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망제조용 섬유롤.(제공=부산경찰청)
이미지 확대보기또 업무상과실치사,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함께 기소된 직원들인 피고인 B, C, D에게는 각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피고인 A는 부산 영도구에서 어망 등의 제조·도매업을 목적으로 하는 F사의 사업주로 사업을 총괄하며 원자재의 수입, 운반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피고인 B은 2020. 1.경부터, 피고인 C은 2023. 2. 6.경부터, 피고인 D은 2023. 2. 9.경부터 각각 위 F사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로 피고인 A의 지휘를 받아 피고인 A의 업무를 보조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피고인들은 2023년 4월 28일 오전 7시 50분경부터 오전 8시 20분경까지 부산 영도구 도로에 주차된 컨테이너 운송트레일러에서, F사에서 사용하는 어망제조용 섬유롤을 하역하는 작업을 하면서, 피고인 A은 사업주로서 작업을 총괄하며 건설기계조종사 면허없이 지게차를 직접 조종해 섬유롤을 하역하고, 나머지 피고인 3명은 그 하역 작업의 보조자 역할을 하게 됐다.
그곳은 초등학교에서부터 반경 약 500m 내에 위치한 어린이보호구역으로 경사도 약 2~4°의 언덕길이고, 어망제조용 섬유롤은 각각 1톤 이상의 원통형 물건이며, 당시 인근 보도에는 다수의 학생들이 등교하기 위해 보행하고 있었다.
피고인 A는 작업순서 및 그 순서마다의 작업방법을 정하지 않고, 건설기계면허 없이 지게차를 운전하며 이를 정확하게 조작하지 못한 과실로, 같은 날 오전 8시 20분경 지게차에 적재하여 하역 중이던 약 1,709kg 상당의 섬유롤을 차도와 보도의 경계에 떨어뜨리고, 이를 다시 지게차의 포크에 적재하려고 하던 중 지게차 조작 미숙으로 섬유롤을 언덕길 아래로 굴러가게 했다.
나머지 피고인 3명은 작업보조자로서 이를 확인하고 올바른 방법으로 다시 적재할 것을 신호하지 않아 피고인 A가 지게차에서 섬유롤을 떨어뜨리도록 방치하고, 적절한 구름멈춤대, 쐐기 등을 이용하지 않음으로써 섬유롤이 언덕길 아래로 굴러가는 것을 방지하지 못했다.
피고인들의 위와 같은 업무상 과실로 위 섬유롤이 위 장소에서 약 163m 정도 떨어진 부산 영도구 J 앞 보도까지 굴러가면서 같은 날 오전 8시 22분경 그곳을 걸어가고 있던 피해자 K(8·여, 초등학교 3학년)를 역과하고, 피해자 L(6·여, 초등학교 1학년) 및 피해자 M(30대·여, 학부모)의 팔 부위 등을 충격하고, 계속하여 피해자 N(8·여, I초등학교 3학년), 피해자 O(8·여, 초등학교 3학년)에게 굴러가면서 피해자 N, 피해자 O으로 하여금 급박하게 위 섬유롤을 피하게 했다.
결국 피고인들은 공동하여 위와 같은 업무상 과실로 피해자 K를 같은 날 오전 8시 50분경 부산 서구 한 병원에서 ‘외상성 혈액가슴’으로 사망하게 하고, 피해자 L에게 약 1개월간의 치료를 요하는 ‘급성 스트레스 반응’ 및 약 3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손목 및 손의 기타 부분의 타박상’ 등의 상해를, 피해자 M에게 약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우측 전완부 좌상 및 피하 출혈 찰과상’ 등의 상해를, 피해자 N에게 약 2개월간의 치료를 요하는 ‘급성 스트레스 반응’의 상해를, 피해자 O에게 약 1개월간의 치료를 요하는 ‘급성 스트레스 반응’의 상해를 각각 입게 했다.
1심 단독재판부는 "피고인들의 업무상과실로 인해 다수의 피해자가 사상에 이르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발생해 피고인들의 죄책이 무거운 점, 특히 면허를 받지 않고 지게차를 운전하며 섬유롤 하역작업을 하던 피고인 A의 업무상 주의의무위반 정도는 매우 중한 점, 피고인들읜 피해자 K의 유족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했고 어린자녀를 잃은 피해자 가족이 이 법정에 출석해 극심한 고통과 상실감을 호소하기도 한 점을 보면 피고인들에게 그 죄책에 상응하는 처벌을 부과함으로써 더 이상 이와 같은 범행이 반복되지 않도록 할 필요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피고인들이 잘못을 인정하고 있는 점, 피고인 A는 피해자 M, L, N, O과 합의하고, 피해자 K를 위하여 1억 5000만 원을 형사공탁한 점, 피고인 B, C는 피해자 L, M, O과 합의한 점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