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의원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라는 민변이 없어져야 우리사회가 정말 민주사회가 된다”고 말한 것에 대해, 전해철 의원은 “민변의 많은 선후배 분들이 단언컨대 김진태 의원보다 훨씬 훌륭한 일을 해왔다”라고 반박해 설전이 오갔다.
김 의원은 또 민변 장경욱 변호사에 대해 변론활동을 빙자한 반역행위를 하고 있다고 주장해 논란이 될 전망이다. 이에 민변이 어떤 반응을 내놓을 지 주목된다.
▲김진태새누리당의원과전해철새정치민주여합의원(우)
이미지 확대보기1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다. 이날 황교안 법무부장관은 예산안 문제로 출석했다.
먼저 부장검사 출신인 김진태 의원은 황교안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현안질의에 나섰다.
김진태 의원은 “민변 지난번에 (변호사 7명에 대한) 징계개시신청을 했다. 그 중 오늘 장경욱 변호사가 인터넷매체와 인터뷰를 한 것을 보고 경악을 했다. 저는 민변, 말은 그럴듯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라고 하는데, 민변이 없어져야 우리사회가 정말 민주사회가 된다고 생각한다”고 민변을 맹비난했다.
김 의원은 또 “시위현장에서 변호사가 경찰관을 체포하는 것, 이거 정말 전 세계에 해외 토픽에 올라갈 일이다. 일반 시민이 경찰관을 체포한다는 게 상상이나 할 수 있느냐. 그걸 변호사란 사람들이 하고 있다”고 민변 변호사들을 겨냥했다.
이에 대해 황교안 법무부장관은 “그 과정에서 잘못된 것이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열심히 수사해서 정리하고 있다. 철저하게 수사하도록 하겠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변호사 출신으로 민변 준회원이라는 전해철 의원이 반박하고 나섰다. 전 의원은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도 역임했다.
전해철 의원은 “김진태 의원께서 민변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저도 민변 준회원이다. 민변의 많은 선후배 분들이 단언컨대 김진태 의원보다 훨씬 훌륭한 일을 해왔고, 지금도 하고 있다”고 김진태 의원을 맞받아쳤다.
전 의원은 “민변을 없애야 되는 단체, 대한민국이 발전된다는 건 맞지 않다. 개인의 의견은 얼마든지 피력하지만 단체나 개인에 대한 모욕이나 명예가 훼손될 이야기는 하지 말아 달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진태 의원은 “법사위를 진행하면서 상대방 의원의 발언에 대해 지목한다거나 바로 반론을 제기하는 것은 우리가 피해 오지 않았느냐. 전해철 의원이 민변 소속이라는 것도 지금 처음 알게 됐다. 여기가 토론회장도 아니고 이렇게 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반발했다.
김 의원은 “개인에 대해서는 해도 좋지만 단체의 명예를 훼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개인과 단체가 어떻게 구분되는지, (민변)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의 행태에 대해 얘기한 것이고, 제가 썼던 표현은 법사위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두 단계 세 단계 낮춘 것”이라며 “장경욱 변호사 개인에 대해 얘기하면 사실상 변론활동을 빙자한 반역행위를 하고 있다고 제가 이미 본회장에서도 말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나름대로 저도 수위를 낮춰 원활한 (회의) 운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회의장이 슬쩍 술렁이자 법제사법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상민 위원장이 중재 및 진화에 나섰다.
이상민 위원장은 “제가 전반기 때를 봐도 김진태 의원의 표현을 보면 굉장히 인내하면서 세련되게 하시는 거 높이 평가한다”면서 “다만 위원장으로서 (말씀드리면) 개별 변호사 시비에 대한 평가는 할 수 있고 단체에 대한 평가도 할 수 있는데, 김진태 의원의 뜻은 알겠지만 평가보다 ‘민변이 없어져야 할 단체’라는 표현이나, 또 전해철 의원의 말씀 중에 ‘김진태 의원보다 민변 소속 변호사들이 더 훌륭한 일을 했다’라는 표현은 하려는 뜻과 달리 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 “이런 표현은 회의의 원활한 진행이나 의원들의 명예를 위해 잘 다듬어서 말씀해 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에 전해철 의원은 “제가 말씀드린 것은 제가 민변 소속이라는 것을 김진태 의원이 알았던 간에 그 단체에는 많은 분들이 있다. 회원이 1000여명이 있다. 그동안 활동한 게 굉장히 많다. 그런데 그 단체에 대해 대한민국에서 없어져야 할 단체라고 얘기하는 것은 과도한 정도가 아니라 엄청난 명예훼손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과정에서 김진태 의원과 전해철 의원 간의 신경전이 벌어졌다.
그러자 이상민 위원장은 “자~자. 잠깐만요. 김진태 의원님 여러분들의 후배인 대학생들이 와 있으니, 전해철 의원은 저를 보고 얘기해 달라. 김진태 의원은 동료의원 발언 중이니 자중해 달라”고 중재에 나서며 진땀을 뺐다.
한편, 김진태 의원은 이후 SNS(트위터, 페이스북)에 “국회에서 법무장관에게 민변 징계 및 수사를 촉구했다. 민변이 없어져야 민주사회가 된다고도 했다”며 “그랬더니 야당의원이 자기도 민변이라고 발끈했다. 간첩을 옹호하는 민변을 옹호하는 의원도 있네요”라는 말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