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에 접어들면서 '바람'의 의미는 더욱 복잡하고 다층적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주로 신체적 외도만을 바람으로 여겼다면, 이제는 온라인상의 감정적 교류까지도 그 범주에 포함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SNS에서 파트너가 낯선 이들과 나누는 대화나 살짝 애매한 뉘앙스의 댓글들은 단순한 소통일까요 아니면 새로운 형태의 감정적 외도일까요?
관계에서 바람은 기본적으로 신뢰를 깨뜨리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비록 전통적인 의미의 신체적 외도만큼 가시적이진 않지만, 감정적 외도 역시 관계를 무너뜨릴 수 있는 강력한 파괴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심리치료사 낸시 키슬린(Nancy J. Kislin)은 불륜 전문 심리학자 셜리 글래스(Shirley Glass)의 연구를 인용하며, <싸이콜로지 투데이(Psychology Today)>를 통해 감정적 외도가 신체적 외도 못지않은 깊은 배신감을 안겨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싸이콜로지 투데이(Psychology Today)>에 기고한 심리치료사 낸시 키슬린(Nancy J. Kislin)의 기사를 통해, 디지털 시대 '바람'에 대한 의미를 생각해 봅니다.
■ 디지털 시대, '바람'의 새로운 정의 논쟁
- 온라인 '톡' 바람, 선 넘는 댓글…감정적 외도일까, 단순한 소통일까
연인이나 배우자가 인스타그램이나 카카오톡 그룹(예: 단톡방)에서 낯선 사람들과 오랜 시간 대화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이러한 행위는 신체적 접촉은 없지만, 사적인 대화이며 플러팅(flirting)의 요소를 포함할 수 있다. 이것을 단순한 대화로 볼 수 있을까, 아니면 감정적 외도로 간주해야 할까? 이러한 애매한 상황을 파악하는 것은 어렵지만 중요한 것은 커플 간의 대화가 필요하다.
연인이 다른 사람에게 보내는 사소한 관심이나 온라인 상의 플러팅이 감정적 거리를 만들 수 있다. 이러한 작은 행동들이 쌓여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간단한 댓글, 하트 이모티콘, 또는 다른 사람과의 사적인 메시지 교환은 의도와 상관없이 파트너에게 배신감으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감정적 외도의 징후 중 하나는 파트너가 관계 외부의 누군가와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내는지 이다. 만약 파트너가 온라인 채팅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그 사람이 파트너보다 더 많은 관심을 받는다면, 이는 경고 신호일 수 있다. 여기에 암시적인 댓글이나 이모티콘이 추가된다면 상황은 더욱 복잡해진다.
감정적 외도는 신체적 외도 만큼이나 고통스러울 수 있다. 아만다 J. 로즈(Amada J. Rose)의 연구는 파트너의 감정적 외도가 신체적 외도만큼이나 상처를 줄 수 있음을 보여준다.
SNS는 이러한 감정적 연결을 촉진한다. 온라인 상의 상호작용은 오해와 불신을 야기할 수 있으며, 파트너 사이 관계에 긴장을 초래할 수 있다. 소셜 미디어는 쉽게 친밀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게 하지만 이는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관계에서 열린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기술이 우리의 소통 방식을 완전히 변화시켰기 때문에, 특히 온라인 상에서의 경계 설정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연인(혹은 배우자)은 디지털 세계에서 무엇이 허용되는지에 대해 솔직한 대화를 나눠야 한다. 다른 사람의 게시물에 댓글을 다는 것이 무해한 상호작용인지, 아니면 선을 넘는 것인지, 낯선 사람과의 사적인 메시지 교환이 괜찮은지, 아니면 배신으로 느껴지는지에 대해 서로 논의해야 한다.
연인(혹은 배우자)은 서로의 감정을 이해하고 건강한 경계를 재설정하게 된다. 결국 작은 불만이 더 큰 문제로 발전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관계에서의 신뢰와 감정적 충실도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열린 대화와 명확한 경계 설정이 필수적이다.
▶원문 기사
"Is It Cheating or Just Innocent Fun?", Nancy J. Kislin, Psychology today, 2025. 2. 4.
https://www.psychologytoday.com/intl/blog/family-and-trauma/202502/is-it-cheating-or-just-innocent-fun]
김지연(Jee Yearn Kim) Ph.D
독립 연구자로 미국 신시내티 대학교 형사정책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범죄 행위의 심리학(Psychology of Criminal Conduct), 범죄자 분류 및 위험 평가(Offender Classification and Risk Assessment), 효과적인 교정개입의 원칙(Principles of Effective Intervention), 형사사법 실무자의 직장내 스트레스 요인, 인력 유지 및 조직행동(Workplace Stressors, Retention, and Organizational Behavior of Criminal Justice Practitioners), 스토킹 범죄자 및 개입 방법(Stalking Offenders and Interventions)이다.
김지연 형사정책학 박사 cjdr.kim@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