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사 하는 이종석 헌법재판소장.(사진=연합뉴스)
이미지 확대보기이 소장은 짧은 임기에도 불구하고 유류분 사건과 기후 소송, 검사 탄핵 등 굵직한 사건들을 여럿 처리해 주목받았고 제도 개선을 통해 재판 지연을 일부 해소하는 성과도 냈다.
하지만 임명 절차가 지연되면서 전임 유남석 소장과 마찬가지로 후임자 없이 헌재를 떠나게 됐다.
헌법재판소법에 따른 재판관의 임기는 6년인데, 재판소장은 재판관 중에서 정하게 되어 있어 재판관 임기가 종료되면 소장직에서도 물러나게 된다.
이 소장도 재판관으로서는 6년을 채웠지만 그중 소장으로 일한 기간은 322일에 불과한데 이는 300일간 재임한 이진성 전 소장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임기가 짧다.
취임 직후 이 소장은 미제 사건, 특히 오랫동안 방치된 사건들을 우선해 처리하도록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기후 소송'에 대해 2차례 공개 변론을 연 뒤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부실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결정도 아시아 최초로 지난 8월 내놨다.
두 사건 모두 2020년부터 헌재에 걸려있던 주요 장기 미제 사건이었다.
지난해 연이어 접수된 검사 탄핵 3건 중 2건(안동완·이정섭 검사)을 기각하면서 검사 탄핵의 요건 등에 관한 선례를 마련하기도 했고 이밖에 친족상도례나 태아 성감별 금지법 등 현대사회에 맞지 않는 옛 관습들도 이 소장 체제 아래서 위헌·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았다.
헌재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됐던 재판 지연도 일부 해소하는 성과를 냈다.
사건이 본안 판단을 받지 못하고 각하되는 비율도 크게 낮아졌다.
이 소장도 이날 퇴임사에서 "헌법재판소의 현재 상황은 위기 상황"이라며 아쉬움을 전했다.
김도현 로이슈(lawissue) 인턴 기자 ronaldo076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