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삼례 3인조 강도’ 재심 무죄에 사과ㆍ용서 구해 호평

기사입력:2017-02-14 17:49:04
[로이슈 신종철 기자]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억울한 누명을 쓰고 옥살이를 하고 풀려나 17년 만에 재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3인조 삼례 나라슈퍼 강도치사 사건’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는 ‘용서와 화해’의 모습을 보여 호평을 받고 있다.
판사 출신 박범계 의원은 1999년 이 사건 1심 유죄 판결 당시 재판장도 주심판사도 아닌 배석판사여서, 사건기록조차 보지 못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박범계 의원은 당시 사법부 일원이었고, 현재는 사법개혁을 외치는 선량(국회의원)이라는 책임감에 이들을 초대해 “과거의 세월을 돌릴 수는 없지만, 용서해 달라”고 고개를 숙이며, 사과하고 용서를 빌었다.

박범계 의원의 이런 모습에 이 사건 재심 판결을 이끌어 내는데 큰 역할을 했던 박상규 기자는 고마움을 표시했다.

먼저 전주지방법원 제1형사부(재판장 장찬 부장판사)는 작년 10월 28일 강도치사 혐의로 기소된 재심청구인 최대열, 임명선, 강인구씨 등 3명에 대한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은 ‘삼례 3인조 강도’라고 불렸다. 이들은 1999년 2월 전북 완주군 삼례읍 나라슈퍼에 침입해 할머니(76세)의 입을 테이프로 막아 숨지게 한 강도치사 혐의로 기소돼 각 징역 3∼6년을 선고받고 복역을 마쳤다.
이들은 정신지체 장애를 안고 있었다. 이들은 2015년 3월 “경찰의 강압수사 때문에 허위자백을 했다”라며 박준영 재심전문 변호사와 함께 법원에 재심을 신청했다.

그런데 이 사건 진범이 나타나 피해자와 유가족을 만나 사죄했다. 그리고 진범이 스스로 법정에 나가 “내가 진범이다”라고 증언을 했다.

이에 재심 재판부가 최대열, 임명선, 강인구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에게 이 사건 재심을 이끌어 내고, 무죄 판결로 억울한 살인 누명을 벗기까지 박준영 변호사가 진행했다.

박범계 의원과 박준영 변호사

박범계 의원과 박준영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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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심 무죄 판결이 나자 박준영 변호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잘못을 인정하고, 진정한 사과를 해야 할 사람들이 여전히 침묵하고 있다”며 “국민의 대표인 박범계 국회의원, 먼저 솔선수범하십시오! 본인 잘못을 반성 안 하면서 남의 잘못을 이야기하는 것은 모순입니다”라고 사과를 요구했다.
박준영 변호사가 박범계 의원에게 사과를 요구한 것은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박범계 의원은 판사 출신으로 ‘3인조 삼례 나라슈퍼 강도치사 사건’의 1심 재판부 배석판사로 참여했기 때문이다.

박 변호사에 따르면 이 사건을 간략하게 정리하면 이렇다.

장애가 있는 3명(최대열, 임명선, 강인구)이 경찰에 의해 살인범으로 만들었고, 검찰은 경찰 조서도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살인자로 만들었고, 법원의 판사들은 제대로 된 검토도 없이 유죄 판결로 살인범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후 검찰은 진범이 나타났음에도 진범을 풀어주고, 이들 3명을 계속 징역살이 하도록 했다는 게 핵심이다.

그런데 박범계 의원은 2월 14일 재심 무죄 피해자 최대열, 임명선, 강인구씨 등을 자신의 국회의원 사무실로 초대해 사과했다. 이 자리에는 재심 무죄를 이끌어낸 박준영 변호사와 박상규 기자도 함께했다.

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사과의 글과 함께 이들과 찍은 사진을 올렸다.

박범계 의원은 “어떤 이들은 판사직을 천형(天刑, 천벌) 이라고 한다”며 “신이 아닌 인간이, 인간에 대한 생사여탈권이 있어서다”라고 판사의 고충을 털어놨다.

박 의원은 “1999년 소위 몸 배석이라는 기이한 형태로 삼례나라슈퍼사건 판결문에 (박범계) 이름을 올렸다”며 “이름 석 자의 무게보다, 더 무겁게 임명선 최대열 강인구 이분들을 만났다”고 복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이분들께 사과하고 용서를 빌었다”며 “재판에 실질적으로 관여 여부는 문제가 아니다. 저는 (판결 당시) 사법부의 일원이었고 사법개혁을 외치는 선량이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박범계 의원은 “정말로 가슴 아픈 것은, 많게는 6년 가까이 무고하게 감옥살이를 한 것 말고도 또 있다”며 “경찰, 검찰, 법원을 거치면서 이들은 왜 자신의 무고함을 외치지 못했고, 이들을 실질적으로 도와줄 전문가가 없었는가다”라고 안타까워했다.

박 의원은 “늦게나마 이들의 벗이 되어주신 박준영 변호사님, 박상규 기자님께 감사드립니다”고 전했다.

박범계 의원은 또 “진실을 밝히는데 커다란 기여를 하신 그 슈퍼의 아주머니 피해자 최성자님의 눈물을 결코 잊지 못할 것입니다. 부산에서 진범을 보았을 때 털썩 주저앉았다는 그 말씀이 진실입니다”라면서 “미안하고 감사합니다”라고 거듭 사과했다.

이에 대해 박상규 기자는 페이스북에 <박범계 의원님 고맙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박상규 기자는 “오늘(14일) 뜻깊은 일이 있었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삼례 나라슈퍼 3인조 강도치사사건’의 살인 누명을 쓴 ‘3인조’와 피해자에게 사과했다”고 밝혔다.

박 기자는 특히 “박 의원은 ‘삼례 3인조’에게 유죄를 선고한 1심 재판부의 배석판사였다. 재판장, 주심판사에 비하면 책임은 그리 크지 않다. 박 의원은 당시 사건기록도 보지 못했다고 고백했다”며 “그럼에도 박 의원은 삼례 사건 피해자와 3인조를 국회로 초대해 정식으로 사죄했다. 과거의 세월을 돌릴 수는 없지만, 자기를 용서해 달라고 고개를 숙였다”고 전했다.

그는 “박 의원의 사과와 용서 구하기, 한국에서 첫 사례다. 그동안 우리 현대사에서 검찰의 잘못된 기소와 사법부의 오판으로 피해를 본 사람이 많다. 그럼에도 판사, 검사 출신 인사 중 자신들의 실수와 잘못으로 피해를 입은 당사자에게 직접 사과를 한 적은 없었다. 박 의원이 좋은 선례를 남겨 주셨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범계 의원과 박상규 기자

박범계 의원과 박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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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규 기자는 “앞으로 박준영 변호사와 함께 재심 기획을 하고, 끈질기게 보도를 할 때 박 의원의 사례는 저희에게 큰 힘이 될 겁니다. 박 의원의 모습은 사과하지 않는 공권력, 과거 책임자들에게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할 겁니다”라고 말했다.

박 기자는 거듭 “용기를 내주신 박 의원에게 고마운 마음 전합니다. 삼례 사건으로 박 의원을 비판했던 여러 지인들도 관용의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습니다. 화해의 길은 그렇게 열리는 것이니까요”라고 밝혔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이날 페이스북에 “박범계 의원이 참 어려운 결단을 내렸다”고 평가했다.

한 교수는 “엘리트의식이 투철한 우리 사법문화에서 자신의 (판결) 과오를 인정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텐데... 물론 애당초 이런 일은 없었어야 했지만, 그래도 정말 흔치 않는 일이라 아주 약간의 칭찬을 섞어 공유해 본다”며 박상규 기자의 글을 공유했다.

신종철 기자 sky@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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