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전용모 기자] 지난 2월 부산 사하구의 한 음식점에서는 튀김기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990만원의 재산 피해를 내고 20분만에 진화된 사건이 있었다. 종업원 등이 대피해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식용유 화재 시 진화를 시도하다 오히려 화상을 입는 경우가 빈번하다.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3년 11월 19일까지 전국 식품 화재 6770건 중 일반 음식물화재는 4508건(66%)을 차지하면서도 인명피해가 80건, 재산피해는 28억원에 달하는 반면, 튀김유 화재는 1578건(23%)을 차지하고, 총 486억원의 재산피해와 181건의 인명피해를 냈다. 튀김유 화재는 음식물 화재에 비해 낮은 빈도에도 불구하고 재산피해는 17배, 인명피해는 2.2배 더 컸다.
소방청도 주방화재의 위험성을 인식하여 2017년 이후 소방청 고시(당시 「소화기구 및 자동소화장치의 화재안전성능기준(NFSC 101)」)를 개정하여 음식점 등의 주방에 K급 소화기 1대를 의무적으로 비치하도록 하였다.
그렇다면 식용유 화재의 위험성에 대한 국민들의 의식은 어떨까? 한 논문(「영세 치킨 음식점의 식용유 화재 위험의 인식에 관한 연구」,임우현, 2020, 석사학위논문, 한국기술교육대학교)에 따르면, 식용유 취급 치킨음식점 160개소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ABC급 소화기는 100% 보유하고 있으나, K급 소화기 보유율은 2%에 그쳤다. 그러나 소방청 화재실험 결과, 대부분의 사람들이 ‘소화기’로 알고있는 ‘ABC 분말소화기’는 식용유 화재 시 효과가 미미하다.
위 연구 결과에 영감을 받아 사하소방서에서는 사하구 인근 76명의 시민들을 대상으로 식용유 화재 인식에 관한 간이설문조사를 진행하였다. 설문조사는 ‘가정에서 식용유 화재 시 어떻게 불을 끄는 게 가장 효과적인가’(복수응답 가능)와 ‘ABC급 소화기와 K급 소화기의 차이점에 대해 알고 있는지’에 대해 객관식 질문을 통해 응답자의 인식을 확인하였다.
설문조사 결과, 다행히도 가장 위험한 행위인 ‘물붓기’를 선택한 비율은 전체 응답수 대비 거의 0%에 수렴했다. 식용유 화재 시 물을 부을 경우, 화재면이 급속히 확대되어 화상을 입을 우려가 있다. 대부분의 응답자들은 ▲ ‘뚜껑 덮기’(30%)나 ▲ ‘젖은 수건으로 덮기’(20%)를 선택하였다. 소화기를 선택한 비율은 ▲ ‘분말소화기’로 끈다는 응답 비율은 22%, ▲ ‘강화액 소화기’로 끈다는 응답 비율은 11%였다.
ABC급 분말소화기와 K급(강화액) 소화기의 차이점에 대해서는 ▲ ‘전혀 모른다’(35명) 나 ▲ ‘들어본 것 같다’(25명)에 답하여 잘 모른다는 응답자 비율은 78%로 소화기 적응성에 대한 인식은 앞선 연구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 ‘설명할 수 있다’(5명)와 ‘알고 있다’(11명)에 답변한 비율은 26%에 그쳤다.
K급(강화액)소화기는 식용유 화재에 적응성이 있으며, 3~5m 정도의 거리에서 분사하면 되기 때문에 화상의 위험도 낮출 수 있고, 안전하게 대응할 수 있다. 일반화재(A,B급)에도 적응성이 있기 때문에 적은 비용으로 일반화재까지 예방하는 큰 효과를 낼 수 있다. 각 가정에서는 ABC분말 소화기와 함께 스프레이형 강화액 소화기를 구비하면 공간이나 비용적인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식용유 화재는 발생 시 큰 재산‧인명피해를 입히는 만큼, 식용유를 많이 사용하는, 음식점이나 가정에서는 K급 소화기에 대해서 반드시 알고 있을 것을 국민들께 간곡히 당부드린다. 사하소방서에서도 국민들의 인식의 공백을 채우는 방향으로 예방 및 교육 활동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부산사하소방서 홍보교육계 소방사 임종철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기고]일반화재 진압에도 사용할 수 있는 K급 소화기를 아시나요?
기사입력:2023-11-29 17:4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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