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장 출신 박영관 “‘살인교사’ 조국 고발했다고?…검찰, 고소 각하제도로 정리”

조국 교수의 “박근혜 대통령, 메멘토 모리!” 칼럼 고발…“무고죄 폭넓게 적용해 엄벌해야” 기사입력:2014-11-03 17:48:47
[로이슈=신종철 기자]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신문 칼럼을 문제 삼아 보수논객이 살인교사 혐의로 고발한 것과 관련, 제주지검장 출신인 박영관 변호사는 “검찰은 고소 각하제도를 이용해 과감하게 정리하고, 무고죄를 폭넓게 적용해 엄벌해야 한다”며 검찰에 충고해 눈길을 끌고 있다.

고소ㆍ고발이 남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주문이어서 더욱 그렇다.

먼저 조국 교수는 지난 10월 31일 SNS(트위터, 페이스북)에 “제가 ‘박근혜 살인교사범’으로 검찰에 고발당했답니다. 지금까지 고발당한 죄목 중 최고 압권입니다! ^^”라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조국서울대법학전문대학원교수(사진=페이스북)

▲조국서울대법학전문대학원교수(사진=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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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앞서 지난 9월 16일 조국 교수는 경향신문 오피니언 [조국의 밥과 법] 코너에 “박근혜 대통령, 메멘토 모리!”라는 제목의 칼럼을 기고했다.

칼럼 내용을 간추리면 조국 교수는 “요즘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 새누리당 등 집권세력은 표정관리 하느라 애쓸 것 같다. 연이은 ‘인사 참사’로 청와대와 새누리당에 대한 불리한 연건이 조성됐음에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이겼다”, “‘국가의 무능’을 만천하에 드러낸 세월호 참사에도 불구하고 집권세력으로서는 큰 고비는 넘겼다”고 진단했다.

조 교수는 끝으로 “로마 시대 전쟁에서 승리한 장군이 성대한 개선행진을 할 때 바로 뒤에 노예 한 명을 세워놓았다. 그 노예의 임무는 장군에게 계속 다음과 같은 말을 하는 것이었다. ‘당신도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Memento mori), ‘당신도 한낱 인간임을 기억하라’(Hominem te esse memento). 대선 시기의 마음과 약속을 다 저버렸으나 승리를 구가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 그리고 그를 보좌하는 김기춘 비서실장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에게 이 말을 보낸다”고 충고했다.

그런데 어떤 보수논객이 이 칼럼을 문제 삼아 조국 교수와 송영승 경향신문사 대표이사를 살인교사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장을 접수했다는 것이다.

▲박영관전제주지검장

▲박영관전제주지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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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교수가 이런 내용을 SNS에 올리자, 이를 본 제주지검장 출신 박영관 변호사는 지난 1일 페이스북에 “조국 교수가 칼럼에서 박 대통령에게 ‘메멘토모리(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라는 말을 썼다고, 누군가 살인교사 죄로 고발을 했다는 군요”라며 “살벌한 세상입니다. 무지몽매하면 약이 없습니다”라고 씁쓸해했다.

박 변호사는 “나도 검사직을 물러나면서 퇴임사 중에 ‘메멘토 모리’를 말했다”며 “이명박씨나 주변에서 권세를 휘두르던 사람들에게 ‘너무 오만하게 굴지 말라. 겸손 하라. 그대들도 언젠가는 권세를 잃는다’라는 충고였다”고 말했다.

그는 “‘메멘토 모리’는 로마의 개선장군이 환호와 찬사에 싸여 있을 때 ‘그대도 언젠가는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 겸손 하라’는 의미로 외치던 말입니다. 중세의 수도사들이 서로에게 건네던 인사말이기도 하고요”라고 유래를 설명하며 “이 말이 살인교사라고요? 허허~!”라고 실소를 금치 못했다.

박 변호사는 “요즘 자칭 애국인사라는 이들이 이사람 저사람 함부로 고소(고발)를 하고, 수사기관은 이를 수사의 단서로 이용하는데, 정말 혐오스럽고 부끄럽다”며 “이런 고소(고발)장들은 대개 내용이 비슷하고 어떤 것은 글귀도 똑 같다”고 검찰 재직 시 수사경험을 털어놨다.

박영관 변호사는 그러면서 “검찰은 고소 각하제도를 이용해 과감하게 정리를 하고, 무고죄를 폭넓게 적용해 엄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변호사는 “하나님도 십계명 중 ‘네 이웃을 해하려 거짓 증언 하지 말라’고 했다”며 “정의를 위한 마지막 보루라는 사법이 이런 허접한 문서들로 오염되어서는 안 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박영관 변호사의 글에도 반응이 뜨거웠다.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을 역임한 하창우 변호사는 “21세기의 다빈치 Steve Jobs는 ‘언젠가 죽는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그럼 당신은 정말로 잃을 게 없다’라는 말을 남겼는데, 이것도 살인교사가 되는가요?”라며 “우리나라는 이런 극단적인 사람이 왜 이리 많은지~”라는 댓글을 달며 씁쓸해했다.

고성규 변호사도 “말이 안 되는 줄 알면서도 ‘말이 된다’고 우겨가며 기어코 고소장을 내고, 그걸 더 잘 아는 수사기관이 귀를 막고 눈을 감아가며 ‘수사’란 이름의 무리수를 두는 일이 계속되는 이유는 이젠 궁금하지도 않게 될 모양입니다”라는 댓글을 남겼다.

한편, 박영관(62) 변호사는 1983년 마산지검 진주지청 검사로 임용돼 서울지검 동부지청 검사, 광주지검 검사, 서울지검 북부지청 검사, 법무부 검찰국 검사, 순천지청 부장검사, 정읍지청장, 법무부 검찰국 과장, 서울지검 특수1부 부장검사, 전주지검 차장검사, 서울고검 검사, 광주지검 차장검사, 부산고검 차장검사, 제54대 제주지검장 등을 역임하고 2009년 1월 검복을 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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