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동건설 정순규 노동자 산재사망사고 '관리감독자 지정서' 위조 하청업체 현장소장만 벌금 500만 원

기사입력:2024-06-17 07:28:33
(사진=로이슈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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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전용모 기자]
경동건설 고 정순규 노동자 유족은, 정순규 노동자의 산재사망사고(추락사망) 당시 ‘관리감독자 지정서’에 적힌 고인 필적과 서명을 위조하고 이를 행사했다는 혐의(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로 2023년 5월 15일 경동건설 및 제이엠(JM) 건설 관계자들을 고소했고, 하청 제이엄건설 현장소장만 구약식 벌금 500만 원 처분(확정)을 받았다고 17일 밝혔다.

이에 앞서 부산경찰청은 2024년 1월 15일 위조사문서행사 혐의 피의자들에 대해 증거 불충분으로 불송치 결정을 했다.

서울중앙지검(사건번호 부산지검 2024형 제8261호)은 2024년 5월 3일 경동건설 현장소장과 안전관리자는 혐의없음(증거불충분)처분을 했고(처분일자 2024. 4. 30.), 하청 현장소장만 구약식 벌금 500만 원 처분을 했다. ‘구약식’이란 ‘약식기소’로써 검찰이 법원에 약식명령을 청구한 것이다. 통상 검사의 청구를 받은 판사는 14일 내에 피고인에게 약식명령을 고지한다. 피고인은 법원에서 송달된 약식명령에 따라 벌금을 납부하거나 이에 불복해 7일 안에 정식재판을 청구할 수 있다.

유가족의 관리감독자 지정서 위조고소는 사고의 책임을 고인에게 돌리려 했던 원청 및 하청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뿐 아니라, 우리나라 건설 현장에 만연한 건설사들의 형식적이고 부실한 안전관리체계를 바로 잡고자 하는 간절한 소망이었다.

유가족은 성명서에서 "하청 제이엠 건설 현장소장의 벌금 500만 원 유죄 처벌로 ‘건설현장에 만연한 허위 안전체계를 드러내고 사문서 위조에 대해 건설사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었다.’는 공익 차원의 평가에 유가족들은 조금이나마 위로를 받았다"고 했다.

(제공=유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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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원청인 경동건설이 ‘관리감독자 지정서 위조’를 동의하거나 방조한 사실이 없는지, 하청이 무분별한 위조행위에 대하여 원청이 정녕 책임이 없는지 여전히 의문을 갖고 있다"며 "유가족은 이번 고소와 시민 1만 7075명이 참여한 엄정 수사및 엄벌 촉구 탄원이 원청 경동건설의 처벌로 이어지지 못한 현실에 무한한 슬픔을 느끼며 개탄한다"고 울분을 토해냈다.

또 "비록 경동건설이 증거불충분으로 처벌받지 못했지만 사문서 위조 등과 고 정순규 노동자의 산재사망사고에 원청 경동건설의 묵인과 안전관리 및 감독의 책임이 있다는 사실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산재사망사고 형사재판에서 원청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 (2022. 6. 23. 경동건설, 하청업체 현장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경동건설 안전관리자 1명에게 금고 4개월에 집행유예 1년, 원청과 하청업체 법인에 각 벌금 1천만 원 선고 원심 유지)에 이어, 여전히 원청에게 책임을 묻기 어려운 현실에 절망한다"고도 했다.

유가족은 성명서 말미에 "여전히 단 한 번도 사죄와 반성조차 없는 경동건설의 산재와 불법에 대해서도 감시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며 "지난 5년 동안 형사재판과 사문서 위조 및 위조사문서 행사 법정 투쟁에 함께한 이주희 변호사, 오민애 변호사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산재·재난 참사 유가족들과 피해자들, 중대재해 없는 세상 만들기 부산운동본부, 종교계·노동·시민사회에 감사드린다. 언론인들에게도 감사드린다. 엄정 수사와 엄벌 촉구 탄원에 참여해 준 시민들에게도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고 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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