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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 교육감 “대법원 판결 감사…고승덕 법적ㆍ인간적 죄송”

기사입력 : 2016.12.27 16:25 (최종수정 2016.12.27 16:25)
[로이슈 신종철 기자]
대법원이 2014년 교육감 선거 당시 ‘고승덕 미국 영주권’ 의혹에 관한 허위사실공표 혐의에 대해 선고유예 판결을 내린 것과 관련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보편타당한 사법적 원칙과 민주주의 원리에 맞는 현명한 판결을 내려주신 재판부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선거 경쟁자 후보였던 고승덕 변호사에 대해 “악의적인 의도는 전혀 없었다”면서 “법적으로나 인간적으로나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먼저 대법원 제1부(주심 김신 대법관)은 12월 27일 서울시교육감 선거 당시 고승덕 후보에 관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에 대한 상고심에서 벌금 250만원에 대한 형의 선고를 유예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이로써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직무를 계속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판결 직후 조희연 교육감은 “먼저 전향적인 판단을 내려주신 재판부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감사를 표시했다.

조 교육감은 “서울시교육감으로 일해 오면서 재판을 받는 지난 2년 동안은 매우 고통스러운 시간이었다. 교육감 직을 유지하느냐 마느냐 하는 문제를 떠나, 백년대계라는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서울교육 수장의 자리가 안정되지 못했고, 그 때문에 불안과 아픔을 겪어온 서울교육가족 여러분들에게 한 없이 죄송스러웠다”고 고뇌의 심경을 털어놨다.

조희연 교육감은 “항소심에서 일부 무죄ㆍ일부 유죄이나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고, 오늘 대법원에서 항소심의 판결을 확정함에 따라, 법원은 지난 선거 때 저의 행위에 대해 ‘부분적으로 유죄이나 가벌성이 없기 때문에 선고를 유예한다’는 의견을 밝혀준 것으로 이해한다”며 “저는 이 판결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또한 일부 유죄로 판단된 대목을 대해서는, 지난 2014년 선거 때 경쟁자였던 고승덕 후보에게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며 “악의적인 의도는 전혀 없었고, 오로지 후보자 적격 검증을 위해 계속 대화하자는 취지에서 문제를 제기했으나, 방법의 미숙함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일부 유죄의 판단이 내려졌고, 고 후보께는 법적으로나 인간적으로나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한다”고 사과했다.

그는 “선거 후보자 적격 검증을 위한 의혹 해명 요구는 무조건 ‘허위사실 유포’인 것이 아니라 선거운동 과정에서 유권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주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민주주의의 핵심 내용 가운데 하나임을 확인시켜주었다는 점에서 오늘 재판부의 판단은 우리 사회의 정치적 발전을 위한 뜻깊은 판결이며, 보편타당한 사법적 원칙과 민주주의 원리에 맞는 현명한 판결을 내려주신 재판부에 거듭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또 “대통령 탄핵이라는 거대한 정치적 격동을 맞이하고 있는 오늘날, 우리는 선출직을 뽑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후보자 검증이 얼마나 중차대한 일인지 뼈저리게 깨닫고 있다”며 “저는, 우리 헌정사에서 중요한 고비마다 용기 있는 판결로 민주주의의 법 제도를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도록 뒷받침해준 법원이 다시 한 번 의미 있는 판단을 내려준 것으로 받아들이며 머리 숙여 깊이 감사드린다”고 감사를 표시했다.

조희연 교육감은 “저는 기소되고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줄곧 기소 자체가 부당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최근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업무일지’를 통해 ‘청와대가 저에 대한 보수단체의 고발과 이에 따른 검경 수사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난 바 있다”며 “이것이 어느 정도 사실인지는 더 탐문해 봐야겠지만, 그래도 저에 대한 고발과 기소과정의 부도덕함이 드러났다고 생각한다. 이런 점에서도 저는 대법원이 저의 항변을 일정하게 수용해 주신 것이라고 믿고 싶다”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오늘 개인적으로는 참 많은 상념에 젖는다. 저는 인생의 가장 중요한 시기에 두 박 정권 아래에서 산 셈이다. 아버지 박정희 정부시절에는 대학생으로서 ‘긴급조치 9호 위반’이라는 죄목으로 수감생활을 한 바 있다. 젊은 시절이었지만 참 힘든 시기였다. 그런데 저는 박근혜 정부 하에서 2년 동안 ‘허위사실 유포’라는 죄목으로 다시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그는 “첫 번째 박 정부는 권위주의 시대였다. 지금은 형식적 민주주의의 시대이지만, 국정농단과 부패로 인해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당하는 시대다. 민주주의이지만 민주주의가 아닌, 비정상적인 시대다. 두 시대의 차이와 그 속에서 제가 겪어온 정치적 경험의 차이를 생각하면서, 두 시대를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고 계신 많은 분들에게 절망을 희망으로 이기면서 살아가기를 바라고 싶다”고 당부했다.

조희연 교육감은 “돌이켜 보면, 지난 2년의 시간, 고통스러운 만큼 조희연이 성숙하고 단련됐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쌓아온 내면의 힘을 앞으로는 더욱 따뜻하고 더욱 정의로운 서울교육을 위해 마음껏 쏟아부어보겠다”고 약속했다.

검찰의 범죄사실에 따르면 2014년 6월 4일 서울시교육감 선거를 앞둔 조희연 후보는 5월 25일 국회 정론관에서 “고승덕 후보는 자신의 미국 영주권 보유 문제와 두 자녀의 미국 영주권 보유 문제에 대해 사실대로 밝히라...”는 내용으로 작성된 보도자료를 기자들에게 배포하고, 보도자료 내용을 읽는 방식으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1차 공표)

이에 고승덕 후보는 ‘조희연 후보님께 드리는 편지’를 인터넷에 개시해 반박했다.

그런데 조희연 후보는 5월 26일 “고승덕 후보는 몇 년 전 (총선) 공천에서 탈락한 뒤 ‘상관없다. 저는 미국 영주권이 있어서 미국 가서 살면 된다’고 말씀하고 다니셨다고 한다”는 요지의 글을 자신의 선거캠프 홈페이지 및 기자들에게 이메일로 발송하고, 다음날 라디오 방송에서 같은 취지로 발언했다. (2차 공표)

검찰은 “피고인(조희연)이 서울시 교육감 후보자였던 고승덕이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며 기소했다.

이 사건은 배심원 7명이 참여하는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됐는데, 배심원들은 모두 유죄 평결을 내렸다. 양형에 대해서 배심원 6명은 벌금 500만원, 1명은 벌금 300만원의 의견을 제시했다.

1심인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7형사부(재판장 심규홍 부장판사)는 2015년 4월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에게 배심원들의 평결을 존중해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 제6형사부(재판장 김상환 부장판사)는 2015년 9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에 대한 2차 공표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벌금 250만원에 대한 선고유예 판결을 내렸다.

조희연 후보인 1차 공표인 2014년 5월 25일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의 허위사실공표로 인한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단했다.

신종철 기자 sky@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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