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범죄사실에 따르면 20대 대학생 A씨는 작년 6월 29일 인터넷 게임 사이트 채팅방에서 B(여)씨가 사용하는 아이디(ID)를 지칭하면서 심한 욕설을 한 것을 비롯해 수차례 모욕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닉네임만으로 상대방이 특정되지 않으므로 모욕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모욕죄에서 말하는 모욕이란 사실을 적시하지 않고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인데, 어떤 특정한 사람 또는 인격을 보유하는 단체를 모욕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이나, 그 특정을 위해 반드시 사람의 성명을 명시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고, 성명을 명시하지 않은 경우라도 표현의 내용을 주위 사정과 종합해 볼 때 그 표시가 누구를 지목하는가를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라면, 피해자가 특정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특히 “인터넷 아이디(ID)는 인터넷 공간 안에서 그 아이디를 사용하는 사람을 특정지우는 기능을 하고, 인터넷 아이디와 사용자의 성명, 주민등록번호, 주소 등은 인터넷 사이트에 등록되므로 인터넷 아이디를 알면 사용자가 누구인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OO’라는 아이디로 피해자가 특정됐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B씨는 2013년경부터 ‘OO’라는 아이디를 사용해 게임을 해왔던 점, 피고인이 사용한 표현들은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기에 충분한 표현들로서, 피고인도 ‘OO’를 상대로 모욕감을 주기 위해 이러한 표현들을 했다고 진술한 점, 채팅방 접속 사용자들과 피해자의 친분 관계 등도 참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