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 전경. (사진=연합뉴스)
이미지 확대보기서울고등법원 제7형사부 지난 1월 26일, 이같이 선고했다.
사안 개요는 피해자는 A회사의 전 경영자로 A회사에 대한 배임죄로 기소되어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피해자는 A회사의 경영권을 인수한 피고인과, 형사사건 합의의 대가로 피해자가 A회사 발행의 전환사채 30억 원을 인수하기로 했다.
법률적 쟁점은 피해자가 지급한 30억 원이 목적과 용도를 정하여 위탁한 돈으로서 그 소유권이 피해자에게 유보되어 있어 횡령죄가 성립하는지 여부다.
법원의 판단은 횡령죄가 성립하려면 재물의 보관자와 재물의 소유자 사이에 위탁신임관계가 존재해야 하고, 이를 인정하려면 타인의 재산관리에 관한 사무를 대행하는 경우와 같이 당사자 관계의 전형적·본질적 내용이 통상의 계약에서 이익대립관계를 넘어서 그들 사이의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타인의 재산을 보호하거나 관리하는 데 있어야 함. 타인의 재산을 보호, 관리하는 것이 전형적·본질적 내용이 아닌 통상의 계약관계에서 배임죄나 횡령죄의 성립을 인정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목적과 용도를 정하여 위탁한 금전은 정해진 목적, 용도에 사용할 때까지 소유권이 위탁자에게 유보되어 수탁자가 임의 소비하면 횡령죄를 구성함. 그런데 판례상 횡령죄 성립이 긍정된 사안은 수탁자가 위탁자의 제3자에 대한 채무 변제, 대금 납부 등을 위탁받거나 수탁자가 위탁자를 위하여 제3자로부터 물건을 매수하는 등 위탁자를 위하여 혹은 위탁자를 대행하여 위탁받은 돈을 제3자에게 지급하는 등으로 소비해야 하는 경다.
이에 법원은 이 사건에서 A회사(경영자인 피고인)는 피해자에 대해 쌍무계약에서 반대급부(전환사채 교부 의무)를 부담할 뿐 피고인이 피해자를 위해 30억 원을 타에 지급하거나 피해자를 대행하여 제3자로부터 무엇을 매수하는 등 재산관리에 관한 사무를 처리하는 관계에 있지 않고, 달리 30억 원의 소유권이 피해자에게 유보되었다는 특별한 사정을 인정하기도 어렵다며 원심파기(쟁점부분 무죄) 유죄 판결을 내렸다.
김도현 로이슈(lawissue) 인턴 기자 ronaldo076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