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스 활동가들이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신고리 5, 6호기 건설취소’, ‘대한민국 단계적 탈핵의 시작’이라고 쓰인 배너를 들어보이고 있다.
이미지 확대보기지난 2015년 10월, 그린피스 활동가 5명은 신고리 5, 6호기 추가 건설 계획의 철회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해상을 통해 울산시 울주군 고리 원전 부지 경계인 이중 철조망 앞에 당도한 후 “인자 원전 고마 지라, 쫌!”이라고 쓰인 현수막을 펼쳤다. 시위는 약 40분간 평화적으로 진행됐고 시위가 끝나자 활동가들은 자진해산했다.
검찰은 지난해 3월 이들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대한 법률 위반 및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활동가 측은 시위의 목적이 정당했고 방식이 평화적이었으며 공익을 위한 행동이었다는 점을 들어 검찰기소 사항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행위는 장점과 단점이 있을 수밖에 없는 원자력 발전에 대한 무분별한 비판이 아닌 상당한 근거와 대안을 갖고 표현한 것”이라며 폭처법 위반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집시법 위반혐의에 대해서는 각 100만 원의 벌금형을 내렸다. 항소심 재판부가 1심 결과를 그대로 인용한 데 이어 대법원 또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그린피스 장다울 선임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시민 활동가의 용기 있는 행동이 신고리 5, 6호기 건설의 위험성을 사회적으로 공론화시켰다”며 “많은 시민들이 탈핵 에너지 전환 정책을 요구하게 된 중요한 계기”라고 말했다.
신고리 5, 6호기 건설은 지난해 6월 23일 원자력안전위원회의 허가를 받았다. 최근 새 정부는 신고리 5, 6호기의 건설을 잠정 중단하고 사회적 공론화 과정을 통해 백지화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장 캠페이너는 “새 정부가 탈핵 에너지 전환을 선언하고 사회적 공론화를 통해 신고리 5, 6호기의 백지화를 결정하기로 한 만큼, 시민들이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이라 기대한다”고 했다.
한편 그린피스와 시민 559명으로 구성된 ‘560 국민소송단’은 신고리 5, 6호기 건설허가의 내용 및 절차가 위법하다며 지난해 9월 12일 ‘신고리 5, 6호기 건설허가 취소 소송’을 제기했으며 지난달 29일 첫 재판을 진행했다.
전용모 기자 sisalaw@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