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최영록 기자] 상반기 다소 잠잠했던 도시정비 시장이 대형건설사간 불꽃 수주전으로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그 중 가장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곳은 서울 송파구 가락프라자아파트 재건축사업과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사업이다. 특히 경쟁사마다 사활을 걸고 있어 향후 결과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초집중되고 있다.

우선 가락프라자에서는 GS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간 2파전이 예상되고 있다. 이곳은 송파구 가락동 199번지 일대 4만5808.8㎡에 지하 3층~지상 34층, 12개동 총 1068가구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예상 공사비는 3.3㎡당 780만원, 총 공사비는 5050억원으로 책정됐으며, 입찰마감은 오는 20일이다.

가락프라자에서 활동 중인 ‘도시정바사업 전통강자’ GS건설의 경우 최근 부실시공으로 이미지에 타격을 입은 상황이지만 분위기 반전을 위해 ‘절치부심’의 각오로 수주전에 임하고 있다. 이에 GS건설은 모든 것을 처음부터 새로 시작한다는 의미의 ‘All New’를 조합한 ‘올 뉴 자이’라는 대형 플래카드를 아파트 외벽에 걸고, 기존 부실시공 이미지와 완전한 단절을 어필하며 영업활동을 펼치는 중이다.

이에 맞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현대엔지니어링의 경우 올해 시공능력평가에서 전년 대비 4계단이나 상승한 3위에 깜짝 랭크되면서 주가를 올리고 있다. 더구나 이번 현대건설의 하이엔드 브랜드 ‘THE H(디에이치)’를 빌려와 이곳에 최초 적용하겠다고 홍보전을 펼치고 있다.


‘여의도 1호 재건축’ 한양아파트에서도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간 경쟁이 한층 더 달아오르고 있다. 한양아파트는 영등포구 여의도동 42번지 일대 3만6363㎡를 사업구역으로 하며, 지하 5층~최고 56층, 4개동 총 956가구를 지을 예정이다. 사업시행자는 KB부동산신탁이며, 입찰마감은 오는 20일이다.

이곳에서 현대건설은 여의도 최초의 ‘THE H’를 홍보전략으로, 포스코이앤씨는 ‘파크원’ 시공실적과 국내 최다 초고층 실적을 내세워 홍보에 집중하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THE H’ 브랜드의 고유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THE H’는 곧 현대건설을 의미하는데, 현대엔지니어링도 ‘THE H’를 사용한다면 하이엔드 브랜드로서의 변별력이 있겠느냐는 이유에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자사의 주택 브랜드를 별도로 운영하지 않고 현대건설에 사용료를 내고 공유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가락프라자와 한양아파트의 입찰마감일은 이달 20일로 동일하며, 시공자 선정 총회는 10월에 치러질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과연 양사가 각자의 현장에서 수주에 성공해 ‘THE H’ 깃발을 나란히 꽂을 수 있을지 형님과 아우의 시공자 결정전 성적표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영록 로이슈(lawissue) 기자 rok@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