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서부경찰서 청문감사실 경장 신병철.
이미지 확대보기회복적 정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이와 대비되는 개념인 응보적 정의를 이해해야 한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정의의 여신 디케상은 양팔에 저울과 칼을 가지고, 이는 어느 편도 들지 않고 공정하겠다는 의미로 두눈을 가리고 있다. 이 정의의 여신이 지향하는 정의가 바로 ‘응보적 정의’라고 할 수 있다.
응보적 정의는 피해자의 피해만큼 가해자에게 고통을 부여한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여기서 가해자에게 고통을 주면 피해자의 고통이 사라지게 될까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응보적 정의는 가해자 처벌에만 초점을 두어 소외되는 피해자를 무시하고, 법과 원칙만을 따지며 당사자의 요구를 무관심 하는 등의 한계가 지적된다.
이에 회복적 정의 개념은 응보적 정의의 한계를 극복 또는 보완하고자 등장하게 된다. 회복적 정의란 “피해자와 가해자 또는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갈등·분쟁 해결과정에 자발적·능동적으로 참여하여 피해자 또는 지역사회의 피해를 회복하고 당사자의 관계회복 및 지역사회의 평온을 추구하는 이념 또는 일체의 실천방식”이다.
여기서 ‘회복’이란 범죄(갈등)로 생긴 피해와 손상된 관계를 최대한 원래의 상태로 되돌리는 것을 의미하고, 응보적 정의는 잘못에 상응하는 처벌을 통해 가해자를 바로 잡는 것이라면, 회복적 정의는 가해자의 자발적 책임이행을 통해 피해(자)를 회복하는 것이다.
회복적 정의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가해자는 피해를 직접확인하고 잘못에 대한 인정과 반성, 자발적이고 직접적인 책임 이행의 기회를 가져야 하고, 피해자는 막연한 피해의식과 두려움을 감소시키고 직접적이고 실질적인 피해회복과 사법영역에 참고인이 아닌 당사자로 참여해야 한다. 그리고 지역공동체는 공동체의 안전을 위해 관계회복이 중요하다는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이에 경찰은 회복적 정의 개념, 2차 피해방지 개념 등 기존의 형사처리 절차에 초점화 되었던 경찰 역할을 넘어서, 최근에는 피해자 인권 보호를 중요하게 간주하는 흐름으로 발전하고 있다.
경찰은 당위적 의무로서 범죄피해자를 지원하고 보호하는 차원을 넘어서 그들의 심리적 회복과정의 치유자로서 처음부터 참여해 나가고 있다. 정신적 충격 상태에 놓인 범죄피해자에게 경찰이 보여주는 언행은 직접적으로 피해자의 심리 내면에 작용하는 치유와 회복의 첫 단계의 역할을 하고 있다.
-창원서부경찰서 청문감사실 경장 신병철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