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진가영 기자] 성추행은 다양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성범죄다. 2022년 통계 자료에 따르면 강제추행은 1만 5864건이 발생하며 한 해에 가장 많이 발생한 성범죄로 집계되었다. 강제추행이란 폭행이나 협박으로 사람을 추행하는 성추행 범죄로, 형법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그런데 이러한 성추행 범죄는 동일한 행위를 하더라도 상대방의 상태에 따라 처벌 수위가 달라지게 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상대방이 미성년자인 경우다. 미성년자는 신체적, 정신적으로 성인에 비해 취약해 더욱 강화된 법적 보호를 받고 있기 때문에 만일 성인이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강제추행과 같은 성추행을 저지르면 형법 대신 청소년성보호법이나 성폭력처벌법 등 특별법이 적용되며 처벌 수위가 크게 높아진다.

청소년성보호법에 따르면 19세 미만의 아동, 청소년을 강제추행한 사람은 2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나 1천만 원 이상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미성년자 성추행을 저지르려 시도했지만 미수에 그친 사람도 처벌 대상이 된다. 뿐만 아니라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성추행 범죄를 예비, 음모하기만 해도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범죄를 실행하지 않고 계획하기만 하더라도 처벌 대상이 된다는 점에서 미성년자에 대한 법적 보호가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있다.

성적 자기결정권이 없는 미성년자, 다시 말해 더 어린 연령대의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성추행을 저질렀다면 처벌은 더욱 무거워진다. 13세 미만을 강제추행한 사람은 성폭력처벌법에 따라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이때에는 미성년자가 미성년자를 추행한 경우라 하더라도 처벌 대상이 된다.

성추행 범죄에서는 상대방의 동의 하에 신체 접촉을 한 것인지 아니면 상대방이 원치 않는 신체 접촉인지 여부에 따라 범죄 혐의점이 달라질 수 있다. 미성년자에게도 성적 자기결정권이 인정되기 때문에 일정 연령 이상의 미성년자가 신체 접촉에 동의를 한 경우라면 상대방이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처벌받지는 않는다. 여기서 말하는 기준 연령은 만 16세 미만이다.

만일 성인이 13세 이상 16세 미만의 사람과 신체 접촉을 했다면 상대방이 동의했다 하더라도 미성년자의제강제추행이 성립하게 된다. 그리고 13세 미만의 사람과 신체 접촉을 했다면 당사자가 미성년자라 하더라도 성추행으로 인정되어 처벌받는다.

검사 출신의 법률사무소 백헌 유상배 대표변호사는 “우리 법은 일정 연령 미만의 사람은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하기에 충분히 성숙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강력히 보호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연령에 해당하는 사람과 신체 접촉을 할 경우, 상대방이 먼저 요구하거나 신체 접촉에 동의했다는 이유만으로 성추행 혐의를 벗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유 변호사는 “이처럼 미성년자가 연루된 성추행 사건은 성인 간 성추행 사건에 비해 고려해야 할 점이 매우 많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혐의가 인정될 경우, 형사처벌 외에도 다양한 보안처분이 부과될 수 있는 심각한 문제이기 때문에 절대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진가영 로이슈(lawissue) 기자 news@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