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수원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이동훈 부장판사)는 최근 감독의 지위를 이용해 학부모로부터 돈을 뜯어내고, 운동선수를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고축구부 감독 A(50)씨에 대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성폭력치료 수강 40시간과 신상정보공개 2년을 명령한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범죄사실에 따르면 경기 모 고교 여자축구부 감독인 A씨는 2005년 12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학부모 8명에게 대학교와 실업팀 여자축구부 감독들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대학진학 등을 빌미로 1400만 원을 뜯어낸 혐의(공갈)를 받았다.

검찰은 A씨가 “나에게 협조하지 않거나 도움을 주지 않으면 그 학부모의 학생은 대학교나 실업팀에서 선수 생활을 하더라도 내가 소속 감독들에게 이야기를 해 운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애 병신 만들기 쉽다”는 등의 말을 해 학부모들로 하여금 자신의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피해자들의 딸이 향후 대학 진학이나 선수 생활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을 조성했다고 전했다.
A씨는 또 2008년 12월 축구부 선수들의 제주도 동계훈련비 명목으로 보관하던 300만 원을 경마장에서 마권구입에 사용하는 등 개인 용도로 임의로 사용한 것을 비롯해 2010년 12월까지 총 10회에 걸쳐 축구부 동계훈련비와 대회참가비 등의 명목으로 받은 3384만 원을 임의로 사용해 업무상 횡령한 혐의도 포함됐다.

뿐만 아니라 A씨는 작년 3월 축구대회를 마친 축구부 3학년 B(17,여)양을 불러 2회에 걸쳐 입술에 강제로 입을 맞춘 혐의(강제추행)도 받았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여자축구부 감독의 지위를 이용해 학부모들로부터 금원을 갈취하고, 학부모들로부터 받은 동계훈련비, 대회출전비 명목의 금원을 임의로 사용해 이를 횡령했으며, 청소년인 피해자를 두 차례에 걸쳐 강제추행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이 축구부 감독으로서 학생들의 교육을 담당하는 지위에 있음에도 이를 망각한 채 청소년인 피해자를 강제추행하고, 체육계에서의 영향력을 과시하며 대학진학을 핑계로 학부모들로부터 돈을 갈취하는 등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 사건으로 인해 피해자가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을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고 있는 점, 갈취 및 횡령으로 인한 피해금액이 적지 않음에도 피해회복이 이뤄지지 않았고, 피해자들이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고 있는 점, 피고인은 자신의 범행을 대부분 부인하면서 반성하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피고인이 초범인 점, 공갈 피해자들에 대해 300만 원, 업무상횡령 피해자에 대해 1000만 원을 공탁한 점, 추행의 정도가 비교적 경미한 점 등을 참작해 형량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