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의이혼은 양측의 합의로 이혼이 이루어지는 방식이다. 양육권, 재산분할 등 주요 쟁점에 대해 합의가 되면, 일정 기간의 숙려 후 이혼이 확정된다. 이 과정은 재판상 이혼보다 빠르고 간편하지만, 재산분할에 대한 갈등이 생기면 문제가 될 수 있다. 협의이혼 후 재산분할에 대한 합의가 이행되지 않으면 법적 강제력이 부족해 갈등을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재산분할 심판청구를 통해 법원의 판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민법 제839조의2에 따르면, 이혼을 한 부부는 서로 협력하여 이룩한 재산을 분할할 수 있다. 이 재산이 바로 재산분할의 대상이 된다. 혼인 중에 취득한 예금, 주식 등 공동재산은 기여도에 따라 분할되지만, 혼인 전부터 보유했던 재산이나 상속·증여받은 재산, 즉 특유재산은 원칙적으로 분할되지 않는다. 그러나 특유재산에 대해 한 배우자가 재산의 유지나 증식에 기여한 경우, 일부 분할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혼인 전 보유한 아파트의 대출금을 함께 갚았거나, 증여받은 상가건물의 관리를 도맡았다면 기여도가 인정되어 분할될 수 있다.
또한 특유재산은 원칙적으로 분할되지 않지만, 혼인 기간이 길어질수록 특유재산의 유지나 증식에 기여한 부분이 커질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법원은 혼인 기간 등을 고려하여 분할을 결정한다.
재산분할심판청구는 당사자가 법원에 신청하면, 법원이 재산 형성 과정과 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분할 비율을 결정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증거 자료이다. 법원은 감정이나 주장을 바탕으로 결정을 내리지 않으며, 구체적인 증거를 토대로 사실관계를 판단한다. 따라서 충분한 증거를 준비하지 않으면 불리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공정하고 합리적인 재산분할을 받고 싶다면, 기여도를 명확히 하고 필요한 증거를 준비해야 한다.
더불어 재산분할심판청구는 협의이혼이 완료된 후, 이혼 신고일로부터 2년 이내에 신청할 수 있으므로 이 기간이 지나기 전에 반드시 제기하여야 한다.
로엘법무법인의 이태호 이혼전문변호사는 "협의이혼을 진행한 뒤 재산분할 문제에서 갈등이 생길 경우, 재산분할 심판청구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재산분할심판청구를 신청한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마법처럼 해결되지는 않는다. 자신에게 유리한 결과를 얻고 싶다면 자신의 기여도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를 제대로 준비해 활용해야 한다. 재산분할청구권을 잘 이해하고 있는 법률 전문가의 조력을 구해 철저히 대비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진가영 로이슈(lawissue) 기자 news@lawissu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