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디오코인 박희재 CEO. 사진=카디오코인
이미지 확대보기요즘 필자가 한국에서 블록체인 관련업에 종사한다고 이야기하면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상대방의 따가운 시선을 느끼게 된다. 그동안 실현 가능성도 수익 구조도 없는 엉터리 ICO프로젝트들이 예견된 실패를 하면서 투자자들에게 큰 손실을 입혔기 때문인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블록체인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은 한국과는 다르게 지금 실리콘밸리는 기술적으로 검증된 블록체인을 활용해 실제 사용 가능한 서비스(Use Case)를 찾으려고 전 세계에서 모인 수재들의 열띤 경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최근 유튜브의 창업자이자 실리콘밸리의 구루(guru)중 한사람인 스티브 첸이 최근 국내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5G와 블록체인은 광대역 인터넷 개발 이후 최고의 기술혁신이며 곧 유튜브 이상의 스타트업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이야기한 것은 실리콘밸리의 블록체인에 대한 검증과 관심을 나타낸다고 생각한다.
수년간 실리콘밸리 소재 액셀러레이터의 임원으로 있었던 필자에게도 많은 이들이 “어떤 산업이 블록체인의 ‘Use Case’로 활용이 높을까요?”라는 질문을 한다. 그때마다 필자는 빅데이터를 필요로 하는 AI 분야, 그 중에서도 헬스케어가 으뜸일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왜 AI 분야인가?
그 이유는 간단하다. AI 분야에서는 컴퓨터를 학습시키기 위한 방대한 양의 고객 데이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컴퓨터가 일정 판단을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래머가 조건식 알고리즘을 만들었지만 AI분야는 AI신경망이 학습을 할 수 있는 방대한 양의 고객 데이터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고객의 데이터를 가장 합리적으로 수집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블록체인의 토큰(코인)인 것이다.
예를 들어 제품을 제안해 주는 큐레이션 AI를 만들어야 한다고 가정해 보자. AI를 학습시키기 위해서 각 세그멘트별 고객들의 소비패턴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어야 하는데 고객은 해당 데이터를 제공하기 위해 추가적인 노력을 할 만한 동기가 없어서 데이터 수집이 어렵다. 하지만 본인의 데이터를 제공해 주는 대가로 합리적인 가치의 토큰을 제공해 주면 충분한 동기가 발생하게 되어 데이터 수집이 가능해진다.
그럼 왜 헬스케어인가?
그 이유 역시 간단하다. 고객이 제공하는 데이터 중에서 가장 가치 있는 데이터가 바로 헬스케어 데이터이기 때문이다. 노인 인구 및 환자 비율의 증가 등의 이유로 의료비용이 기하 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지금과 같은 심각한 문제 상황에서 고객의 건강 상태 및 건강 증진을 위한 노력을 데이터로 활용하면 앞으로 상당한 의료비 절감을 할 수 있다.
실리콘밸리 및 미국의 거대 글로벌 기업들이 헬스케어산업에 진출한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며, 최근 아마존과 워렌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헤서웨이 그리고 J.P. Morgan이 협력하여 ‘Haven’이라는 헬스케어 공룡기업을 만든 사실은 앞으로 상당 기간 헬스케어 산업을 위한 글로벌 기업들의 패권 다툼이 있을 것임을 시사한다.
이런 실리콘밸리의 헬스케어 전쟁터에서 블록체인은 값진 자원인 고객의 헬스케어 데이터를 확보하는 가장 합리적이고 빠른 무기가 될 것임을 필자는 의심하지 않는다.
앞으로 우리나라도 이런 블록체인의 글로벌 추세에 뒤처지지 않도록 정부의 조속한 법제화를 통한 블록체인 산업의 양성화 및 육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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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준보 로이슈(lawissue) 기자 sjb@r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