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는 형벌의 그림자"...법적 처벌을 넘어선 '부수적 결과'의 무게

교도소 너머의 형벌...미국 사례로 본 유죄 판결의 숨겨진 대가 기사입력:2025-04-03 11:14:19
"경범죄에 해당하는 정말 사소한 일이었죠. 그런데 그것 때문에 저는 일자리를 잃었고, 집을 잃었으며, 심지어 아이들까지 빼앗겼습니다."

미국 형사 사법 시스템을 경험한 한 여성의 고백입니다. 범죄에 대한 처벌은 형기가 끝나면 함께 종료돼야 마땅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어떨까요? 유죄 판결 이후에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보이지 않는 형벌'이 존재합니다. 이것을 '부수적 결과(collateral consequences)’라고 합니다.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은 일정 기간 동안 법적 시스템의 관리·감독을 받습니다. 범죄를 저지른 이들이 처벌받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 처벌이 가져오는 여파는 상상 이상으로 깊고 광범위합니다. 특히 미국에서는 이러한 '부수적 결과'가 당사자뿐 아니라 가족과 지인들에게까지 파급되며, 한번 법적 시스템에 발을 들인 사람들이 그 굴레에서 벗어나기 힘들게 만듭니다.

아직 국내에선 '부수적 결과(collateral consequences)'가 크게 주목받지 않고 있지만, 우리 사회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듯 합니다. '한 번의 실수'가 어떻게 평생의 발목을 잡는 제약으로 변하는지, ‘부수적 결과’를 미국의 베라 인스티튜트(Vera Institute)의 샘 맥켄(Sam McCann)의 연구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 베라 인스티튜트는 미국 내 유색인종, 이민자, 빈곤층에 대한 과잉 범죄화(overcriminalization)와 대규모 수감 시스템(mass incarceration) 문제를 해결하고, 보다 공정하고 책임 있는 사법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설립된 단체입니다.

미국의 베라 인스티튜트(Vera Institute)에 따르면, 형기가 종료된 후에도 '부수적 결과'라는 보이지 않는 처벌이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들의 취업, 주거, 가족 관계, 시민권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며 사회 재통합을 가로막고 있으므로, 이러한 부수적 결과를 줄이기 위한 법적, 제도적 개선이 시급하다.

미국의 베라 인스티튜트(Vera Institute)에 따르면, 형기가 종료된 후에도 '부수적 결과'라는 보이지 않는 처벌이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들의 취업, 주거, 가족 관계, 시민권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며 사회 재통합을 가로막고 있으므로, 이러한 부수적 결과를 줄이기 위한 법적, 제도적 개선이 시급하다.

이미지 확대보기

1. 가족 분리

2010년, 경찰은 뉴욕 브롱크스(Bronx)에 있는 페넬로페 해리스(Penelope Harris)의 아파트를 수색하던 중 10그램의 대마초를 발견했다.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10그램은 뉴욕주에서 대마초가 합법화되기 이전에도 경범죄 기준 이하의 소량이었다. 그러나 이 짧은 경찰과의 만남은 해리스와 그녀의 가족에게 예상치 못한 심각한 결과를 초래했다. 경찰의 신고를 받은 아동복지 기관(Child Welfare Agency)은 해리스의 아들을 강제로 위탁 가정에 보내고, 그녀를 방임 혐의로 조사했다. 이후 그녀는 무작위 약물 검사와 예고 없는 사회복지사 방문을 조건으로 아들을 돌려받을 수 있었다.

이 사례는 법적 시스템과의 사소한 접촉조차도 개인의 삶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처벌은 단순히 유죄 판결과 형량 선고에서 끝나지 않는다. 법적 기록은 사건이 종결되거나 형이 끝난 후에도 수년, 심지어 수십 년 동안 당사자의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흑인과 유색인종 가정이 불균형적으로 더 큰 영향을 받는다. 뉴욕시 아동복지국(Administration for Children’s Services; ACS)의 내부 조사에 따르면, 흑인 가정은 백인 가정보다 아동복지국의 조사를 받을 확률이 7배 높았고, 아동이 강제로 분리될 확률이 13배 더 높았다.

2. 실업과 소득 손실

법적 시스템과의 접촉은 개인의 경제적 생존 가능성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수감 생활로 인해 직장을 잃거나 해고될 위험이 커, 단순한 경범죄 유죄 판결만으로도 연간 평균 소득이 16% 감소하며, 수감 경험이 있는 사람은 이후 평균 52%의 소득 손실을 겪는다.

미국 연방법은 고용주가 구직자의 범죄 기록을 조회할 수 있도록 허용하며, 95%의 고용주가 배경 조사를 실시한다. 따라서 형사 기록이 있는 사람들은 일자리를 구하기 더욱 어렵다. 한 연구에 따르면, 연방 교도소에서 출소한 5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년 동안 실업률이 33%에 달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면 다시 체포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는 다시 수감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만든다는 점이다.

3. 이민 신분 상실 및 추방

비시민권자가 체포될 경우, 이는 치명적인 이민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유죄 판결이 없더라도 체포 기록만으로도 추방당할 수 있으며, 일부는 연방 구금 시설에 억류될 위험이 있다.

이러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New Way Forward Act 법안(“새로운 저진 방향법”)이 추진 중이다. 이 법안은 강제 구금을 폐지하고, 이민자들에게 적절한 법적 보호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한 Fairness to Freedom Act(“공정한 자유법”)는 추방 절차에 직면한 사람이 무료 법률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한다.

4. 주거 불안정과 노숙 위험 증가

체포 및 수감 기록은 주거 안정성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 전과 기록이 있는 사람은 집세를 낼 수 없거나 공공 및 민간 임대 주택에서 거절당할 가능성이 높다.

통계적으로, 전과자는 일반인보다 노숙자가 될 확률이 10배 높으며, 노숙자는 체포될 확률이 11배 더 높다. 그러나 대부분의 공공주택 기관은 전과자에 대한 입주 제한 정책을 유지하고 있으며, 심지어 가족이 해당 주택에 살고 있어도 입주를 불허할 수 있다.

최근 미 연방 주택도시개발부(Department of Housing and Urban Development; HUD)는 공공주택에서의 전과자 차별을 철폐하는 규정을 발표했다. 또한 뉴저지주는 공공 및 민간 부문에서 전과를 이유로 임대 거부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5. 공공 복지 혜택 박탈

1996년 이후 특정 마약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들은 TANF(Temporary Assistance for Needy Families; 저소득 가정을 위한 임시 지원) 및 SNAP(Supplemental Nutrition Assistance Program; 식량 지원) 프로그램에서 제외됐다.

메디케이드(Medicaid; 저소득층 의료보험제도)도 현재 수감 중인 사람들에게 의료 혜택을 제공하지 않는다. 이는 특히 만성 질환이나 정신 건강 문제가 있는 사람들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또한 사회보장청(Social Security Administration; SSA)은 30일 이상 수감된 경우 사회보장 혜택을 중단한다.

6. 고등 교육 기회 박탈

미국 내 4년제 대학의 약 70%는 지원자에게 범죄 기록을 공개하도록 요구한다. 다행히 현재 7개 주에서는 이를 금지하는 “Ban the Box” 법안(채용 지원서에서 지원자의 범죄 기록을 묻는 체크 박스 제거)을 통과시켜, 고등 교육에 대한 접근성을 확대하고 있다.

7. 장기 감시

미국에는 현재 370만 명이 가석방 또는 보호관찰 상태에 있다. 하지만 연구에 따르면, 가석방 및 보호관찰 시스템은 수감률을 줄이기보다 오히려 증가시키는 경향이 있다. 가석방자는 주소 변경 미보고, 출석 검사 누락, 통금 시간 위반 등 사소한 규칙 위반으로 다시 감옥에 갈 수 있기 때문이다.

흑인과 유색인종은 백인보다 보호관찰 및 가석방을 받을 확률이 4배 높으며, 같은 조건에서도 흑인과 라틴계 가석방자는 더 높은 비율로 위반 처리를 받는다.

8. 시민권 박탈

미국에서는 약 500만 명이 과거 유죄 판결로 인해 투표권을 박탈당했다. 특히 흑인의 경우, 성인 인구의 5.3%가 선거권을 잃었으며, 이는 백인 인구(1.5%)의 3배 이상이다.

또한, 많은 주에서는 전과자의 배심원 참여를 금지하고 있어 법적 시스템 내 구조적 불균형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9. 운전면허 취소

미국 50개 주 중 절반은 벌금이나 법원 비용을 지불하지 못한 사람들의 운전면허를 정지한다. 이는 약 1100만 명에게 영향을 미치며, 일자리, 주거 유지, 사회 참여를 심각하게 제한한다.

결론: 법적 시스템의 끝없는 처벌

‘부수적 결과’는 단순한 여파가 아니다. 이는 법적 시스템이 개인과 지역 사회에 지속적인 처벌을 가하는 구조적인 문제이며, 사람들이 다시 자립할 수 있는 기회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기제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형사 기록에 따른 차별을 완화하고, 재활과 사회 재통합을 지원하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원문 기사
How “Collateral Consequences” Keep People Trapped in the Legal System,” Sam McCann, 2023.11.29.

김지연(Jee Yearn Kim) Ph.D.
독립 연구자로 미국 신시내티 대학교 형사정책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범죄 행위의 심리학(Psychology of Criminal Conduct), 범죄자 분류 및 위험 평가(Offender Classification and Risk Assessment), 효과적인 교정개입의 원칙(Principles of Effective Intervention), 형사사법 실무자의 직장내 스트레스 요인, 인력 유지 및 조직행동(Workplace Stressors, Retention, and Organizational Behavior of Criminal Justice Practitioners), 스토킹 범죄자 및 개입 방법(Stalking Offenders and Interventions)이다.


김지연 형사정책학 박사 cjdr.kim@gmail.com

주식시황 〉

항목 현재가 전일대비
코스피 2,465.42 ▼21.28
코스닥 687.39 ▲3.90
코스피200 328.67 ▼4.25

가상화폐 시세 〉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123,048,000 ▲618,000
비트코인캐시 446,000 ▲1,200
이더리움 2,672,000 ▲28,000
이더리움클래식 24,010 ▲240
리플 3,159 ▲59
이오스 1,209 ▲17
퀀텀 2,779 ▲50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123,100,000 ▲723,000
이더리움 2,674,000 ▲26,000
이더리움클래식 24,050 ▲270
메탈 1,007 ▲5
리스크 711 ▲2
리플 3,158 ▲62
에이다 979 ▲28
스팀 178 0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123,130,000 ▲730,000
비트코인캐시 445,700 ▼1,100
이더리움 2,676,000 ▲28,000
이더리움클래식 23,990 ▲60
리플 3,159 ▲59
퀀텀 2,773 ▲48
이오타 243 ▲3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