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법원청사.(사진제공=대구지법)
이미지 확대보기피고인 A와 B는 대학생으로 서로 친구관계에 있는 자들이다.
(점유이탈물횡령) 피고인 A는 2021년 9월 12일 오후 11시 36분경 대구 수성구 어린이회관 부근 노상에서 일행인 B가 타던 카카오바이크(대여 전기자전거) 앞 바구니에서 피해자 C가 두고 간 지갑 안에 있던 현금 13만 원을 습득했다. 피고인은 습득한 재물을 피해자에게 반환하는 등 필요한 절차를 밟지 아니한 채 자신이 가질 생각으로 가지고 갔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의 점유를 이탈한 재물을 횡령했다.
(장물취득) 피고인 B는 2021년 9월 14일 오후 2시경 대구 수성구 지산근린공원에서 위에서 횡령한 현금 13만 원 중 일부인 5만 원을 친구인 A으로부터 그 장물인 정을 알고 교부받아 취득했다. 결국 피고인들은 재판에 넘겨졌다.
이영숙 판사는 피고인 A의 절도의 점에 대해 무죄로 판단하고 대신 공소장변경없이 직권으로 점유이탈물횡령죄를 유죄로 인정했다.
공소장에 기재된 절도의 공소사실과 위 점유이탈물횡령죄의 범죄사실 사이에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고 피고인이 사실관계는 인정하고 있어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도 없으므로, 공소장 변경 없이 직권으로 점유이탈물횡령죄의 범죄사실을 인정한다(대법원 2010. 4. 29. 선고 2010도2414 판결 등 참조).
피고인 A이 피해자의 지갑에서 현금을 빼내어 가져갈 당시 피해자가 그 현금을 사실상 지배하여 점유하고 있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해자가 카카오바이크 앞 바구니에 두고 간 지갑 안에 있던 현금은 타인의 점유를 이탈한 재물에 해당할 뿐, 타인이 점유하는 재물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또한 피고인 A에게 타인이 점유하는 재물을 절취할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무죄로 판단했다.
당시 피해자는 카카오바이크 앞 바구니에 자신의 지갑 등을 두었던 사실을 알지 못했고 피고인 B가 바이크를 타고 간지 약 15분 정도 지난 후에 알게 됐다.
피고인 B는 피해자가 타던 카카오바이크를 이용한지 약 30분 정도 지난 후에 피해자의 지갑과 무선이어폰을 발견하고 피고인 A에게 피해자의 지갑을 주었다.
이영숙 판사는 피고인 A는 초범이고 피고인 B또한 상해죄로 벌금 100만 원 선고받은 전력 외에는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피고인들이 피해자에게 합의금으로 60만 원을 지급하고 합의했으며 피해자가 피고인들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
(선고유예) 범행이 경미한 범인에 대하여 일정한 기간 형의 선고를 유예하고 그 유예기간을 특정한 사고 없이 경과하면 형의 선고를 면하게 하는 제도를 말한다. 형의 선고유예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자격정지 또는 벌금의 형을 선고할 경우에 개전(改悛)의 정(情)이 현저한 자에게 한다. 단, 자격형 이상의 형을 받은 전과(前科)가 있는 자(者)에 대하여는 예외로 한다(제60조).또 형의 선고유예를 받은 날로부터 2년을 경과하면 면소된 것으로 간주한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