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책감 속 즐거움"... 미디어는 왜 '연쇄 살인범'에 열광하는가?

기사입력:2025-03-08 12:05:27
최근 대한민국의 각종 미디어에서는 범죄, 형사, 수사물을 다룬 프로그램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연쇄살인범은 빠지지 않는 단골 소재입니다. 사람들은 왜 연쇄 살인범에 대해 이토록 섬뜩한 호기심을 가지는 걸까요? 마치 길에서 예상치 못한 교통사고나 화재 현장, 혹은 격렬한 싸움을 마주했을 때처럼, 끔찍하지만 도저히 눈을 뗄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번 기사는 범죄학자이자, TV 해설가이며 베스트셀러 작가인 '스캇 본(Scott Bonn, Ph. D.)' 박사가 싸이콜로지 투데이(<Psychology Today>)에 기고한 "왜 미디어가 연쇄 살인범에 열광하는가"를 소개합니다.

본 박사는 자신의 저서 <우리가 연쇄 살인범을 사랑하는 이유: 세상을 충격에 빠뜨린 살인자들의 기묘한 매력>을 통해 이러한 현상을 심층 분석했으며, 대중이 연쇄 살인범에 끌리는 복잡한 심리적 메커니즘에 대해 통찰력 있는 견해를 제시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연쇄 살인범 콘텐츠 열풍'의 심리적 원인을 생각해 봅니다.

&quot;왜 미디어는 연쇄 살인범에 열광하는가?&quot; / 이미지=1970년대 미국의 연쇄살인범 테드 번디를 다룬 넷플리스 다큐멘터리 〈살인을 말하다 : 테드 번디 테이프〉

"왜 미디어는 연쇄 살인범에 열광하는가?" / 이미지=1970년대 미국의 연쇄살인범 테드 번디를 다룬 넷플리스 다큐멘터리 〈살인을 말하다 : 테드 번디 테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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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쇄 살인범, '유명한 괴물'이 되다.

미국에서는 1970년대 이후, 테드 번디(Ted Bundy)와 같은 연쇄 살인범들이 단순한 범죄자가 아닌 대중문화의 아이콘이 됐다. 스캇 본 박사는 이를 "유명한 괴물(Celebrity Monsters)"이라고 부른다.

테드 번디(Theodore Robert Bundy)는 미국의 유명한 연쇄 살인범으로, 1970년대에 젊은 여성들을 납치하고 강간하며 살해한 것으로 악명 높았다. 그는 법학을 공부한 학생이자 정치 활동에도 참여했던 인물로, 그의 외모와 매력은 범죄를 저지르는 데 도움을 줬다. 1989년에 사형된 그는 최소 30건의 살인을 자백했으나, 실제 희생자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넷플릭스도 테드 번디를 다룬 다큐멘터리 <살인을 말하다 : 테디 번드 테이프>를 제작한 바 있다.

스캇 본 박사는 테드 번디에 대해 연쇄 살인범이 어린이에게 괴물 영화가 주는 재미를 어른들에게 제공하는 존재라고 설명한다. 즉, '무섭지만 짜릿한' 존재인 것이다.

연쇄 살인범들의 이야기와 범죄 행각은 마치 괴물 영화처럼 강렬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며, 사람들에게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는 흥분감을 제공한다. 그래서 뉴스나 엔터테인먼트 매체에서 연쇄 살인범이 등장하는 콘텐츠는 일종의 중독성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이런 관심이 주는 즐거움을 쉽게 인정하기는 어렵다. 본 박사 의 연구에 따르면, 연쇄 살인범에 매료된 많은 사람들이 이를 "죄책감을 느끼는 즐거움(Guilty Pleasure)"이라고 표현한다.

왜 우리는 연쇄 살인범에게 끌리는가?

보통의 정상적인 감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사랑, 수치심, 동정심, 후회와 같은 감정을 경험하며, 생명을 소중히 여긴다. 따라서 납치, 고문, 강간, 살인, 시체 훼손, 심지어 식인 행위까지 저지르는 병적인 정신 상태를 쉽게 이해할 수 없다. 본 박사는 연쇄 살인범이 대중에게 끌리는 이유가 여러 요소들이 얽혀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그 원인을 하나씩 살펴보자.

1. 희귀한 존재에 대한 본능적 호기심
연쇄 살인은 흔한 범죄가 아니므로, 연쇄 살인범 존재 자체도 희귀하다. 최근 몇 년 동안 미국에서 활동 중인 연쇄 살인범은 약 25명 정도로 추정된다. 이들은 일반적인 범죄자들과는 다르게, 마치 대형 교통사고나 자연재해처럼 희귀하면서도 충격적인 존재로 인식된다. 본 박사는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일수록 더 깊이 알고 싶어지는 심리가 작용한다고 설명한다. 그들의 극단적인 잔혹성과 비정상적인 행동 때문에 사람들은 강렬한 호기심을 느끼고, 본능적으로 그들에게 끌리게 된다.

2. 무작위 범행이 자극하는 생존 본능과 안전에 대한 질문
생존 본능 자극연쇄 살인범들은 일반적으로 무작위로 희생자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그들은 개인의 외모, 성별, 연령 등의 특정 기준이나 단순한 우연한 기회를 기반으로 희생자를 정한다. 이 말은 곧, 누구든 연쇄 살인범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물론, 실제로 연쇄 살인범을 만날 확률은 상어에게 공격당할 확률과 비슷할 정도로 낮지만, 완전히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따라서, 연쇄 살인범은 인간이 가진 가장 본능적이고 강력한 감정인 생존 본능을 자극하여 "우리가 과연 안전한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3. 끝없는 살해 욕구가 만드는 신비로운 존재감
자극적이고 신비로운 존재연쇄 살인범들은 지속적이며 충족되지 않는 살해 욕구를 가지고 있다. 일반적인 살인은 대부분 순간적인 감정적 충동에 의해 발생하지만, 연쇄 살인범들은 다르다. 그들은 수년에 걸쳐 여러 명을 살해하며, 단 한 명을 살해하고 멈추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새로운 희생자를 찾는다. 이처럼 끝없는 살인 욕구와 계획적인 행동은 일반 범죄와는 차원이 다르게 극단적이고 더 큰 충격을 주어 이들을 더 자극적이고 신비로운 존재로 만든다.

4. 극단적 비정상 행동에 대한 이해 욕구
비정상적인 행동에 대한 호기심연쇄 살인범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왜 그런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는가?'에 대한 강한 궁금증과 이해하려는 욕구에서 비롯된다. 연쇄 살인범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도덕과 상식을 완전히 초월한 극단적인 잔혹 행위를 저지른다. 이들의 비정상적인 심리와 행동 패턴은 일반적인 인간 행동과 너무나 달라서, 사람들은 그 이유를 알고 싶어한다. 어쩌면 사람들은 '그들의 동기를 이해할 수 있다면, 그들이 그렇게까지 두려운 존재는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5. 인간 본성의 어두운 가능성을 들여다보는 자기성찰
인간 본성의 어두운 면을 들여다보는 창마지막으로, 연쇄 살인범들은 우리가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드는 존재이다. 예를 들어, 우리는 가끔 "저 사람 너무 싫어. 죽여버리고 싶어." 같은 말을 농담처럼 내뱉는다. 그러나 실제로 행동으로 옮기지는 않는다. 그러나 연쇄 살인범들은 이 생각을 실행에 옮겼다. 이러한 현실은 사람들로 하여금 '극한의 스트레스 상황에서 나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라는 깊은 질문을 던지게 한다.

결론적으로, 연쇄 살인범은 단순한 범죄자가 아니다. 그들은 우리의 공포와 호기심을 동시에 자극하는 존재이며, 사회적 현상으로까지 자리 잡았다. 대중과 미디어 속에서 강렬하고도 복잡한 존재로 묘사되어 연쇄 살인범에 대한 관심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선과 악을 막론하고 모든 존재에 대해 동일시하거나 심지어 공감하려는 경향이 있다. 때때로 이러한 심리는 잔인하고 후회 없는 연쇄 살인범에게 까지 확장된다. 결국, 연쇄 살인범은 우리에게 공포와 호기심을 동시에 불러일으키는 존재로서 그들의 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주목받을 것이다.

▶ 기사 원문
- 스캇 본(Scott Bonn, Ph. D.) 박사는 범죄학자로 TV해설가이자 베스트셀러 작가다. 그의 대표 저서로는 <우리가 연쇄 살인범을 사랑하는 이유: 세상을 충격에 빠뜨린 살인자들의 기묘한 매력(Why We Love Serial Killers: The Curious Appeal of the World’s Savage Murderers >가 있다.
- <Why Serial Killers Become Media Celebrities>, Scott Bonn, Ph.D., 2023. 9. 10., Psychology Today.

김지연(Jee Yearn Kim) Ph.D.
독립 연구자로 미국 신시내티 대학교 형사정책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주요 연구 관심 분야는 범죄 행위의 심리학(Psychology of Criminal Conduct), 범죄자 분류 위험 평가(Offender Classification and Risk Assessment), 효과적인 교정개입의 원칙(Principles of Effective Intervention), 형사사법 실무자의 직장내 스트레스 요인, 인력 유지 조직행동(Workplace Stressors, Retention, and Organizational Behavior of Criminal Justice Practitioners), 스토킹 범죄자 개입 방법(Stalking Offenders and Interventions)이다.


김지연 형사정책학 박사 cjdr.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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