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저작권, 글로벌 투자 트렌드로 부상

기사입력:2022-02-11 08:30:21
[로이슈 편도욱 기자]

전 세계적으로 음악 저작권 시장 투자가 주요 재테크 트렌드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음악 저작권 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가 하면, 음악 저작권이 접목된 NFT 상품이 등장하는 등 다채로운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의 경우에도 세계 최초로 일반인들이 직접 음악 저작권 수익에 대한 권리를 사고파는 플랫폼 환경이 마련돼 아티스트와 팬들이 함께 음악을 향유하며 시장을 키우는 문화가 자리잡는 추세다.

이처럼, 음악 저작권 투자 시장이 활성화된 데에는 음악 스트리밍 시장의 번영도 한 몫을 했다. 지난해 국제음반산업협회(IFPI)가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음악 산업 매출에서 스트리밍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절반을 훌쩍 넘어 62%에 달했다. MP3 다운로드를 통한 디지털 음원 불법 유통으로 설 자리를 잃어가며 침체되었던 음악 시장이 IT의 발전으로 스트리밍 기술을 입으면서 고속 성장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산업이 확대되면서 2020년 세계 음악시장 규모는 국제음반산업협회(IFPI) 발표 기준 216억 달러(한화로 약 24조 1380억 원)로 전년 대비 6.9% 증가한 수치를 보이기도 했다.

경기가 좋아도, 나빠도, 관계없이 독립적 성장을 기록중인 음악 저작권 세계. 이 음악 저작권을 매개로 아티스트와 팬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 가고 있는 투자 서비스 사례들을 알아보자.

■ 일반인도 음악 저작권 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시장 최초로 연 한국의 스타트업 ‘뮤직카우’

세계 최초로 음악 저작권 시장에 일반인들도 투자할 수 있는 길을 열고, 아티스트가 자신의 음악을 사랑해주는 팬들과 로열티를 나눌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가 있다. 바로, 한국의 스타트업 뮤직카우다.

뮤직카우는 아티스트와 팬들이 음악을 공유하며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2018년 정식 서비스를 런칭했다. 뮤직카우에서는 아이유, 트와이스, 엑소 등 K-POP을 대표하는 뮤지션들의 곡부터 이선희, 김현식, 최성수, 심신, 임재범 등 7080을 풍미하던 가수들까지 발라드, 댄스 등 다양한 장르의 1000여 곡의 음원에 일반인들도 투자할 수 있도록 거래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음악 저작권은 그 간 소액 투자자들이 투자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었다. 뮤직카우는 이러한 저작권 시장에 일반인들도 투자자로 참여하고 함께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음악 저작권료 참여 청구권 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모델을 탄생시켰다. 그리고, 저작권 시장 투자의 대중화를 위해 앞장서기 시작했다. 뮤직카우에서는 원저작권자와의 협의를 통해 저작권료와 연동된 금전적인 권리의 전부 또는 일부를 사들여 이를 분할한 뒤 플랫폼에 '옥션'으로 공개하고, 이후 회원간 자유롭게 매매가 이루어질 수 있는 '마켓'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뮤직카우가 선보인 모델은 음악 업계와 팬들에게 통했다. 자신의 아티스트를 응원하는 팬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면서, 지난해 말 기준 누적 거래액 3천억 원, 누적 회원 수 90만 명을 돌파하는 고속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생태계에 참여한 아티스트도 새로운 수익 창출을 통해 계속해서 창작을 이어 나갈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수 있는 점에 착안해, 뮤직카우 협업 아티스트로 함께하는 규모가 늘고 있는 추세다.

일부는 신곡 발매 단계부터 팬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발매 시점부터 뮤직카우에 음원을 공개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작년 8월 이무진의 '담아갈게'를 비롯해, 2020년 4월 H&D의 'SOUL', 네이처의 '어린애' ,루나솔라의 '노는게제일좋아' 등의 곡들이 신곡 출시와 동시에 팬들과 로열티를 공유하며 함께 성장하는 전에 없던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냈다.

뮤직카우는 음악 저작권에 투자할 수 있다는 다소 생소한 개념에 대한 투자자들의 정확한 이해를 돕기 위해 ‘뮤직카우 백서’를 발간해 이용자 안내를 강화하고 있기도 하다. 이와 함께, 이용자들이 올바른 투자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사이트를 곳곳에 투자 시 유의해야 할 사항과 참고할 다양한 내용들을 반영하는 등 이용자 보호를 위한 상세 가이드 제공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뮤직카우는 국내에서 성공적인 사업모델을 검증한 뒤 미국 시장으로도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이를 통해 K-POP을 알리는 역할도 전개해 나가고자 한다. 경제적 수익을 얻는 데에만 집중하는 단순 투자 플랫폼을 넘어 문화가 투자가 되고, 투자가 문화가 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 건강한 음악 생태계를 조성해 나가는데 힘쓴다는 계획이다.

■ 미국 유명 래퍼 ‘나스’, 신곡 두 곡에 스트리밍 로열티 50% 포함해 NFT로 발행.. 팬들과 수익 나눠

국내에 이어 해외에서도 아티스트가 자신의 음악으로 팬들과 수익 공유에 나서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IT 업계는 물론 산업 전반의 화두로 떠오른 NFT(Non-Fungible Token, 대체불가능한토큰)를 음악 저작권과 결합한 사례가 등장해 주목을 끌었다.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래퍼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나스’는 자신의 음악을 사랑해주는 팬들과 더욱 깊게 소통하고 나아가 함께 수익을 공유하고자, 최근 자신의 신곡 중 ‘울트라 블랙’과 ‘레어’ 두 곡을 스트리밍 로열티 50%를 포함한 NFT로 발행해 화제를 모았다.

업계에 따르면, 해당 NFT를 출시하기로 한 NFT 음원 플랫폼 ‘로얄’은 나스 음원 NFT 출시 직후 이용자가 급증하며 서버가 다운돼 한 차례 판매가 연기된 바 있을 정도로 대중의 엄청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나스의 음원 NFT는 골드, 플래티넘 및 다이아몬드로 디지털 토큰의 형태를 나눴으며, 이를 구매한 소유자는 해당 노래가 스트리밍 될 때마다 일정 부분의 로열티를 받을 수 있다. 나스의 이번 음원 NFT 출시는 스트리밍 로열티 권리를 판매한 사례로 ‘팬들과의 공동 소유’라는 개념에서 의미를 모았다. 나스의 노래는 한화로 환산 시, 이미 142억 원에 달하는 가치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 해외서는 음악 저작권 펀드도 순항.. ‘힙노시스 송 펀드’, ‘라운드힐 뮤직 로열티 펀드’ 대표적

일반인이 투자할 수 있는 음악 저작권 펀드도 해외에서는 이미 순항 중에 있다. 음악 저작권 펀드는 투자자들이 펀드에 구성된 곡들에서 발생하는 저작권료로 배당금을 받을 수 있는 구조로 이뤄진다.

2018년에 런던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음악 저작권 투자 펀드 ‘힙노시스 송 펀드(Hipgnosis Songs Fund)’는 엘튼 존, 비욘세 등 유명 아티스트의 매니저로 활동했던 머크 머큐리아디스가 만든 펀드로 지난해 3월 기준 시가총액이 2조 190억 원에 달했다.

힙노시스는 머라이어 캐리, 비욘세, 저스틴 비버 등 스테디셀러 저작권을 확보하고 있으며 작년 9월 기준으로 6만 5천 곡 이상을 보유 중이다. 해당 곡들에 대한 가치는 3조 676억 원이 넘는 것으로 평가받은 바 있다. 힙노시스 송 펀드에는 1960~70년대 작곡가들도 저작권의 일부를 넘기고 이를 상업적으로 활용한 뒤 발생하는 수익을 나누는 방식으로 노후 자금을 마련하고 있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지난 10월 미국 대형 사모 펀드 중 한 곳인 블랙 스톤이 영국 힙노시스와 함께 음악 저작권에 투자하는 10억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기로 하는 등 음악 저작권 펀드 시장은 날로 커져가고 있는 추세다.

힙노시스와 더불어 세계적인 음악 펀드 중 하나인 ‘라운드힐 뮤직 로열티 펀드’의 경우도, 12만여 곡의 음악 저작권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금으로 나눠주고 있다. 가수 셀린 디온부터 브루노 마스의 유명 곡들이 라운드힐 뮤직 로열티 펀드의 포트폴리오에 포함되어 있다.

편도욱 로이슈 기자 toy1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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