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30,여)씨는 2008년 6월 인터넷 유명사이트를 통해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시민들을 지원하는 성금모금을 제안해 자신의 통장으로 912명으로부터 2118만 원을 송금 받았다.
그런데 A씨는 이 중 88만원을 맥주, 안주, 절단기, 사다리 등을 사는 데 임의로 쓰고 간이영수증을 위조한 혐의로 벌금 100만 원에 약식기소되자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1심인 서울동부지법 형사8단독 주진암 판사는 지난해 8월 A씨의 영수증 위조 부분은 무죄를 선고했지만, 모금한 성금을 임의로 쓴 횡령 부분에 대해서는 유죄로 판단해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다.
주 판사는 “촛불집회 과정에서 인터넷을 통해 많은 사람들로부터 성금을 모았으면 모금 취지에 따라 합당한 용도에 사용하고 자금관리도 투명하게 하며 적합한 방법으로 결산보고를 함이 타당한데도, 그 돈을 모금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용도에 함부로 사용하고 자금관리도 투명하게 하지 않았다”고 유죄를 판단했다.
하지만 항소심인 서울동부지법 제1형사부(재판장 최복규 부장판사)는 지난 1월 횡령 혐의에 대해 유죄로 판단한 1심 판결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모금된 성금에서 지원된 술과 안주 등은 특정 시위자가 아닌 시위현장에 있던 불특정 다수가 밤샘을 하면서 함께 나눠 먹었고, 시위현장에서 사용하기 위해 절단기와 사다리도 구입한 이상, 주류와 안주, 사다리 등의 구입비용이 시위지원을 위한 목적을 벗어난 비용의 지출이라거나, 피고인이 불법영득의 의사로 비용을 지출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따라서 피고인이 모금된 성금을 횡령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사건은 대법원으로 올라갔으나, 대법원 제2부(주심 양승태 대법관)는 촛불집회 지원을 위해 모은 성금 일부를 시위현장에 있던 참가자에게 줄 술과 안주 구입 등으로 쓴 혐의(횡령 등)로 기소된 A씨에 대한 상고심(2010도1892)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5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심 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춰 보면, 피고인의 공소사실에 대해 무죄로 판단한 조치는 정당하다”고 밝혔다.