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전용모 기자] 서울행정법원 제7부(재판장 김국현 부장판사)는 2021년 9월 30일 2011년 8월 공군 부사관으로 임관해 레이더 정비사로 군복무 중 2019년 10월 4일 백혈병으로 사망한 고인에 대해 공무와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며 "피고가 2020.8.12. 원고에게 한 유족연금 부지급 처분을 취소한다"고 판결을 선고했다(2020구합83751).

피고(국방부장관)는 2020년 8월 12일 원고에게 '고인의 근무한경에서 방사선이나 유해물질 노출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 평소 레이더 정비 업무시 지속적으로 전자파에 노출됐고 격무와 불규칙한 생활 및 수면부족으로 스트레스가 가중되었다고 하나, 악성신생물이 전자파 노출 및 과로 등에 의하여 발병하거나 자연경과속도 이상으로 악화된다고 볼 수 있는 의학적 근거가 부족하다. 고인의 사망과 공무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유족연금 부지급 처분을 했다.

원고(고인의 모)는 피고를 상대로 유족연금 부지급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고인은 공무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이와 다른 전제에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 처분은 '방사선이나 유해물질 노출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 고만 할 뿐, 실제 확인조치를 했는지, 어떠한 방법으로 확인했고 그 결과는 무엇인지 알 수 없다. 해당 기기별 전자파 발생정도, 유해기준 초과 여부, 보호장비 등 안전조치 이행 여부 등에 관해 납득할만한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공문참모총장은 2020년 3월 12일 원고에게 고인이 순직했음을 확인·통지했다. 국가보훈처는 2021년 1월 8일 고인이 '직무수행을 원인으로 사망했다'고 보아 공무와 사망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고 고인을 순직군경으로 결정했다.

결정과정에서 자문의는 '레이더와 같은 마이크로파와 전자기파의 암발생 및 사망 등에 관한 연구에서 대체적으로 여러 암종, 특히 림프조혈기 암발생의 연관성을 보고하는 연구가 많다. 고인은 백혈병과 관련한 다른 직력과 병력이 없다. 고인의 백혈병은 공무와 관련해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고인이 소속 군의관 및 의무실장은 2020년 4월 2일 고인의 사망경위에 관해 지속적으로 전자파 환경에 노출되어 전자 장비를 취급했으며 지속적인 격무와 불규칮한 일상 및 수면부족으로 심신의 피로와 스트레스가 누적됐다. 축적된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가 건강악화에 심각한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판단되며 레이더 정비사로서 발병 및 악화의 원인이 업무와 관련이 있다고 추정된다'는 내영이 기재된 조사·확인서를 작성했다.

고인이 근무한 소속 군의관, 의무실장, 포대장은 '고인이 매년 체력검정에서 특급 내지 1등급을 유지하는 등 틈틈이 체력단력을 통해 건강을 유지해 왔다'고 했다. 고인의 나이, 경력, 병력 등에 비추어 볼때 백혈병을 유발할만한 다른 요인은 확인되지 않고, 피고도 다른 가능성을 설명하지 못한다고 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