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병원 성형외과 배용찬 교수. 사진=부산대병원
이미지 확대보기부산대병원은 성형외과 배용찬 교수가 최근 일차 구순성형술 400례를 포함해 구순구개열 관련 수술 2200례를 시행했다고 17일 밝혔다.
배용찬 교수는 지난 1996년부터 어린이들의 선천성 질환인 구순구개열 치료를 시작했다. 매년 약 100여 건의 구순구개열 관련 수술을 시행해 최근까지 누적 수술 건수 2200례를 넘어 구순구개열 재건성형에 앞장서고 있다. 병원을 찾는 환자들의 지역도 부산, 울산, 창원 등 경남권 뿐만 아니라 경북과 전남 지역 환자들도 찾아오고 있다.
배용찬 교수는 ▲ 입술을 만들어 주는 일차 구순성형술 400례 ▲ 흉터를 줄이거나 입술 모양을 정리해 주는 이차 구순성형술 400례 ▲ 이로 인한 코의 변형을 교정해 주는 구순비교정술 500례 ▲ 구개열 관련 수술 800례 등을 시행했다.
구순구개열과 관련해 20여 편이 넘는 논문도 발간했다. 특히, 불완전 구개열에 대한 수술 방법을 개선시킨 수술법을 발표하면서 ‘부산 변법’(Busan modification)이라 명칭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선천적으로 윗입술이나 입천장이 갈라지는 질환을 구순구개열이라 한다. 구순구개열이 있으면 외모뿐 아니라 먹고 말하고 듣는 기능에도 문제가 생긴다. 환자 대부분이 어려 신경이나 근육이 손상될 위험이 커 의료진의 풍부한 해부학적 지식과 수술 경험이 중요하다.
국내에서는 신생아 1,000명 중 약 1~2명꼴로 구순구개열을 갖고 태어나 빈도가 비교적 높은 편이다. 구순구개열은 안면부 성장에 전체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치료도 성장 과정에 따라 시기별로 나눠 진행한다.
배용찬 교수는 “구순열이나 구개열 모두 첫 번째 수술이 중요하다. 특히, 구순구개열 환자는 성인이 될 때까지 여러번 수술 받아야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전체를 보고 수술의 순서와 시기, 방법을 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성형외과 단독 수술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 되지 않기 때문에 교정과, 소아청소년과, 이비인후과, 언어치료 등의 전문가들이 함께 팀을 이루고 있는 병원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25년 넘게 구순구개열 수술을 해 온 배용찬 교수는 “돌 무렵에 입천장이 갈라져 수술 받은 환자였다. 구개열 환자는 발음의 오류가 남을 가능성이 많은데, 20년이 지난 후 보니 성악을 전공했더라. 구순구개열 환자와 가족들 모임에서 재능 기부로 노래를 했는데 그 모습이 감동스러웠고,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회상했다.
한편, 배용찬 교수는 직접 의료팀을 꾸려 동남아 지역 의료사각지대를 방문해 구순구개열 환자에 무료 수술도 하고 있다. 지난 2006년부터 매년 ‘인지 클럽’의 일원으로 메디컬 NGO인 ‘글로벌케어’와 함께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 등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는 이들에게 수술은 물론 후원금도 전달하고 있다. 매년 약 100여 건의 수술을 시행해 왔고, 현지 의사를 대상으로 한 연수 프로그램도 2003년부터 운영해 현재까지 동남아 지역 70여명의 의사들이 의술을 배워갔다.
또, 지난 2005년부터 매년 성형외과 의료진과 구순구개열 환자 및 가족들과 함께 ‘행복미소의 밤’도 개최하고 있다. 이 행사는 구순구개열에 대한 정보 공유와 평소 궁금했던 사항에 대해 의료진과 환자가 직접 소통하며, 서로 응원하는 자리다.
전여송 로이슈(lawissue) 기자 arrive71@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