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여현욱 교수팀, 열전도 3배 높은 친환경 방열 에폭시 개발

기사입력:2023-03-02 21:32:35
[로이슈 전여송 기자]

국내 연구진이 재가공과 재활용이 가능하면서 범용 에폭시 수지에 비해 열전도도가 3배 가량 높은 새로운 에폭시 비트리머 수지를 개발했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이광복)은 경북대학교 여현욱 교수 연구팀이 고방열성의 재가공 및 재활용이 가능한 방열 에폭시 비트리머 수지를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에폭시'란 열경화성 플라스틱의 하나로 접착제, 강화플라스틱, 가설 구조물, 보호용 코팅 등 생활 전반에 사용한다. '비트리머'란 고분자화합물 신소재로, 열경화성 고분자의 화학적 안정성과 열가소성 고분자의 가공성을 모두 갖추고 있다.

대표적 열경화성 수지인 에폭시 수지는 뛰어난 물성으로 생활 전반에 흔히 사용되고 있으나 재가공 및 재활용 모두 불가능한 특성으로 인하여 자원 낭비, 환경 오염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새로운 유형의 열경화성 수지인 비트리머가 십여 년 전부터 개발 및 보고되고 있지만, 대부분의 기존 연구는 물리/화학적 특성이 결여되는 경우가 대다수이며, 친환경성과 기능성이 양립하는 소재 개발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여현욱 교수 연구팀은 첨단 고분자 물질에 요구되는 기능성의 하나인 열전도성 강화에 목적을 두고 새로운 물질 개발부터 진행했다. 이와 관련해 포논 산란의 억제가 가능한 고결정성 물질인 액정을 활용한 연구를 활발히 진행해 오고 있다. 이 과정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2종류의 재가공과 재활용이 가능한 동적 가교 결합을 액정 물질에 도입해 새로운 에폭시 비트리머를 개발할 수 있었다.

포논(pnonon)은 고체의 열전도, 금속의 전기저항 등의 성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준입자(quasiparticle)이다. 포논 산란은 포논 입자가 다른 물질의 입자에 부딪혀서 운동 방향을 바꾸거나 흩어지는 현상을 뜻한다. 동적 가교 결합이란 다시 이전상태로 돌릴 수 있는(동적) 가교 결합이며, 사슬모양의 고분자 사이를 화학결합을 통해 연결시키는 화학반응이다.

이렇게 개발된 물질은 범용 에폭시 수지에 비해 3배 가량의 열전도도를 나타냄과 동시에, 130도의 가열 공정만으로 특별한 물리/화학적 특성의 저하없이 용이하게 재가공이 가능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또한, 이들은 특정 조건에서 원료 회수와 재활용이 가능하였고, 재활용 과정에서 가교 밀도가 크게 증가하여 유리 전이 온도가 60도가량 대폭 향상되는 등 재활용 물질은 오히려 일부 특성이 강화되는 것을 확인했다.

여현욱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고분자 수지는 친환경 플라스틱이자 산업계에서 요구되는 높은 열전도성이라는 특성을 동시에 가지는 물질”이라며 “공정 최적화 등을 통해 실용화되면 전자산업계에서 방열 소재로 활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기초연구실, 지역대학우수과학자사업, 창의·도전연구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의 성과는 재료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2월 7일 게재됐다.

전여송 로이슈(lawissue) 기자 arrive71@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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