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다 A씨는 같은해 12월 16일 오후 5시경 남편의 성관계 요구로 함께 누워 있던 중 별다른 이유 없이 남편이 베개 밑에 미리 놓아둔 흉기를 꺼내 아내 A씨의 허벅지 안쪽부위를 찌르자, A씨는 놀라 침대에서 내려와 소리치며 격분해 흉기를 빼앗아 남편을 15차례 찔렀다.
A씨는 남편이 심한 상처를 입고 피를 흘리는 것을 보고 겁을 먹고 놀라 도망쳤다.
남편 B씨는 사건 직후 아파트 14층에서 1층 화단으로 투신해 그 자리에서 사망했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결과 실질장기의 파열 등이 주된 사인으로 판단돼 아내가 가한 상해가 직접적인 사망의 원인이 되지는 않았다.
결국 아내 B씨는 살인 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의정부지법 제13형사부(재판장 안종화 부장판사)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하고 24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했다고 29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해 “살인의 미필적 고의를 가지고 있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고 피해자를 공격한 횟수도 15회에 달하는 점 등을 종합 하면, 당시 피고인의 행위는 피해자로부터의 부당한 공격을 방위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피해자를 공격할 의사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배척했다.
이어 “피고인이 칼로 피해자를 찌르거나 베어 살해하려다가 미수에 그친 것으로 범행의 방법, 결과 및 위험성 등에 비추어 그 죄질이 중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범행의 경위에 일부 참작할 만한 정상이 있는 점, 피고인도 평생 마음의 짐을 진 채 고통스럽게 살아갈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의 유족이자 피고인의 가족들이 피고인의 처벌을 바라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의 선처를 간곡히 탄원하고 있는 점, 피고인에게 자격정지형 이상의 중대한 형사 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의 일부 참작할 만한 정상도 있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