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0시 5분경 서울 강남구 청담역의 한 도로에서 40대 A씨가 차량을 몰던 중 하위차로에 서 있던 60대 B씨를 승용차로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A씨는 사고 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그대로 도주했고 주변에 있던 목격자의 신고로 구급대가 출동해 B씨를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결국 B씨는 사망하고 말았다.
경찰은 사고 현장 인근의 CCTV와 차량용 블랙박스 영상 등을 토대로 사고 차량과 차주를 특정했고, 같은 날 새벽 4시쯤 경기 남영주의 주거지에 숨어 있던 A씨를 긴급 체포했다. 검거 후 측정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가 0.066%로 나타나자 경찰은 사고 당시에도 A씨가 음주 상태였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전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야심한 시각이나 통행량이 많지 않은 도로에서 사고가 발생했을 때, 몇몇 운전자들은 목격자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도주하는 선택을 하고 만다. 하지만 이러한 선택은 경미한 수준의 교통사고를 중대한 범죄로 바꾸는 최악의 결정이다. CCTV가 곳곳에 설치되어 있으며 차량용 블랙박스와 개인이 휴대할 수 있는 영상저장장치까지 보급되어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뺑소니 차량의 검거율이 95%를 상회하기 때문이다.
설령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하더라도 정상적으로 후속조치를 취했다면 사망사고가 아닌 이상 교통사고처리특례법 등의 적용을 받아 형사처벌을 피할 수 있다. 하지만 도주를 선택한 순간부터, 도주치상 혐의가 적용되며 1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나 500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피해자가 사망했다면 무기징역이나 5년 이상의 징역으로 매우 무거운 뺑소니처벌이 가능하다.
경찰출신의 법무법인YK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교통전문변호사 이준혁변호사는 “뺑소니 사고를 일으키면 엄중한 법의 심판을 받게 될 뿐만 아니라 막대한 금액의 자기부담금까지 내야 하는 등 여러 방면에서 제재를 받게 된다. 당장의 처벌이 두려워 도망을 선택하는 순간, 몇 배로 무거운 책임이 성립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진가영 로이슈(lawissue) 기자 news@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