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인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미지 확대보기박 교수는 “어떻게 해서라도 야권주자들에게 흠을 내려고 기자들이 묘한 질문을 한다. 이 질문에 제대로 답을 못하면 야권주자들은 여권은 물론 야권 내의 지지자들로부터도 큰 비난을 받는다. 그러니 그런 쓸데없는 말장난 프레임에 빠져서는 안 된다”며 “야권주자들은 메시지 관리를 매일같이 철저하게 해야 한다”고 짚었다.
박찬운 교수는 “탄핵심판 중 촛불집회 참가에 대해 기자가 이렇게 묻는다. ‘지금 헌재에서 탄핵심판이 진행 중인데 야권주자가 촛불집회에 나가면 헌재 결정을 압박하는 게 아닙니까?’”라는 질문에 “이런 질문에 답은 이래야 한다”고 말했다.
“나는 대권주자이지만 국민의 한 사람이다. 촛불집회는 탄핵에 대한 국민의 열망이 무엇인지, 국민의 여론이 무엇인지, 이 시대 우리 국민이 어떤 가치, 어떤 시대정신을 갖고 살아가야 하는 지 그것을 확인하고, 그것을 보여주는 집회다. 이러한 집회를 어찌 헌재를 압박하는 집회로 폄하할 수 있는가. 오히려 야권주자가 촛불집회의 이런 의미를 모르고 나오지 않는다면 그것만으로도 차기 대통령 자격이 없다”
박찬운 교수는 “이 질문에 대해 명답을 찾으려고 머리를 싸맬 필요가 없다. 그렇게 해서 나온 답은 어떤 경우라도 (탄핵 찬성 또는 기각) 양쪽으로부터 비난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이때는 이 정도로 넘어가는 게 좋다”고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헌재가 80% 넘는 국민이 원하는 탄핵을 기각할 것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지금 탄핵이 기각될 것을 예상해서 승복이냐 불복이냐를 논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박찬운 교수는 “딱 여기까지만 답하는 게 좋다. (기자들의) 추가질문이 있어도 웃고 넘어가야 한다”면서 “참고로 황교안을 보라. 그는 지금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것이냐’고 집요하게 질문을 받아도 씩 웃으면서 ‘지금은 국정에 전념할 때’라고만 말하지 않는가. 대통령 될 사람이라면 이 정도 간교함은 지혜라 생각하고 배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두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은 페친 정환희 변호사의 포스팅을 참고한 것”이라고 밝혔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지난 10일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대선 출마를 묻는 의원들의 집중 질문에도 앵무새처럼 ‘국정에 전념’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정 변호사는 “헌재 결정에 승복한다고 해도, 불복한다고 해도 비판받을 게 뻔한, 어차피 어떻게 대답해도 코가 꿰는 질문을 받았을 때는 순진하게 정답을 맞춰보려고 할 게 아니라, 프레임을 거부하는 게 현명하다”고 충고했다.
정환희 변호사는 “(문재인 대표는) 백번이고 천번이고 ‘헌재 결과를 미리 예단해서 견해를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만 답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 변호사는 페친의 ‘맞는 말씀이다. 아직 많이 서둘다’라는 댓글에 “게다가 헌재 결정에 승복할지 말지는 아무리 지지율 1위라도 일개 대권후보가 결정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고 답글을 달았다.
정환희 변호사가 1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
이미지 확대보기신종철 기자 sky@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