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행정재판 담당 판사들 모여 최초 ‘행정법관 포럼’

기사입력:2016-11-07 12:14:24
[로이슈 신종철 기자]
전국 행정법관 포럼이 지난 3일~4일 경기 양평군 블룸비스타에서 서울행정법원(법원장 김문석) 주최로 개최됐다. 이 포럼에는 전국 5개 고등법원 및 15개 지방법원ㆍ지원 소속 법관 40명이 참석했다.

전국 행정법관 포럼은 사상 최초로 전국의 행정재판 담당 법관들이 모여 행정재판의 현안과 실무상 쟁점에 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행정재판실무의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사진=서울행정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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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정법원은 “이번 포럼을 계기로 행정재판의 발전 방향 및 실무상 쟁점에 관한 문제의식을 공유할 수 있는 공론의 장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제1주제] “처분 개념의 현대적 재구성”

<제1-1주제 : 처분성에 관한 각급 법원의 판결례 검토와 항고소송 대상의 확대 가능성 모색> 발제자는 김정중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장이 했다.

2016년 1월부터 9월까지 선고된 각급 법원 판결례 중 처분성 흠결을 이유로 ‘소각하’ 결론에 이른 판결군을 검토했다.

김정중 강릉지원장은 행정소송법 제2조 제1항 제1호에서 규정하고 있는 ‘그 밖에 이에 준하는 행정작용’에 관한 해석론을 통해 현행 실무보다 항고소송의 대상이 확대될 필요성이 있음을 강조했다.

또 ‘그 밖에 이에 준하는 행정작용’ 해당 여부는 행정행위와 유사성, 당해 행정작용으로 인한 법적 불안이나 권리행사 지장 여부, 권리구제의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판단 기준을 제시했다.

<제1-2주제 : 판례의 처분성 확대 경향과 행정소송실무의 지향점> 발제자는 김동국 춘천지방법원 수석부장판사가 했다.

발제 요지는 대법원 판례의 처분성 확대 경향을 행정소송법 제2조 제1호(정의규정)의 각 요건별로 상세히 분석했다.

김동국 수석부장판사는 항고소송 대상 적격에 관한 논의는 단순한 소송법적 문제가 아니라, 법치행정의 원리를 구현하기 위한 행정에 대한 사법심사 및 권리구제의 범위를 설정하는 중차대한 문제라는 인식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쟁송의 대상이 된 행정청의 행위(작용)가 국민의 구체적인 권리의무에 직접적인 변동을 일으키지 않더라도 관련 법령의 내용과 취지, 그 행위의 주체ㆍ내용ㆍ형식ㆍ절차, 그 행위와 상대방 등 이해관계인이 입는 불이익과의 실질적 관련성, 법치행정의 원리, 당해 행위에 관련된 행정청과 이해관계인의 태도 등을 살펴 처분성을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특정 시점에 행정청의 어느 행위가 처분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판례가 있더라도, 그 처분의 근거 법령의 개정 내역 확인을 통해 선례의 타당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사진=서울행정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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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주제 : ‘공권력 행사’의 의미와 처분성의 재구성> 발제자는 김국현 서울행정법원 부장판사가 했다.

발제 요지는 과거 항고소송의 대상인 ‘처분 등’의 범위를 제한적으로 해석하는 실무 경향으로 인해 보충적 권리구제절차인 헌법소원과 중첩 영역 발생이다.

김국현 부장판사는 행정소송은 숙련된 법관에 의한 3심 재판이 보장되고, 전국 각지에 설치된 법원에 손쉽게 제기할 수 있다는 장점 있음. ‘처분 등’의 범위를 확대하여 사법심사의 문호를 확대함으로써 국민의 권리구제에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토론은 처분적ㆍ집행적 행정입법, 권력적 사실행위, 내부행위 또는 중간행위 등 행정작용 유형별로 항고소송의 대상적격 여부에 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졌다.

또 심사범위 확대를 통해 법치행정을 강화하고, 국민의 권리구제의 폭을 넓힐 필요가 있다는 점에 대해 상당한 공감대가 형성됐다.

[제2주제] “행정재판의 효율성, 신속성 강화를 위한 실무상 개선 방안” 발제자는 오민석 수원지방법원 부장판사가 했다.

발제 요지는 사건의 특성에 맞는 적정한 재판 구현을 위해, 행정사건에 대해 심리방식에 초점을 맞춘 사건 유형화를 시도하고 이를 통해 각 유형별로 적정한 심리모델을 정립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오민석 부장판사는 일부 재판부를 집중심리 시범재판부로 지정해 해당 재판부에 배당된 정책성, 고분쟁성 사건을 집중심리 모델에 따라 심리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기일을 일반사건을 심리하는 기일(주기일)과 정책성, 고분쟁성 사건을 심리하는 기일(부기일)로 구분해 부기일을 집중심리 기일로 운영함으로써 심리의 충실ㆍ신속성을 도모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서울행정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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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요지는 행정재판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행정판결의 파급효가 증대되고 있어 적정하고 충실한 심리모델을 정립하고 한정된 심판역량을 집중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긴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또 재판의 신속성 제고를 위해 관행적 기일 추정을 자제하고 감정으로 인한 심리지연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법관 역량을 정책성, 고분쟁성 사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적시처리 필요 중요사건 선정 등을 활용한 배당 조정, 공법 전문성을 갖춘 재판연구원 배치, 전문심리위원제도의 적극 활용, 실무연구회 활동과의 연계 등 사법행정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방안도 다각도로 검토하여 시행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

뿐만 아니라 행정법관 포럼의 정례화, 행정법관 커뮤니티 신설 등 전국 행정법관의 문제의식을 공유할 수 있도록 사법행정적 지원을 요청하는 의견이 제시됐다.

포럼을 주최한 서울행정법원은 “향후 행정사건 심리의 효율성과 충실도를 높이려는 시도가 더욱 활성화되어 수준 높은 행정재판을 제공함으로써 사법 신뢰가 제고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신종철 기자 sky@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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