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재판관 선출안이 국회에서 부결된 건 1988년 헌법재판소 창립 이후 처음이다.
법무부장관 시절의 강금실 변호사 노무현 참여정부에서 판사 출신이면서도 법무부장관을 지낸 강금실 변호사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분을 참지 못한 듯 작심하고 독설을 내뱉었다.
조용환 변호사는 인권변호사의 대명사로 불리는 고 조영래 변호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의 초대 회장을 역임한 고영구 변호사, 이석태(전 민변 회장) 변호사들과 함께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승소로 이끌었던 핵심 인권변호사 중 한명이다.
강 변호사는 “조용환 변호사가 헌법재판관이 될 수 없는 세상인가”라고 개탄하며 “어이없다”고 혀를 찼다. 이어 “(선출안 처리를) 19대 국회 가서 하자했거늘 민주당 첫 작품이 겨우 이거냐. 전략전술도 없는 나이브함”이라고 민주통합당을 질타하며 “새누리당 완전 극우. 어디 두고 보자”라며 경고했다.
평소 온유한 모습과는 전혀 다른 생경한 모습을 본 조광희 변호사(한명숙 전 총리 변호인)는 “강 변호사님, 화나셨구나”라며 강금실 변호사의 글을 리트윗(RT)하며 전파했다.
강금실 변호사는 또 “천안함 무조건 믿고 판검사 출신이라야 헌법재판관 자격 있다는거다. 국민에게 버림받은 새누리 정치인들에게 조용환을 먹이로 바치다니. 민주당 정체성은 뭐냐”라고 민주통합당을 일갈했다.
그는 “간판 바꿔단다고 헌누리가 새누리되나”라고 새누리당을 비꼬며 “그 나물에 그 밥. 분열 갈등 조장하는 개념 없는 극우세력”이라고 규정했다.
강 변호사는 “박근혜 비대위원장 첫 작품이 고작 조용환 부결이냐. 이름만 새누리 도로 한나라. MB와 다를 바 없구나. 지도력 완전 무능”이라고 박근혜 비대위원장을 정조준했다.
또 “두달 뒤 총선 후면 당연 통과될 헌법재판관 후보를 어이없이 완전 탈락시키다니. 이런 민주당 믿고 총선치률 수 있겠나”라고 탄식하며 “국민이 새누리 싫어한다고 거저 먹으려드는 건가. 국민이 호구냐. 앞날이 걱정되는구나”라고 민주통합당에 일침을 가했다.
강 변호사는 “역사에도 정신과 뼈대가 있는 겁니다. 개인 조용환이 아니라 가장 참혹했던 시기에, 그리고 지금까지도 묵묵히 그늘에서 민주주의와 인권에 헌신하는 조용환에게 모욕을 가한 극우세력과 무능한 민주당에 공분을 표출하는 겁니다”라고 개탄했다.
역시 변호사 출신인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도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조용환 헌법재판관 후보 부결. 저는 이분보다 더 치열하고 명철한 인권변호사를 보지 못했습니다”라고 존경을 표시하면서 “지금 헌재가 기본권의 수호자 되게 하는 최선의 방법은, 공석상태 감수하더라도 4월 이후 이분을 다시 재판관에 선출하는 것입니다”라고 제안했다.
한인섭 서울대 법대 교수도 “조용환. 30년 동안 한결같은 변호사. 전문성 +열정에서 그만한 변호사 거의 없다. 때문에 그의 존재는 다른 법률가들에겐 모범이자 부담이다. 국회 부결은 본인에겐 자유를, 헌정에는 암운을 던진 것 (부결의 선례는 부메랑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조광희 변호사는 “새누리당이 조용환 헌법재판관에 반대하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면 당연하다. 그들은 헌재 재판관에 가장 적합한 사람이 헌재 재판관이 되는 것을 두려워한다”라고 새누리당을 꼬집었다.
작년 11월 ‘정치검찰, 검사로서 부끄러운 적 많았다’고 검찰을 통렬히 비판하며 사직서를 낸 대구지검 제3형사부 수석검사 출신 백혜련(45) 변호사도 10일 자신의 트위터에 “어제 조용환 헌법재판관 후보 부결 소식. 참으로 암울하다”며 “다수당의 횡포”라고 새누리당을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