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사업추진 과정에 대해 설명해 달라.
=우리 구역은 지난 7년간 사업이 답보상태에 있었다. 우리 구역뿐 아니라 성수지구 전체가 그랬다. 심지어 우리 구역은 더 이상 추진위 사무실을 운영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르러 폐쇄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대다수 주민들은 여전히 사업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러다가 지난해부터 4지구가 앞장서 사업을 다시 추진했고 그 영향으로 우리 구역 주민들도 마음을 하나로 모으기 시작했다. 이후 지난해 6월 주민총회에서 기존에 총무였던 저를 위원장으로 선출해줬고 이를 계기로 사업을 재개할 수 있었다.
◆조합설립 단계에 돌입했다고 들었는데.
=사업재개를 선언했을 당시 저의 목표는 오로지 사업을 빠르게 정상화시켜 하루빨리 조합을 설립하는 것이었다. 우선 지난해 말 설계자를 선정하고 건축계획에 대한 큰 틀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후 정비업체인 남제씨앤디와 조합정관안 작성, 개략적인 사업시행계획서 수립, 추정분담금 산출 등의 업무를 진행했다. 남제씨앤디의 송승곤 대표와는 일주일에 3~4번씩 회의를 가졌다. 그동안 사업이 지지부진한 탓에 용역비도 제대로 지급하지 못했는데 발 벗고 나서 지원해 준 송 대표에게 감사드린다. 그 결과 이달 초 추진위회의에서 모든 사안들을 심의한 후 조합설립 동의서 징구절차를 본격화할 수 있었다. 앞으로 동의율 75%를 달성해 올해 안에 창립총회 개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동시에 건축심의 절차도 준비하겠다. 최종 목표는 내년 말까지 관리처분인가를 받는 것이다.
◆추정분담금을 공개했는데 사업성은 어느 정돈가.
=우선 건축계획에 따르면 전체 건립 예정가구수는 1852가구다. 이 중 조합원분양분은 856가구, 일반분양분은 681가구, 임대주택은 315가구다. 이를 토대로 추정비례율을 산출한 결과 106.62%가 나왔다. 일반분양가는 3.3㎡당 2700만원으로 책정하고 조합원분양가는 일반분양가의 80% 수준으로 정했다. 특히 일반분양가의 경우 주변 시세를 반영해 보수적으로 적용했다. 나중에 실제 분양할 시점에서는 강 건너 강남지역 재건축단지들 수준인 3500만원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면 사업성은 더욱 높아지게 된다. 특히 성수지구는 서울에서 유일하게 최고 50층이 허용된 곳이기 때문에 향후에는 강남을 능가하는 서울의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나아가 이를 통한 프리미엄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위원장으로서의 하루 일과가 궁금한데.
=특별히 대관업무나 회의가 있지 않는 이상 무조건 주민들을 만나기 위해 사무실 밖을 나선다. 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하려면 주민들과의 스킨십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도 마찬가지다. 특히 현재는 주민들의 이해를 도와 동의서를 징구해야하기 때문에 더욱더 주민들과 함께하려고 한다. 또 아무리 추진위 사무실이 열려 있다고 해도 찾는 사람은 일부에 불과하다. 그래서 OS(홍보요원) 없이 직접 동의서를 받으러 다닌다. 제 노트에는 주민들의 이름과 연락처가 빼곡하다. 주민들을 만나고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를 반드시 노트에 기록한다. 그러고 나면 하루를 되짚어 본 후 일과를 마친다.
◆타 구역에 비해 사업단계가 뒤처진 감이 있는데.
=크게 개의치 않는다. 가장 먼저 앞서가는 것도 좋지만 시행착오를 겪지 않는 게 더 중요하다고 본다. 타 구역들이 겪는 시행착오를 모니터링해서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 그리고 조합을 설립하고 나면 관업무가 주기 때문에 너무 뒤처지지 않고 지금처럼 밸런스를 맞춰 간다면 나중에는 4개 지구 모두 비슷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현재 서울시 내에서 최고 50층을 지을 수 있는 곳은 성수지구 뿐이다. 서울시가 이를 저지하기 위해 시시탐탐 노리고 있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 사업추진 의지를 보여준다면 서울시도 더 이상 막기 어려울 것이다. 또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각종 규제를 가하고 있지만 분양시장은 여전히 호황이다. 이러한 기회를 살려 신속하게 사업을 진행한다면 반드시 좋은 성과가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 또 주민 모두가 주인의식을 갖고 함께 힘을 모아주길 바란다.
최영록 기자 rok@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