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법, 46억 빌려간 뒤 잠적한 채무자 찾아내 다중 위력·감금 추심 '집유·벌금'

기사입력:2024-07-16 09:11:48
울산지법/울산가정법원.(사진=로이슈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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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전용모 기자]
울산지법 형사6단독 최희동 판사는 2024년 7월 8일 46억 원을 빌려 간 뒤 잠적한 채무자를 찾아내 돈을 갚지 않는다는 이유로 다중의 위력을 보여 감금하고 위력을 사용해 채권추심행위에 나아가 특수감금, 채권의공정한추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A씨 등 5명에게 각각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B씨 등 5명에게 각각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피고인들(5명)이 각 벌금을 납입하지 않을 경우 각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노역장에 유치한다.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했다.

피고인 10명은 30~40대이다. 피고인들은 각자 2017. 12.경부터 2023. 6.경까지 사이에 피해자 K(40대·남)에게 적게는 3,000만 원에서 많게는 18억 8000만 원 상당 총 46억 3000만 원을 빌려준 채권자들이다.

채권추심자는 채권추심과 관련하여 채무자 또는 관계인을 폭행ㆍ협박ㆍ체포 또는 감금하거나 그에게 위계나 위력을 사용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피고인들은 2023. 5.경부터 피해자에게 빌려준 차용금에 대한 이자를 지급받지 못하고 있던 상황에서 2023. 6. 19.경 피해자가 모든 연락을 단절한 채 잠적해 버리자, 피해자의 소재를 파악하여 변제를 요구하는 등 추심행위를 하기로 순차 공모했다.

위와 같은 공모에 따라 피고인들은 2023. 6. 29. 오후 4시경 부산 기장군 일대를 수소문하여 피해자가 부산 기장군에 있는 ○○타운에 숨어있다는 사실을 알아낸 다음, 같은 날 그곳 앞 주차장에 집결했다.

계속해서 숨어있던 피해자를 1층 주차장으로 끌려 내려와 폭행했다. 피해자의 은신처 내부를 뒤져 피해자의 휴대전화 3대, 지갑과 가방 등을 챙기고, 가족 운운하며 위협했다.

피고인들은 같은 날 오후 5시 20분경 피해자를 양산시에 있는 피해자의 사무실로 데려가 추심행위를 하기로 하고 피해자를 승용차 뒷좌석에 태운 다음 도망하지 못하게 하면서 이동하다가 경찰에 신고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목적지를 변경해 쉼터에 있는 정자로 데려가 무릎을 꿇고 사과하는 피해자에게 게 ‘돈만 내놔라, 돈 내놓지 않으면 살아서 못나가, 니 하나 죽이는 것은 일도 아니다, 니 XX들 거꾸로 매달아 주는 것 봐야 돈 내놓을 거가’ 등의 말로 피해자를 위협하면서 같은 날 오후 10시경까지 피해자를 위 정자에 붙잡아 놓았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다중의 위력을 보여 피해자를 감금하는 동시에, 공모하여 채무자인 피해자를 감금하고 위력을 사용하여 채권추심행위를 했다.

1심 단독재판부는 국가를 통한 형벌권 행사 및 손해배상청구 등 법치국가가 허용하고 있는 민・형사상의 적법한 구제수단이 아닌 이른바 ‘사력구제’를 시도한 것이어서 그 죄책이 결코 가볍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피고인들이 이 사건 범행을 자백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피고인 2명은 피해자한테서 용서를 받은 점, 피해자한테서 각기 거액의 돈을 편취당해 일부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는 점, 피고인들 대부분 초범이거나 벌금형을 넘는 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 유리한 정상과 이 사건 기록 및 공판과정에서 나타난 제반 양형조건과 양형기준의 정함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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