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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 법률구조공단이사장 “대통령 명예로운 단죄는 물 건너”

기사입력 : 2017.01.01 18:11 (최종수정 2017.01.02 08:14)
[로이슈 신종철 기자]
대한법률구조공단 이헌 이사장은 12월 31일 “제가 주장했던 대통령에 대한 명예로운 단죄는 저 멀리 물 건너 간 듯하다”고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씁쓸함을 나타냈다.

대한법률구조공단은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법을 몰라서 법의 보호를 충분히 받지 못하는 사회ㆍ경제적 약자들에 대한 법률구조 목적으로 1987년 법률구조법에 따라 설립된 법률구조법인이다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시변)’ 공동대표이던 이헌 변호사는 2015년 8월 세월호특조위(4ㆍ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사무처장으로 활동하다 2016년 2월 12일 부위원장을 사퇴했다.

김현웅 법무부장관은 2016년 5월 23일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 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이헌 변호사(사법연수원 16기)를 제12대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으로 임명했고, 이헌 이사장은 다음날인 5월 24일 취임했다.

대한법률구조공단 이헌 이사장 취임식(사진=공단)
대한법률구조공단 이헌 이사장 취임식(사진=공단)
이헌 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어제 대통령 탄핵 준비절차 기일의 진행 상황으로 볼 때 헌법재판소는 탄핵 재판 사건을 신속하게 진행하겠다는 의지가 매우 강하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 “헌법재판소법 제40조는 탄핵심판의 경우 헌법재판의 성질에 반하지 않는 한도에서 형사소송에 관한 법령을 준용한다고 규정한다”고 짚었다.

이헌 이사장은 그러면서 “어제 기일에서 형사소송의 원칙이기도 한 공정, 신속이 언급됐는데, 이는 최순실 게이트로 시작된 국정마비 사태에서 비롯된 탄핵심판 결정을 조속히 수습하고자 헌재는 재판의 신속을 재판의 공정보다 우선하려는 점을 피력했다고 볼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사건 주심인 강일원 헌법재판관과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의 발언에 주목한 것이다.

실제로 헌법재판소는 12월 30일 헌재 소심판정에서 열린 3차 준비절차기일에서 강일원 재판관은 “국정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는 탄핵심판은 정확하게 진행하되 신속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 재판관은 “탄핵심판은 헌법재판소법에 따른 심판으로 일반 법원의 재판과 다르다”며 “피청구인(대통령)은 형사소송에 가까운 쪽으로 진행하자는 의견이지만 탄핵심판은 형사절차를 준용하되 그대로 적용되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 이사장은 “반면 형사소송 절차의 적용과 공판중심주의 등 재판의 공정을 우선하려는 대통령 측 대리인의 시도는 번번이 좌절되었고, 앞으로도 그렇게 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박한철 헌법재판소장도 12월 30일 신년사(2017년)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과 관련해 “헌법을 수호하는 최고의 기관으로서 헌법재판소는 오직 헌법에 따라, 그리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투명한 법절차에 따라, 사안을 철저히 심사해, 공정하고 신속하게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박 헌재소장은 “헌법재판소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심리가 우리 헌정질서에서 가지는 중차대한 의미를 잘 알고 있으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헌법을 지키고 그 참뜻을 구현하는 방안에 대해 고심하고 또 고심하면서, 국민 여러분의 믿음에 부응해 헌법재판소가 맡은 역할을 책임있게 수행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헌 이사장은 “여기에 세월호 7시간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기억나지 않는다거나, 대리인단 면담 시 억울하다는 대통령의 반응 등에 더해 최순실, 정유리의 카톡내용 등에 대한 국민들의 추가 분노 등에 비추어, 제가 주장했던 대통령에 대한 명예로운 단죄는 저 멀리 물 건너 간 듯하다”고 씁쓸해 했다.

‘대통령에 대한 명예로운 단죄’와 관련해 이 이사장은 <단두대 오른 앙투아네트 동정, 도망친 루이 나폴레옹엔 조롱>이라는 기사를 링크하며 “명예로운 단죄에 관한 기사입니다. 박 대통령이 나폴레옹 3세처럼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라고 적었다.

이 기사에는 “오늘날 앙투아네트를 추모하는 프랑스 국민은 있는데, 나폴레옹 3세를 추모하는 국민은 별로 없다. 이는 퇴진 모습의 차이 때문일 것이다. 온갖 증오와 경멸 속에서 나름대로 위엄을 지키면서 단두대에서 처참한 죽음을 맞이한 왕비 그리고 프로이센에 치욕적으로 항복하여 목숨을 부지한 황제라는 차이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에 헌법전문 변호사로 등록된 이헌 이사장은 “세월호 7시간과 같은 (박근혜) 대통령의 부도덕, 정치적 무능력, 정책적 과오, 품위손상, 신체상 결함 등 법규위반이 아닌 사유는 탄핵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하지만 이헌 이사장은 “그러나 국정농단과 같은 사안은 헌법상 기본원리인 국민주권주의, 대의민주주의 등 헌법규범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으로 이를 단순한 추상적, 지침적 법규위반이라고 볼 수는 없다”며 “게다가 국정농단은 미르재단 설립 등 대통령의 권한남용, 언론자유 침해, 삼성ㆍ롯데 등 제3자 뇌물 등과 관련되므로 구체적 행위 명령이나 금지도 내포돼 있다”면서 “따라서 최순실의 국정농단 등 국민주권주의 위배 등은 탄핵사유로 보는 데에 모자람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이번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정국과 관련해 이헌 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법률적 의견을 종종 피력하며 국민과 소통해 왔다.

그는 “저는 어쩌다 공직자 신분이 되었지만, 박 대통령과 특별한 인연 및 전직 헌법재판 전문변호사, 특히 세월호특조위 부위원장으로 재직함으로써 현재와 같이 위중한 국가적 상황에서 침묵하는 것은 전문지성인을 자처하는 입장에서 결코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신종철 기자 sky@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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