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고죄란 피해자나 법률이 정한 자가 고소를 해야만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범죄를 의미한다. 반의사불벌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명시적인 의사표시를 하면 그 의사에 반하여 형사소추를 할 수 없는 범죄를 말한다.
예를 들어 단순 폭행의 경우, 반의사불벌죄이기 때문에 당사자끼리 합의를 하고 피해자가 소를 취하하면 모든 형사절차가 그대로 중단되어 가해자가 처벌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상해죄나 특수상해가 성립하면 아무리 피해자와 합의하고 소를 취하한다 하더라도 이와 관련 없이 검사가 기소할 수 있기 때문에 형사적 책임을 완전히 면하기 어렵다.
상해죄가 인정되면 7년 이하의 징역이나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그런데 상해를 입히면서 위험한 물건을 사용하거나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인다면 특수상해가 되어 오직 징역형으로만 가중처벌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특수상해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지는 중범죄다.
유앤파트너스 유상배 검사출신 변호사는 “상해나 특수상해는 상당히 무거운 처벌이 주어지는 중대한 혐의이지만 사실 일상 생활 속에서 누구나 연루될 수 있는 혐의이다. 말다툼 끝에 주먹다짐을 한다거나 순간적인 분노를 참지 못해 물건을 집어 던져 다른 사람을 다치게 만들면 언제든 상해 및 특수상해 혐의가 적용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유의해야 하는 부분은 특수상해의 성립 요건이다. 많은 사람들은 상해로 인해 피해가 클수록 처벌이 커진다고 생각하지만 특수상해의 성립은 피해의 정도가 아니라 사용한 수단을 기준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경미한 수준의 상처라 해도 얼마든지 인정될 수 있다.
만일 동행이 직접 싸움에 휘말려 상대방과 치고 박다가 상해를 입혔다면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말리지 않고 동조한 것만으로도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인’ 점이 인정되어 특수상해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또한 특수상해의 ‘위험한 물건’이란 그 물건의 원천적인 용도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물건의 재질과 사용 방법 등을 고려해 상대방이나 제3자가 생명이나 신체에 위험을 느낄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때문에 칼이나 망치 같은 흉기가 아니라 일상적으로 볼 수 있는 스마트폰이나 얼음물이 든 플라스틱 피처통, 우산, 얼린 과일이 들어 있는 비닐백으로 상해를 입힌 경우라 해도 특수상해가 성립하게 된다.
유상배 검사출신 변호사는 “설령 상대방이 먼저 시비를 걸어 대응한 것이라 해도 상해죄나 특수상해의 인정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 처벌이 매우 무거운 혐의이므로 안일하게 대응해선 안 되며 사건이 발생한 직후부터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상황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최적의 대응 방안을 찾아야 과도한 처벌을 피할 수 있다”고 전했다.
진가영 로이슈(lawissue) 기자 news@lawissu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