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라던 정준길…‘안철수 불출마 협박’ 거짓말쟁이 되나

택시기사 증언…블랙박스, 휴대폰 기지국과 택시 이동경로 대조하면 진실 기사입력:2012-09-11 15:33:20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대선기획단 정준길 공보위원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측 금태섭 변호사에게 전화로 ‘불출마 종용 협박을 했다’는 핵폭풍(1라운드)이 ‘친한 친구사이 대화’ 공방(2라운드)으로 변질되는가 싶더니, 전화 당시 정 공보위원을 태웠다는 택시기사의 증언이 나와 ‘거짓말’ 공방(3라운드)으로 치달으며 후폭풍이 예상된다.

하지만 3라운드로 번진 ‘전화를 건 장소’ 거짓말 공방은 의외로 쉽게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이제 종착역에 다다른 셈이다. 정준길 변호사가 택시를 타지 않았다며 택시기사의 증언을 부인하는 상황임에도 현재로선 불리한 상황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일단 택시기사의 구체적인 증언이 나왔는데, 택시에는 블랙박스가 장착돼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택시의 이동경로와 정 변호사의 휴대폰 기지국 통화기록을 대조해 보면 누가 거짓말을 하는지 쉽게 알 수 있다는 게 검사 출신 변호사의 판단이다.
따라서 현재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는 정준길 변호사가 지난번처럼 사실관계를 곧바로 인정할지, 아니면 또 다른 돌파구를 찾아낼지 지켜볼 일이다.

◈ 서울대 법대 86학번 동기 금태섭 변호사와 정준길 변호사

두 사람은 서울대 법대 86학번 동기다. 사법시험 34회(사법연수원 34기)에 합격한 금태섭 변호사는 사법시험 35회에 합격한 정준길 변호사보다 1년 먼저 검사가 됐다.

시작은 지난 6일. 금태섭 변호사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지난 4일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 대선기획단 정준길 공보위원이 전화로 ‘안철수 원장이 대선에 출마할 경우 뇌물과 여자문제를 폭로하겠다’고 협박하며 대선 불출마를 종용했다”고 폭로했다.
금 변호사는 기자회견에서 대화내용을 녹취하지 못했다고 밝혀, 정준길 공보위원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됐다. 만약 정 공보위원이 부인하면 진실공방으로 흐를 수 있어 쌍방 간 ‘정치공작’이니‘ 음해’니 하며 정치공세만 남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더욱이 두 사람은 모두 검사 출신 변호사들이서 더욱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런데 즉각 반박 기자회견을 가진 정준길 공보위원이 전화를 건 사실과 내용에 대해 대체로 인정해 진흙탕 진실공방으로는 번지지 않고 일단락됐다. 사안의 중대성과 심각성을 감안하면 예상 밖이었다. 그런데 반전이 있었다.

이때 ‘친한 친구사이 대화’라는 카드가 등장했다. 정 공보위원은 기자회견에서 “대학 동기 친구사이니 태섭이라고 부르겠다”며 금태섭 변호사에 대해 수시로 ‘태섭아’, ‘태섭이’라고 부르며 가까운 친구사이임을 강조했다. 또한 정치공세를 언급하면서 ‘친한 친구사이의 사적인 대화를 공개해…오늘 친구를 잃었다’고 매우 안타깝게 말하기도 했다.

“서울법대 86학번 동기인 금태섭 변호사와는 여러 이야기를 함께 나누던 절친한 친구 사이였다. ~ 차 안에서 불현듯 생각나서 태섭이에게 전화를 했다. ~ 안철수 원장의 출마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에서 제대로 철저히 준비하고 검증에 대한 대응을 해야 된다는 취지로 이야기를 한 것이다. ~ 금태섭 변호사는 안철수 교수의 대변인이기 전에 20년 이상 오랜 시절을 만나온 친구관계다. 너무 가슴이 아프다.” - 정준길 공보위원 기자회견 내용 일부

‘안철수 원장에 대한 대선 불출마 협박 종용’ 사건은 안철수 원장측은 물론 민주통합당이 ‘민주주의 유린’, ‘헌정질서 파괴’ ‘정치공작’이라고 규정할 정도로 박근혜 후보에게 치명타를 안겨줄만한 메가톤급 사안이었다. 하지만 파괴력은 미풍에 그쳤다.
정준길 변호사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 친한 친구사이 증명 위해 문자메시지와 대학시절 사진 공개

특수부 검사 출신에 대한변호사협회 수석대변인을 역임한 정준길 공보위원의 ‘친한 친구사이의 사적인 대화일 뿐’이라는 해명이 일부 먹혀들어가며, 한편으로는 오히려 금태섭 변호사가 친구간 대화를 공개해 ‘망신을 줬다’는 등의 비판까지 제기되는 상황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더욱이 정 공보위원은 7일 최근 금 변호사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공개하며 친구사이임을 강조했다. 지난 8월 27일 오후 10시 금 변호사에게 “태섭아, 수고 많지? 산업은행 관련 안철수연구소 부분은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다른 사정이 있다. 참고하기 바래”라는 내용을 보냈고, 금 변호사는 3시간 뒤인 28일 새벽 1시쯤 “다른 사정이 뭐니, 준길아? 하고 싶은 얘기가 있으면 전화 줘^^”라고 답장을 보낸 내용이었다.

상황이 이쯤 되자 ‘안철수 원장 대선 불출마 협박 종용’은 논란의 중심에서 살짝 비껴가는 듯하고, 정준길 공보위원과 금태섭 변호사 간의 ‘친한 친구’ 공방으로 변질됐다.

어쨌든 부적절한 처신임에는 틀림없는 사실을 인정해 공보위원을 사퇴한 정준길 변호사는 친한 친구사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인 듯 과거 대학시절 금태섭 변호사와 함께 찍었던 사진을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결정적 한방이었다.

사진이 공개되자 정 변호사의 말을 신뢰한다는 공감 댓글이 올라왔고, 정 변호사는 페이스북에 “태섭이는 저에게 절교를 선언했지만 저는 아직 절교를 받아들이지 않습니다”라며 감성을 자극했다.

또한 “저는 안(철수) 캠프의 정치꾼들이 태섭이를 철저하게 이용하다가 버린 것이라고 확신합니다”라며 “대학시절 함께 사진 찍었던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는 날을 고대합니다”라고 고조시켰다.

정 변호사는 “태섭이가 안철수 캠프의 정치꾼에게 이용당한 것이 이번 사건의 핵심이라고...”라고 거듭 안철수 원장 측을 비난하면서 “너무 멀지 않은 시점에 태섭이와 함께 손 마주잡고 화해하는 모습 보여드릴 수 있었으면 합니다”라고 화해의 손길을 내밀기도 했다.

한편, 말을 아껴 시간이 갈수록 입장이 좁아진 금태섭 변호사는 이날 <프레시안>과 인터뷰에서 “(정준길과) 친한지, 안 친한지는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그 일이 있고 나서 2010년부터 사용한 휴대전화를 뒤져 보니 정 전 위원이 지난해 12월 총선 출마를 앞두고 출판기념회 개최를 알리는 단체문자, 다음날 ‘성원감사’ 단체문자 딱 두 통이었다”고 밝히며 판단은 독자의 몫으로 남겼다.

언론에 알려진 8월 27일자 문자에 대해서도 금 변호사는 “정준길이 검찰 출신이고 (산업은행 관련 안철수연구소 부분을) 수사했다는 얘기를 들었고 (박근혜) 선거기획단에 들어가는 것을 알고 있어 좀 놀랐는데, 문자메시지를 밤 12시 넘어 봐서 전화할 시간은 아니어서 ‘무슨 일이니 준길아, 할 말 있으면 전화로 해’라는 문자를 보냈다”며 “그런데 다음날 온 문자는 ‘안 원장의 새누리당 원외위원장 모임 강연 요청’이었고, 그 후에 통화했는데 산업은행 얘기를 하지 않아 전화를 끊었다”는 것이다.

정준길 변호사가 10일 페이스북에 택시기사 관련해 자신의 입장을 밝힌 것

정준길 “택시 안 탔다…내 트라제 차량에서 태섭이와 통화”

그런데 정준길 변호사는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블로거의 “정준길이 아침에 택시타고 오면서 금태섭이한테 전화할 때 운전하던 택시기사가 협박성 대화가 아니라고 증언하였다. 금태섭은 녹취증거도 없단다. 녹취를 전문으로 하는 변호사 출신 금태섭이 협박(?)을 녹취한 증거가 없다고 발뺌하니 이건 자해공갈이 확실하다!!”라고 비난한 글을 링크하며 택시를 탄 것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정준길 변호사는 “지난 9월 4일 아침 태섭이와 통화를 할 때 저는 제 트라제 차량을 운전하던 중 통화를 했습니다”라고 택시기사의 증언을 부인했다. 정 변호사는 지난 6일 기자회견에서도 자신의 차량에서 전화를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저는 제 트라제 차량을 타고 여의도에서 회의를 한 후 점심시간에 광화문 서울경찰청 부근에 있는 소야원이라는 음식점에서 대학친구들 몇 명과 함께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저는 주차문제 때문에 좀 늦게 도착하였습니다”라고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정 변호사는 “제가 택시를 타고 갔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며, 혹시 태섭이가 택시를 타고 갔는지는 제가 알지 못합니다”라며 “운전기사분께서 제가 택시를 탄 것이라고 기억하신다면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라고 거듭 부인했다.

그는 “기사분의 증언내용이 저에게 유리한 것이기는 하지만, 저는 진실을 이야기 할 뿐 이익이 되는지 여부에 따라 기억에 반하는 것을 그렇다고 할 용기는 없습니다”라며 “그것이 국민이 원하는 정치인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했다.

◈ 택시기사 증언 나와 반전

하지만 위 블로거는 사실관계를 잘못 알았던 것 같다. 11일자 <한겨레> 신문은 지난 4일 정준길 공보위원을 승객으로 태웠다는 택시기사 이OO(53)씨와 인터뷰를 가진 것을 보도했다.

한겨레에 따르면 택시기사는 지난 4일 오전 7시에서 8시 사이 성수동쯤에서 광진경찰서 부근까지 자신의 택시를 이용한 사람이 나중에 보니 정준길 위원이었고, 정씨가 통화 중에 탑승해서 목적지를 말하지 못했으며, 곧장 가라는 손짓을 했고 자양사거리에서 ‘좌회전’이라고 두 차례 말했다고 당시 상황을 기억했다.

이씨는 “정 공보위원이 통화를 하면서 뒷자리에 올라타 ‘안철수 원장한테 꼭 전해라. 주식 뇌물 사건과 최근까지 만난 목동 여자 문제까지 우리가 조사해서 다 알고 있다. 나오면 죽는다’ 이런 얘기를 여러 차례 반복했다”고 전했다.

이씨는 “정 위원의 목소리가 굉장히 컸고 고압적인 태도로 말해 친구 사이라기보다는 아랫사람에게 협박을 하는 분위기였는데, 내용이 금 변호사가 기자회견에서 밝힌 것과 동일했다”고 밝혔다.

당시 상황을 기억하는 것에 대해 이씨는 “‘상대방이 누군지 몰라도 저렇게 얘기해도 되나’ 싶었고, 한편으로는 ‘안 원장에게 그런 일이 있었을까?’ 하는 호기심이 생겨 자연스럽게 관심이 갔고, 대화 내용을 생생하게 기억한다”고 한겨레가 보도했다.

정준길 변호사는 현재 언론과의 접촉을 피한 채 자신의 트위터, 페이스북 등에도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재화 변호사 “택시 블랙박스 공개”…검사 출신 김경진 변호사도 해법 제시

이번 사건은 ‘안철수 원장 대선 불출마 종용 협박’에서 ‘친한 친구사이 대화’ 공방에서 정 변호사가 자신의 트라제 차량을 타고가다 전화를 건 것이 아니라 택시를 타고 가며 전화한 것이 사실이라는 진실이 밝혀지면 정준길 변호사는 물론 새누리당에도 치명타를 입힐 것으로 보인다. 이제 3라운드가 시작됐다.

이런 가운데 이번 3라운드 공방은 쉽게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당일 정준길 변호사의 휴대폰 기지국과 택시기사의 이동경로를 확인하고, 또한 택시에 장착돼 있던 블랙박스를 검증하면 진실 공방은 쉽게 해결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재화 변호사는 11일 자신의 트위터에 “택시의 블랙박스는 정준길 해명들은 후에 공개해야 한다. 이번엔 무슨 변명할까?”라고 정준길 변호사를 압박했다.

서울중앙지검 검사 출신으로 두 사람의 검찰 2~3기 선배인 김경진 변호사도 자신의 트위터에 “정준길씨 휴대폰 기지국 조회해서 택시기사가 주장하는 이동경로랑 일치하는지 여부만 확인하면 곧바로 검증될 것! 정준길씨의 통화를 목격했다는 3자가 등장했습니다. 사건 당일 정씨를 태운 택시기사입니다”라고 해법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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