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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김정범 변호사 “막바지 이른 대통령 탄핵심판 쟁점”진단

기사입력 : 2017.02.21 10:28 (최종수정 2017.02.21 10:29)
[로이슈 외부 법률가 기고 칼럼]

<막바지에 이른 대통령 탄핵심판의 몇 가지 쟁점>

김정범 변호사(법무법인 민우,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김정범 변호사(법무법인 민우,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김정범 변호사(법무법인 민우,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이 마지막을 향해가고 있다. 어떻게든 재판절차를 지연시켜 이정미 권한대행이 퇴임한 후까지 이어가려는 대통령 측과 권한대행의 퇴임 전에 재판을 끝내려는 헌재 측의 치열한 공방도 계속되고 있다. 대통령 측은 출석하지 않는 증인을 계속 소환해야 한다거나 새로운 증인을 신청하는 방식, 그리고 새로운 심판대리인(변호사)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꺼져가는 불씨를 살리려 한다. 여의치 않을 경우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에 직접 출석해서 진술하는 방식으로 탄핵심판을 계속하려 한다. 현재 진행 중인 탄핵심판과 관련해서 몇 가지의 쟁점을 현재의 시점에서 검토하기로 한다.

1. 대통령 측의 탄핵재판 지연전략, 얼마나 가능할까?

재판은 주장을 하면서 증거를 제출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상대방이 공격을 하면 이를 반박하면서 상대방에 대하여 공격을 하고, 다시 반박이 이어지는 공방절차다. 따라서 새로이 주장할 내용이 없거나 제출할 증거가 없으면 결심을 하게 된다. 대통령 측은 새로운 증거를 제출하겠다면서 계속 심리를 하자는 입장이다. 그래야 이정미 재판관의 퇴임 후까지 심리를 이어가고, 결국은 재판부 구성이 비정상적임을 이유로 재판관 구성을 완료할 때까지 심리를 중단하자고도 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재판관이 7명일 경우 심리가 가능하고, 그 중 2명만 탄핵 결정에 반대하면 탄핵이 기각되는 기회를 가질 수도 있다. 재판부 입장에서는 대통령 측의 의중을 충분히 파악하고 있는 것은 물론 따가운 국민여론을 의식해서 마냥 재판을 진행할 수도 없다. 또한 대통령 측에서 계속하여 새로운 증인을 신청하거나, 이미 증인으로 채택되어 출석하지 않고 있는 증인을 소환해달라는 것도 재판지연을 위한 것이어서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새로운 대리인을 추가로 선임하면서 서면을 제출하는 것도 궁극적으로는 재판을 조금이라도 지연시켜볼 요량이다. 그러나 대통령 측에서 요구하는 증인신문이 이미 다른 증인을 통해서 어느 정도 사실관계가 확인되었다면 굳이 무리해서 증인신문절차를 이어갈 이유가 없다. 이 경우에는 대통령 측이 증인신문을 통해서 어떠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자 하는 것인지 분명히 밝혀야 하고, 다른 증인의 증언에 의해서는 그 확인이 불가능함을 설명해야 한다. 지금 재판부에서 결심을 예고하면서 대통령 측을 압박하는 것은 단순히 이정미 재판관의 임기가 끝나가기 때문이 아니라 대통령 측에서 주장하는 증인신문 등에서 새로운 증언 내용이 나올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그만큼 대통령 측의 주장이 궁색한 까닭이다. 따라서 헌법재판소가 예고한 일정에 따라 재판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2.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심판에 나와서 일방적으로 진술하는 것이 허용될까?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이 헌법재판소의 심판정에 나와서 의견을 진술하겠다면서 진술 기회를 달라고 할 수 있다. 두 가지 이유다. 하나는 새로운 날짜를 잡음으로써 재판을 지연시키려는 의도고, 또 다른 하나는 자신이 지금까지 재판정에서 논의되었던 불리한 진술들에 대하여 항변하는 기회를 갖고 재판관들을 직접 설득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재판정은 기자회견장이 아니다. 혼자 하고 싶은 말을 하고 떠난다면 재판이 아니다. 따라서 대통령이 재판정에 나와서 진술 또는 의견표명을 한다면 당연히 상대방에게 반대 신문할 기회를 줘야 한다. 재판부도 필요하거나 궁금한 사항에 대해서는 보충적으로 심문할 수 있게 된다. 재판의 기본적인 원칙이다. 상대방에게 반대신문을 허용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진술을 끝내는 재판이 도대체 어떻게 허용된다는 말인가? 재판을 받는 대통령은 일반 국민과 똑같아야 한다. 재판 절차에서까지 특권이 허용될 수는 없다. 그게 대한민국 국법질서의 기본이다. 대통령 측 대리인은 대통령이 신문을 받는 것이 국가 품격을 위해서 바람직하겠냐고 반문하지만 대통령도 재판에서는 예외가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야말로 민주국가의 진정한 품격을 유지하는 길이다. 뿐만 아니라 대통령의 진술 기회를 늦게 잡을 경우에는 재판부가 재판지휘권을 발동해서 빠른 시일 내에 출석하도록 요구할 수도 있다. 결국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이 출석하여 진술하는 것이 생각한 것만큼 재판을 지연시키는 효과도 없고, 또한 직접 출석할 경우 상대방의 반대신문은 물론 재판부의 보충신문이 부담스러울 것이므로 출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3. 이정미 재판관의 퇴임 후 7인 재판관으로 진행하면 어떤 문제가 있는가?

이정미 재판관이 2017. 3. 13. 퇴임하면 그 다음날부터 헌법재판소는 7인의 재판관이 재판을 진행한다. 재판부는 재판관 7명 이상의 출석으로 사건을 심리하므로(헌법재소법 제23조 제1항) 최소한 7인의 재판관이 있어야 하는 것은 최소한의 요건이다. 그러므로 1인의 재판관이라도 재판을 거부한다면 더 이상 탄핵심판을 진행할 수 없다. 또한 탄핵심판의 경우 6인 이상이 찬성해야 탄핵결정이 되는 것이므로 2명의 재판관만 반대해도 탄핵심판은 기각된다. 대통령 측이 이정미 재판관의 퇴임 이후로 재판을 미루려는 의도다. 물론 이정미 재판관의 경우 대법원장이 지명해서 대통령이 임명하였으므로(헌법재판소법 제6조 제1항), 다시 대법원장이 후임 재판관을 지명하고 대통령 권한대행이 임명하면 된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헌법재판관은 헌법기관이므로 민주적 정당성을 가진 대통령이 임명하는 형식을 취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대통령 권한대행은 국민이 직접 선출한 자가 아니므로 민주적 정당성이 확보되지 않는다.

4. 이정미 재판관의 퇴임 후 선고가 이루어지면 탄핵재판의 결정문은 재판관 7인만의 이름이 들어가는가?

이정미 재판관이 퇴임한 후에도 탄핵심판이 진행되어 결심이 이루어진다면 당연히 이정미 재판관은 탄핵결정문에 이름을 올릴 수 없다. 왜냐하면 퇴임 후에 이루어진 재판절차에 관여하지 않아서 새로운 주장이나 증거에 대해서 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정미 재판관이 퇴임하기 전에 결심이 이루어지고 평의까지 끝났다면 퇴임 후 선고가 이루어지더라도 이정미 재판관은 탄핵결정문에 자신의 이름을 올릴 수 있다. 다만 판결선고시에 재판관이 아니므로 날인을 하지 못하게 된다. 이 경우 ‘ 퇴임으로 서명날인 불능’이라고 쓰게 된다. 비록 판결선고시에 퇴임으로 인해 재판관 자격은 없지만 이미 결심단계까지 재판에 관여해서 재판상황을 지켜봤고, 모든 주장과 증거를 경험하였으므로 판단을 하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게 된다. 그리고 퇴임 전 평의(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이 참석해 사건 심리에 필요한 절차를 논의하고 의견을 교환하는 회의로 결정문 초안을 작성하기에 필요한 절차를 논의하고 의견을 주고받는 회의를 말함)에도 참여하였으므로 탄핵여부에 대하여 자신의 의견을 밝히는데 아무런 장애요소가 없게 된다.

5.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절차와 비교해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재판이 늦어지고 있는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2004헌나1)은 2004. 3. 2. 접수해서 2004. 4. 30. 결심을 한 다음 2004. 5. 14. 판결선고를 했다. 변론절차를 7차례 가졌다. 사건을 접수해서 판결을 선고하는데 74일 걸린 셈이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2016헌나1)의 경우 2016. 12. 9. 사건을 접수해서 현재까지 14차례의 변론절차를 가졌고, 앞으로 2회 변론절차가 더 남아 있다. 이정미 재판관의 퇴임 이전에 탄핵심판에 대한 결정을 내리려는 헌법재판소의 태도를 졸속재판이라고 비난할 수 있을까? 단순히 비교하더라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이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에 비해서 훨씬 많은 시간을 들여서 진행되고 있다. 제출된 자료나 증인들의 규모에서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다만 노무현 대통령 탄핵심판의 경우에는 재판이 공전되는 경우가 거의 없었고,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의 경우 재판이 공전되는 경우가 자주 있었다. 그러나 대통령의 이익을 위해서 증언해야 하는 사람들이 재판정에 출석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헌법재판소를 탓할 이유가 되지 못한다. 어떻든 재판의 진행과정이나 재판의 성숙도 등으로 미뤄봤을 때 이정미 재판관 퇴임 전에 판결을 선고하려는 헌법재판소의 태도를 나무랄 이유는 없어 보인다.

6. 탄핵결정 여부에 대한 전망은?

기본적으로 법관들은 범죄행위를 용납하지 못하는 태도를 갖는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사유는 대부분 범죄행위와 관련되는 것들이다. 자신이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여러 가지 상황으로 비춰봤을 때 그대로 믿기는 어려워 보인다. 보수세력은 고영태의 자작극이라고 강변하지만 아무런 지위나 권한도 없는 고영태가 국정을 어떻게 농단할 수 있었겠는가? 아무리 선의로 해석을 하더라도 고영태 위에는 최순실이 있었고, 그 윗선에는 대통령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더욱이 대통령에게는 막대한 권한과 능력을 가진 보좌진들이 포진하고 있다. 도대체 고영태 혼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일들이다. 이번 국정농단 사건은 아무리 발버둥 쳐도 박근혜 대통령이 관여하지 않고 벌어질 수 없는 중대 사안이다. 언론보도를 통해서 처음 사건이 보도된 후에는 그 심각성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은 물론 친박세력 마저도 반성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러다가 태극기 집회에 조금씩 사람들이 늘어나자 표변해서 아무런 잘못도 없는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국회 청문회, 특검의 수사진행 상황, 헌법재판 탄핵심판 과정에서 드러난 여러 가지 진술과 증거들에 의할 경우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의 책임을 벗어나기 어려워 보이고, 따라서 탄핵결정은 만장일치, 또는 압도적인 통과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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