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김용판 무죄라니…법조인인 게 부끄럽다” 멘붕

판사 출신 박범계, 검사 출신 백혜련, 이재화, 송호창, 진선미 변호사, 박영선 법사위원장 등 기사입력:2014-02-06 15:36:38
[로이슈=신종철 기자] 2012년 대선 직전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를 축소ㆍ은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무죄를 선고받자, 법조인들은 “김용판이 무죄라니”, “법조인인 게 부끄럽다”, “망연자실”, “민주주의 죽었다”라는 등 ‘멘붕’에 빠졌다.

서울중앙지법 제21형사부(재판장 이범균 부장판사)는 6일 공직선거법, 경찰공무원법 위반 혐의와 형법상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된 김용판(56) 전 서울경찰청장에게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작년 12월 26일 결심공판에서 김용판 전 청장에 대해 징역 4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실체를 은폐하고 선거에 개입하기 위해 허위의 언론 발표를 함으로써 서울수서경찰서 관계자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다는 의사 또는 제18대 대통령선거에서 특정 후보자가 당선되게 하거나 특정인을 지지하려는 목적 및 분석 결과물 회신을 거부 또는 지연함으로써 서울수서경찰서 관계자들의 정당한 수사권을 방해했거나 그러한 의사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무죄 이유를 설명했다.

▲서울서초동서울법원종합청사

▲서울서초동서울법원종합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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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국민과 소통하는 법조인들의 의견이 쏟아지고 있는데, 먼저 변호사 출신 진선미 민주당 의원이 판결 내용을 전했다.

진선미 의원은 트위터에 “방금 전,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지난 대선 과정에서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의 수사 결과를 은폐ㆍ축소하고, 수사진행을 방해 했다는 혐의에 무죄를 선고 받았다”며 “또한 권은희 전 수사과장의 진술이 신빙성이 떨어진다며 모두 불인정 했다”고 밝혔다.

판사 출신으로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역임하고 민주당 법률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범계 의원은 “이게 무슨 일인가? 김용판이 무죄라니…”라고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며 “법은 상식과 법감정 위에 있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그러면서 “부끄럽다. 내가 법조인이라는 것이”라고 자괴감을 드러냈다.

검사 출신인 백혜련 변호사도 트위터에 “김용판 무죄라니! 김용판 이야말로 원세훈 보다도 선거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친 장본인으로 더욱 죄질 불량하고, 정말 유죄라고 확신했다”며 “망연자실이다. 민주주의는 죽었다”고 개탄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영선 의원도 트위터에 “너무 충격이 커서 한동안 하늘을 바라보았습니다. 김용판 무죄...”라고 말을 잊지 못했다.

박 의원은 “대한민국이 죽어가고 있군요”라고 개탄하며 “권은희 과장 진술이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재판부. 사법부도 유신사법부로...”라고 돌직구를 던졌다.

박영선 의원은 그러면서 “우리는 조국의 숨소리에 느낌 없이 살고 국민들은 속삭일 뿐이라는 스탈린시대의 싯귀가...”라고 적었다.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법위원회 부위원장인 이재화 변호사는 트위터에 “법원이 ‘국정원 댓글수사 허위 발표한 김용판 전 청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마저도 권력에 눈치를 보다니, 말문이 막힌다”고 질타했다.

이 변호사는 “그 많은 물증과 증거가 있는데도, 그 증거들을 믿지 못한다? 증거재판이 아니라 권력재판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변호사 출신 송호창 의원은 트위터에 “은폐! 은폐! 또 은폐! 국가기관이 똘똘 뭉쳐 은폐한 대선개입을 수사하는 게 이렇게 어렵다. 그나마 수사팀까지 다 교체했으니 무죄는 당연한 결과”라고 힐난하며 “대선개입 특검의 필요성은 이번 판결로 명확해졌다”고 특검 목소리를 높였다.

송호창 의원은 안철수 의원의 창당 준비기구인 ‘새정치 추진위원회’에서 소통위원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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