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변상금부과 대상인 '무단점유자'에 해당하지 않아 국가철도공단 부과처분 위법

기사입력:2024-07-22 06:00:00
대법원.(로이슈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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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전용모 기자]
대법원 제2부(주심 대법관 신숙희)는 원고들이 국가철도공단을 상대로 낸 변상금부과처분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들이 이 사건 토지를 사용·수익하고 있다고 보아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변상금부과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서울고법)에 환송했다(대법원 2024. 6. 27. 선고 2024두31284 판결).

대법원은 이 사건 가설건축물의 소유자가 아닌 임차인인 원고들은 이 사건 토지의 변상금 부과대상인 '무단점유자'에 해당하지 않아 피고의 변상금 부과처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국유재산법 제2조 제9호, 제72조 제1항 본문은 사용허가나 대부계약 없이 국유재산을 사용ㆍ수익하거나 점유한 무단점유자에 대하여 변상금을 징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위 조항에서 국유재산의 무단점유자에 대하여 그 재산에 대한 대부료 또는 사용료의 100분의 120에 상당하는 변상금을 징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은, 국유재산에 대한 점유나 사용ㆍ수익 자체가 법률상 아무런 권원 없이 이루어진 경우에는 정상적인 대부료나 사용료를 징수할 수 없기 때문에 그 대부료나 사용료 대신에 변상금을 징수한다는 취지라고 풀이된다(대법원 2017. 2. 21. 선고 2015두677 판결 참조).

한편 건물 등의 소유자가 아닌 이로서는 실제로 그 건물 등을 점유ㆍ사용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건물 등의 부지를 점용하는 것으로 볼 수 없고, 건물 등의 부지는 건물 등의 소유자가 이를 점용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9다28462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이러한 법리는 국유재산인 토지 위에 건물 등이 설치된 경우에 있어 건물 등의 소유자와 점유ㆍ사용자가 다른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해석하여야 할 것이므로(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1두10348 판결 참조), 국유재산인 토지의 사용허가를 얻고 그 지상에 건물을 신축한 자로부터 그 건물을 임차(원고 A는 세탁소운영, 원고 B주식회사는 사무실로 사용)하여 이를 점유ㆍ사용하는 자가 그 건물의 부지를 점유ㆍ사용하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

-대법원은 원심이 인용한 1심판결 이유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가설건축물은 소외 D가 국유지인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사용허가를 받아 그 지상에 신축한 것이고, 원고들은 D로부터 이 사건 가설건축물의 일부를 각 임차한 자에 불과함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이 사건 가설건축물의 소유자가 아닌 원고들은 이 사건 토지의 무단점유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변상금부과처분에 위법이 없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국유재산인 토지와 그 지상 건물의 점유ㆍ사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원고들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피고는 2021. 12. 22. 원고 A에게 피고로부터 사용허가를 받지 않은 무단점유자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변상금 합계 2607만 원을, 원고 B주식회사에는 변상금 446만 원을 각 부과하는 처분을 했다.

D는 2011년경부터 약 10년 동안 피고에게 이 사건 토지의 사용료를 정상적으로 납부해 왔다.

그러자 원고들은 피고를 상대로 변상금부과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원고들은 이 사건 토지에 대하여 국유재산 사용허가를 받은 소외 D와의 사잉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건물을 점유·사용했으므로 변상금 부과처분의 대상인 무단점유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피고는 D로부터 사용료를 정상적으로 납부받았음에도 원고들에게 변상금을 부과하게 되면 이중 수익을 취득하는 불공정한 결과가 초래된다고 주장했다.

피고는 원고들이 이 사건 토지에 대하여 사용허가를 받은 D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후 이를 점유·사용했다고 하더라도, 국유재산법 제30조 제2항은 사용허가를 받은 사람이 승인 없이 다른 사람에게 사용·수익하게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므로, 원고들에게 이 사건 토지를 점유·사용할 수 있는 정당한 권한이 있다고 볼 수 없다며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고 항변했다.

1심(서울행정법원 2023. 4. 12. 선고 2022구단50987 판결)은 원고들의 청구를 인용해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각 변상금 처분을 각 취소하는 판결을 선고했다.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원고들이 변상금부과 대상인 '무단점유자'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해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그러자 피고는 항소했다.

원심(서울고등법원 2023. 12. 21. 선고 2023누42968 판결)은 원고들은 변상금 부과 대상인 '무단점유자'에 해당해 피고의 처분은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며 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결국 이 사건 토지 소유자이자 그 사용 허가를 받았던 D은 국유재산법 제30조 제2항에 반하여 관리청의 승인 없이 “다른 사람”인 원고들에게 이 사건 토지 부분을 사용·수익하게 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원고들은 국유재산법 제72조가 정하는 ‘무단점유자’에 해당한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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