행정부의 사법부에 대한 견제 권한은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법원장 및 대법관을 임명하는 등 사법부 핵심의 구성에 관한 것이고, 행정부에 대한 사법부의 견제 권한은 권력남용에 대해 판단하는 재판행위”라며 “그러므로 대법원장 등 고위법관에 대한 정보기관의 사찰행위는 헌정질서를 유린하는 반헌법적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법원공무원들은 “청와대가 정보기관으로부터 고위법관들의 동향을 보고 받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법원공무원들은 “뿐만 아니라 정권의 입맛에 맞지 않는 판결을 내린 법관에 대해 ‘재임용 고려, 사회적 재재, 직무배제 강구’ 등 구체적 보복 방안이 기재돼 있다”며 “이러한 보복방안은 보수단체 및 언론을 이용한 제재의 실행으로 그 일부가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또 “전교조 탄압, 통합진보당 해산, 언론 길들이기 등과 같이 법원과 직접적 관련 없는 업무일지의 내용들이 기록된 일자로부터 수일 내에 순차적으로 실행되었고, 소기의 결과가 만들어진 것을 보면, 법원과 관련된 업무일지의 내용 또한 구체적으로 실행되었음을 추론할 수 있다”고 봤다.
법원공무원들은 “대법원은 (양승태) 대법원장 등 고위법관의 사찰에 대해 ‘만일 사찰이 실제로 이뤄졌다면 중대한 반헌법적 사태이고, 사법권 독립이 논란의 대상이 된 현 상황에 심각한 우려와 유감을 표명하며, 동시에 책임 있는 관련자들이 전후 경위를 명확히 해명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며 “하지만, 업무일지와 관련해서는 근거 없는 억측에 불과하다고 한다”고 대법원을 지적했다.
법원공무원들은 “사법부 독립은 개별 법관이 법률과 양심에 따라 독립해 공정하게 재판할 수 있는 환경이 기본 요체라 할 수 있다”며 “사찰문건과 업무일지는 이 정권의 반헌법적 통치 행태를 보여주는 동일한 사례임에도 위와 같은 대법원의 상반된 반응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법원공무원들은 “이에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본부장 김창호)는 박영수 특별검사에게 대법원장 등 고위법관 사찰에 관한 박근혜 대통령과 김기춘 전 비서실장, 남재준 전 국정원장의 직권남용 혐의, 김영한 전 민정수석 업무일지에 관한 박근혜 대통령,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 엄정하게 수사해줄 것을 요구한다”며 고발장을 제출했다.
법원공무원들은 “또한 수사과정에서 인지되는 더 많은 ‘사법부 길들이기’의 사례를 밝혀, 피고발인과 그 공범들을 처벌해 주기 바란다”며 “사법부 독립을 훼손하고 헌정질서를 처참히 유린한 진상을 철저히 밝혀 반드시 그 책임을 물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기자회견이 뒤 이를 지켜보던 시민 2명은 법원공무원들이 들고 있던 “박근혜 정부의 사법부 독립 훼손!!” 등의 펫말을 들고 자신의 휴대폰에 사진을 찍어 담으며 관심을 보여 눈길을 끌기도 했다.
신종철 기자 sky@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