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1월 14일은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당뇨연맹(IDF)이 당뇨병의 위험성과 예방, 관리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자 제정한 ‘세계 당뇨병의 날’이다. 고령화사회에 접어들면서 만성질환이라 불리는 생활습관병의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다. 당뇨병도 그중 하나로 질병 자체보다 그에 동반된 필연적인 합병증을 강조하는데,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쇼크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대한당뇨병학회가 최근 발표한 ‘당뇨병 팩트시트 2024’에 따르면 2022년 기준 30세 이상 성인의 당뇨병 유병률은 14.8%로 약 533만명에 달하고 당뇨 전단계도 약 1400만 명에 이른다. 연령별로는 50대 남성 당뇨병 유병자가 30.1%로 가장 많고, 70세 이상 여성 당뇨병 유병자는 41.2%로 가장 많은 비율로 고령 당뇨 환자의 수가 많았다. 그런데 약 30만 명의 청년들도 당뇨병을 앓고 있다. 인천힘찬종합병원 내분비내과 김유미 과장은 “당뇨병은 몸 안의 혈당이 올라가서 장기가 손상되는 만성질환”이라며 “합병증 관리와 함께 혈당이 정상 범위를 벗어나 너무 높거나 낮아져 발생하는 당뇨병 쇼크를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작위 혈당이 200㎎/㎗ 이상, 공복 혈당이 126㎎/㎗ 이상, 식후 2시간 혈당이 200㎎/㎗ 이상, 당화혈색소 수치가 6.5% 이상이면 당뇨병으로 진단한다. 고혈당은 혈액 속 포도당의 농도가 급격하게 상승해 신체 기능에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기본적으로는 당뇨병에 의해 유발된다. 원칙적으로 정상 범위를 벗어나는 경우 모두 고혈당에 해당되는데 과로나 스트레스, 과음, 감염 등 비당뇨적 원인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뇨병 환자가 평소보다 탄수화물 식사나 간식 섭취를 많이 하고 활동량이 적을 때, 처방된 약을 정확한 시간에 복용하지 않았을 때, 인슐린 보관이 잘못됐거나 유효기간이 지났을 때, 심한 스트레스와 질병, 상처, 염증 등이 있을 때 고혈당이 유발된다. 고혈당은 혈당이 180㎎/㎗ 이상 계속 높아질 때 발생하며 혈관에서 체내 수분을 흡수하고 서서히 당이 소변으로 빠지기 시작한다. 이때 피로감과 잦은 소변, 극심한 공복감, 피부 및 구강의 건조, 시야 흐림 등 이상 증상이 생기게 된다. 여기서 더 심해져 혈당 수치가 300㎎/㎗을 넘기면 의식이 저하되고 탈수, 무기력, 호흡곤란, 혼수상태 등 의식변화가 일어난다.
250㎎/㎗ 이상의 고혈당 상태가 지속되면 당뇨병성 케톤산증이라는 급성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혈당이 에너지로 이용되지 못해 지방을 에너지로 사용하면서 몸에 해로운 케톤산이 발생하고 오심, 구토, 복통, 설사, 호흡곤란 등 위급한 증상이 발생해 쇼크에 빠지는 상태다. 또 고혈당이 2주 이상 지속되면 탈수로 인해 장기의 기능 저하, 전해질 불균형이 동반되며 심정지가 오기도 한다. 고령 당뇨병 환자의 경우 혈당이 극한으로 올라가 500㎎/㎗ 이상이 될 경우 고삼투성 고혈당상태라는 치명적인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반대로 저혈당은 공복 상태에서 혈당이 70㎎/㎗ 이하인 상태다. 저혈당이 되면 갑자기 식은땀이 나고 어지럽거나 구토할 것 같은 느낌이 들며 심장이 두근거리고 손발이 떨리다가 몸에 힘이 쭉 빠지면서 멀미하듯 불쾌한 증상이 나타난다. 혈당 수치가 급격히 떨어져 발생하는 저혈당 쇼크는 인슐린 의존성 당뇨병 환자가 인슐린을 과다 투여하거나 불규칙하게 식사를 할 때, 과도한 운동을 하거나 과도한 음주 시 유발된다.
저혈당도 고혈당만큼이나 위험하다. 혈당 수치가 50㎎/㎗ 이하로 떨어지면 쇼크 위험이 더 커지는데, 의식을 잃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뇌는 우리 몸에서 포도당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기관으로, 저혈당으로 인해 뇌에 포도당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으면 의식이 흐려지게 되고 의식을 잃게 되는 것이다. 저혈당 증상이 나타나면 과일주스, 캔디, 초콜릿 등 흡수될 수 있는 당분을 즉시 섭취해 주고, 이미 의식이 없는 경우라면 즉시 119에 신고하고 응급조치를 받아야 한다.
적정한 혈당 관리를 위해서는 평소 생활습관 관리와 예방이 중요하다. 혈당 수치를 규칙적으로 측정해 모니터링하면서 변화를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필요하다. 식단 관리도 중요한데, 정제된 당분과 인스턴트 음식, 액상과당 등은 피하고 탄수화물 섭취량을 조절하면서 정해진 시간에 적당한 양의 균일한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자신의 체력에 맞는 운동도 병행하면 혈당 관리가 수월한데, 운동 전후에도 혈당을 측정해 강도를 조정한다.
인천힘찬종합병원 내분비내과 김유미 과장은 “당뇨병은 혈당 조절, 합병증 예방 등을 모두 잘 관리해야 한다”며 “당뇨병 유병자 중 50% 넘게 비만이므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심혈관, 신장, 눈 등 관련이 있는 신체 건강도 살피면서 쇼크 의심 증상이 생기면 즉시 대처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여송 로이슈(lawissue) 기자 arrive71@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