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노드커뮤니케이션즈㈜ 정윤성 액셀러레이팅 그룹장
이미지 확대보기블록체인은 크게 두가지 종류가 있는데 퍼블릭 블록체인은 암호화폐와 분리가 힘들고 프라이빗은 분리가 가능하다. 정부의 블록체인 장려 대책대로라면 퍼블릭 블록체인만 살아남는 구조가 될 것이다. 블록체인을 운영하려면 N명의 서드파티가 참여해야 한다. 이들이 블록체인 트랜잭션을 검증하고 블록 유효성을 검증해야 한다. 온라인으로 설문조사를 할 때 참가독려의 단계가 가장 어렵다. 블록체인도 이와 같다. 퍼블릭 블록체인은 공짜가 아니라는 것이다. 누군가 채굴이라는 작업을 해줘야 트랜잭션이 유효한지 검증할 수 있다. 이때 채굴자에게 주는 인센티브가 암호화폐 토큰이다. 퍼블릭 블록체인은 개방형으로 만든 것이다. 따라서 퍼블릭 블록체인은 확장성이 크고 기존에 없던 새롭고 규모 있는 부가가치를 형성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인센티브의 개념 없이 기존 핵심 네트워크들끼리 네트워크를 유지하기 때문에 암호화폐를 주는 인센티브가 없어도 약속으로 운영이 가능하다. 인터넷 성장 초기와 비견될 정도인 퍼블릭 블록체인은 방치하고, 인트라넷 격인 프라이빗 블록체인만 키우자는 얘기와 같다. 퍼블릭 블록체인을 성장시키려면, 암호화폐를 무조건 규제대상으로 보는 정부 입장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암호화폐 공개를 통한 자금조달 방식인 ICO를 금지하는 것은 과잉규제라는 목소리가 크다. 혁신적인 퍼블릭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투자금을 통해 프로젝트를 활성화시킬 동력을 차단시키는 규제라는 것이다. 최근까지 많이 사용된 토렌트를 예로 들어보자. 토렌트 운영에서의 대표적 문제는 다운로드 후 시딩에 참여하지 않는 유저가 많다는 점이었다. 만약 토렌트 운영 방식에 시딩에 따른 보상프로그램이 존재했다면 엄청난 성장이 있었을 것이다. 이와 같이, 보상 없는 퍼블릭 블록체인은 성장할 수 없다.
블록체인의 진정한 힘은 중앙집중적 데이터 운용방식이 아님에도 신뢰할 수 있다는 점이다. 블록체인 시스템에 미리 규칙이 정의되어 있고 불특정 다수가 참여하고 있다는 것은 누구도 데이터를 마음대로 조작할 수 없는 투명한 시스템이라는 점을 반증하는 요인이다. 블록체인을 조작하려면 최소 51%의 전세계 흩어져 있는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조작에 대한 사전 합의를 이루어야 하는데 이것은 거의 불가능한 작업이기 때문이다.
프라이빗 블록체인에 기록되는 내용은 언제라도 필요에 의해 조작하거나 변조될 가능성이 있지만 퍼블릭 블록체인은 다양한 참여자가 생겨날수록 더욱 신뢰도가 높아진다. 이를 위해 유저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 매력적인 암호화폐 보상시스템이 필요하다. 즉, 블록체인의 신뢰도와 암호화폐 경제학은 이원화 할 수 없는 요소인 것이다.
이러한 분리에 대한 정부의 기조는 근본적으로 암호화폐 개인투자자들의 보호인 측면이 크다. 필자 또한 증권사에서 10년넘게 근무를 해오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열망을 다수 목격해 왔다. 하지만 그 열망의 시기가 지나면 아무리 홍보를 해도 투자에 참여하지 않는다. 예컨대, 2007년 코스피지수가 2,000포인트를 돌파하자 너무나 자연스럽게 개인투자자의 유입이 극도로 늘어났다. 측근의 투자 성공 스토리를 접한 이들 또한 신속하게 증권사로 발걸음을 옮겼다. 심지어 증권 상담창구의 대기번호가 100번을 넘기 일쑤였다. 하지만 이러한 열풍은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시들고 말았다.
2014년 말에는 중국주식 직접투자가 허용되는 후강퉁제도가 발의되면서 투자자들간 중국 투자의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중국주식 관련 도서들이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증권사에서도 중국투자를 희망하는 고객들의 신규유입이 폭주했다. 하지만 이 열품 또한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상해주식시장 급락사태와 함께 사라졌다. 이 때문에 당시 중국 주식에 뛰어든 투자자들은 엄청난 손실을 봐야했다. 그 이후 3년이 지난 지금까지 중국주식 신규 유입은 미비한 수준이다.
작년만 해도 전철을 타면 암호화폐를 모바일을 통해 거래하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었다. 더불어 개인투자자들이 몰려 암호화폐 거래소가 마비되는 사태도 빈번했다. 유튜브에서는 암호화폐 콘텐츠가 넘쳐났다. 하지만 머지않은 현재 그 수는 현저히 줄었다. 그도 그럴 것이 1년만에 암호화폐로 투자금의 90% 이상 손실을 본 계좌들이 넘쳐나기 시작했다. 즉, 신규유입 없는 가두리시장의 형태로 변모했다는 것이다. 암호화폐 거래소의 수수료 무료 이벤트까지 진행될 정도로 시장의 냉기는 심화되고 있다. 바로 지금이 블록체인의 성장성에 무게중심을 둘 때라 제언하는 바이다.
편도욱 기자 toy1000@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