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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철도파업 김명환 노조위원장 집행부 4명 업무방해 무죄

기사입력 : 2017.02.03 18:57
[로이슈 신종철 기자]
2013년 철도공사의 철도민영화에 반대하며 철도노조 사상 최장기 파업을 주도해 업무방해 혐의로 법정에 섰던 김명환 전 철도노조 위원장 등 집행부 4명이 1심부터 대법원까지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다.

2013년 당시 김명환은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 위원장, 박태만은 철도노조 수석부위원장, 최은철은 철도노조 사무처장, 엄길용은 철도노조 서울지방본부장이다.

국토교통부는 공공기관 합리화정책 방향에 따라 철도공사가 2013년 6월 철도물류, 철도시설유지보수 등 분야를 자회사로 전환하고 수서발 KTX 법인을 설립하는 등 내용의 ‘철도산업 발전방안’을 발표했다.

사진=철도노조 홈페이지
사진=철도노조 홈페이지
하지만 철도노조 집행부는 ‘철도산업 발전방안’이 정부의 일방적인 ‘철도 민영화’ 정책이라고 주장하면서 긴급 임시대의원대호를 열어 쟁의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총파업을 포함한 총력투쟁 태세를 완벽하게 준비한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발표했다.

또 2013년 6월 25일~27일 ‘철도민영화 저지를 위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해 재적 조합원 2만 724명 중 1만 9016명 찬성(투표율 91.8%, 찬성율 82.3%)으로 파업이 가결됐다.

이어 7월 13일에는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철도노조 조합원 등 약 6000명이 참가한 ‘철도민영화 반대 범국민대회’를 개최해철도산업발전방안’을 발표한 국토교통부를 압박했다.

‘2013년 내에 수서발 KTX 운영법인을 설립한다’는 국토교통부의 방침에 따라 수서발 KTX 법인에 대한 철도공사의 출자를 위한 이사회 개최가 연내에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자, 2013년 8월 13일 철도노조 집행부는 노조위원장 명의의 담화문을 통해 철도민영화 추진 중단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예고했다.

임금협상에 교섭도 수서발 KTX 노선에 대한 문제로 결국 2013년 11월 6일 결렬됐다.

교섭이 결렬된 직후 철도노조는 11월 12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함과 동시에 ‘이사회 개최 후 법인설립 출자 결의가 확인되면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2013년 11월 9일부터 20일까지 철도노조 집행부는 찬반투표와 관련해 철도노조 홈페이지를 통해 총파업 돌입 의지를 천명하기도 했다.

철도산업발전방안이라는 정부정책을 반대하기 위한 파업의 형식적 절차를 거친 철도노조는 마침내 철도공사의 이사회 개최일시가 2013년 12월 10일경으로 정해지자 12월 3일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철도노동자는 불가피하게 열차를 멈춰서라도 잘못된 철도민영화 정책을 바로 잡고야 말겠다. 임시이사회 개최 하루 전날인 12월 9일 09시부로 철도노동자는 총파업에 돌입하겠다”라고 선언했다.

이에 최연혜 한국철도공사 사장은 12년 5월 호소문을 통해 “수서발 KTX는 더 이상 민영화의 대상이 아니라 코레일의 계열사이다, 앞으로 다시 민영화의 움직임이 있다면 제가 먼저 선로에 드러누워서라도 막아내겠다”라고 호소했다.

사진=철도노조 홈페이지
사진=철도노조 홈페이지
하지만 철도노조 집행부는 이날 김명환 노조위원장 명의의 총파업 투쟁지침을 전파했다. 결국 철도노조 조합원 8639명은 2013년 12월 9일부터 31일까지 서울철도차량정비창 등 전국 684개 사업장에 출근을 하지 않는 방법으로 집단적으로 노무제공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이로써 파업기간 동안 KTX열차 649회, 새마을호 등 여객열차 6245회, 화물열차 3333회의 운행이 중단됐다.

철도공사는 자체 영업 손실이 447억 6000만원에 이르게 하고, 시멘트와 석탄 철강 등 주요 연관산업운송량의 30%만 수송되게 함으로써 총 피해액의 규모가 1조원(기재부 발표안)에 달하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피고인들은 철도노조 조합원 8639명과 공모해, 위력으로써 한국철도공사의 여객 화물 수송 업무를 방해했다”며 2014년 2월 기소했다.

1심인 서울서부지방법원 제13형사부(재판장 오성우 부장판사)는 2014년 업무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철도노조 김명환 위원장, 박태만 수석부위원장, 최은철 사무처장, 엄길용 서울지방본부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먼저 “수서발 KTX 법인 설립을 위한 이사회 출자 여부는 경영주체인 철도공사의 고도의 경영상 결단에 속하는 사항으로서 원칙적으로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으므로 위와 같은 사항을 반대하기 위한 파업의 목적은 그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며 “쟁의행위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지 않는 이상 이 사건 파업은 정당한 쟁의행위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파업의 전격성과 중대성을 받아들이지 않아 무죄를 선고했다.

전격성과 관련해 재판부는 “철도노조는 2013년 8월 7일 확대쟁의대책위원회에서 수서발 KTX 법인설립 일정에 맞춰 총파업을 전개하자는 투쟁방침을 확정했고, 위원장 명의의 담화문, 홈페이지를 통해 철도공사가 수서발 KTX 설립 및 출자결의를 한다면 파업에 돌입할 것을 여러 차례 밝히고, 파업시기를 공개적으로 명확히 했다”고 밝혔다.

또 “철도공사도 임직원을 통해 철도노조의 파업 동향을 파악해 왔고 과거의 전례나 파업시기를 인지하고 대체인력을 투입하는 등 비상대책을 마련한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철도공사는 이 사건 파업을 객관적으로 예측 가능했고, 파업에 대한 대비가능성도 있었다고 판단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파업을 하겠다는 의사를 지속적으로 표시해 왔고 필수유지업무인원을 통보한 후 철도공사가 이에 대비해 비상수송대책 등을 세우는 것을 알고 있었던 피고인들로서는 철도공사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파업을 전격적으로 한다는 인식이 있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결국 파업이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졌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전격성을 부인했다.

이와 함께 ‘중대성’에 대해 재판부는 “업무방해죄의 위력에 해당하는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는 쟁의행위가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짐으로써 초래한 손해만을 의미한다 할 것이므로, 집단적 근로제공 거부로 인해 막대한 손해 내지 심대한 혼란이라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했다 하더라도 그 중대한 결과가 전격성에 의한 것이 아니라면 집단적 근로제공 거부행위는 ‘위력’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 파업이 사용자인 철도공사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는 이상, 파업으로 인해 공소사실과 같이 열차운행이 중단됐고 상당한 손해가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이를 파업이 전격적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발생한 결과라고 볼 수 없으므로, 결국 이 파업은 사용자의 사업 계속에 관한 자유의사를 제압할 정도의 위력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이에 검사가 항소했으나, 서울고등법원 제6형사부(재판장 김상환 부장판사)는 2016년 1월 철도노조 김명환 위원장 등 집행부 4명에 대한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단한 1심 판결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철도노조가 내세운 ‘철도민영화 반대’는 경영상 판단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이를 목적으로 한 파업행위는 정당성이 없다”면서도 “그러나 그 목적의 불법성이 철도노조가 이를 목적으로 실제로 파업을 강행하리라고는 도저히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중대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 파업이 ‘전격적’으로 이루어졌다고 평가하기에 부족하다. 따라서 이 파업으로 인해 열차운행이 중단되는 등의 혼란과 손해가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이를 파업이 전격적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발생한 결과라고 볼 수 없다”며 “그러므로 이 파업은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인 사용자의 사업 계속에 관한 자유의사를 제압할 정도의 ‘위력’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어 피고인들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그러자 검사는 “철도노조의 파업은 그 목적 및 절차가 위법하므로 철도공사로서는 철도노조가 파업을 강행하리라는 것을 예측하기 어려웠기에 전격성이 인정된다”며 대법원에 상고했다.

하지만 대법원 제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3일 지난 2013년 12월 9일부터 31일까지 철도민영화 반대 목적으로 행해진 철도노조 파업에 참가한 김명환 전 철도노조위원장 등 집행부 4명에 대한 업무방해 혐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파업이 전격적으로 이루어졌다고 평가하기에 부족하므로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인 사용자의 사업계속에 관한 자유의사를 제압할 정도의 ‘위력’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공소사실에 대해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 판결을 유지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이번 판결에 대해 대법원 관계자는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판결(2007도482)로 쟁의행위의 목적이나 절차에 위법이 있어 정당성이 없는 파업이더라도 그 파업이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려면 전후 사정과 경위 등에 비추어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경우에 한한다는 점을 밝힌 바 있다”고 상기시켰다.

대법원 관계자는 그러면서 “2013년 철도노조의 파업이 ‘철도민영화 저지’라는 사용자의 경영판단 사항을 목적으로 하여 정당성이 없지만, 전후 사정과 경위 등에 비추어 전격적으로 이루어졌다고 하기는 어렵다고 봐 업무방해죄의 성립을 부정함으로써 위 전원합의체 판결의 법리를 재확인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신종철 기자 sky@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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